[카토커] 서울·인천·대구...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지역명 유니폼'의 가치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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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12:13
'SEOUL'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LG 김현수. /사진=OSEN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지난 6월 20일 대구시 간부회의에서 연고 프로야구단인 삼성 라이온즈 관련 소식을 알렸다. 삼성 선수들이 8월 15일부터 유니폼에 '대구' 로고를 달고 경기를 뛴다는 것이다. 삼성은 1982년 후기리그 원정 유니폼과 1983년 홈 유니폼에 'DAEGU(대구)'를 넣었다. 2019년에는 롯데 자이언츠와 클래식 시리즈를 하면서 1982년 후기리그 원정 유니폼을 재현했는데, 판매하자마자 품절이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지역명을 유니폼 전면에 새긴 첫 사례는 1982년 MBC 청룡(현 LG 트윈스)의 SEOUL(서울, 원정) 유니폼이었다. 그 다음이 삼성의 1982년 후기리그 대구(원정) 유니폼이었다.
삼성의 올드 유니폼. /사진=삼성 라이온즈지역명 유니폼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유래됐다. 메이저리그는 홈 유니폼에 팀명이 들어가고 원정 유니폼에 지역명을 표시한다. 예를 들면 뉴욕을 연고로 하는 양키스와 메츠의 경우 홈 유니폼 상의에 'Yankees'나 'Mets'를 새기고 원정 유니폼 상의에 'New York'를 표기한다.
1982년 MBC나 삼성은 메이저리그의 관례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후 KBO리그 구단들은 한동안 지역명을 유니폼에 표기하지 않았다. KBO리그의 경우 구단 이름이 모기업과 팀 명칭의 결합 형태로 이뤄지다 보니 홈과 원정 유니폼에 지역명 대신에 모기업이나 팀 이름을 표기한다.
이와 같이 KBO리그에서 지역명 유니폼이 1983년을 끝으로 한동안 사라졌는데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20년 만에 지역명 유니폼을 공개하면서 야구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얼트 유니폼 공모를 통해 2003년 9월 13~14일에 '인천'을 유니폼 상의 전면에 내세운 유니폼이 인천 문학구장에 등장한 것이다. 현대 유니콘스가 떠난 인천에 새로운 주인으로 자리한 SK가 인천 야구팬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다양한 인천 마케팅을 진행했는데 이 유니폼도 그 일환이었다.
SK의 인천 마케팅은 2005년 인천군 유니폼이 절정이었다. 당시 와이번스 프런트에서 근무했던 필자와 유니폼 전문 업체가 1947년 도시대항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인천군의 흑백 사진 한 장을 갖고 유니폼을 복원했다. 인천군 유니폼은 지금도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SSG 랜더스의 일요일 홈경기 유니폼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SK 와이번스 선수들의 'INCHEON' 유니폼. /사진=OSEN2017년 부산시의 시화(市花)인 동백꽃의 진한 붉은색에 BUSAN을 새긴 롯데의 동백 유니폼, KT 위즈의 정조대왕(SUWON) 유니폼, 2020년 KIA 타이거즈의 광주 유니폼, 2018년 LG, 2022년 두산 베어스, 2024년 히어로즈의 서울 유니폼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지역명 유니폼이 유행이 됐다. 현재 유일하게 지역명 유니폼이 없는 구단은 한화 이글스뿐이다.
그렇다면 지역명을 유니폼 전면에 새길 경우 일반 기업처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적 후원을 받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개된 자료가 전혀 없는데 필자의 경험상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SK 와이번스의 지역명 유니폼 대부분을 기획하고 실행했는데, 인천광역시의 재정적 후원은 전혀 없었다. SK가 지역밀착활동의 일환으로 선수단이 지역명 유니폼을 착용한 것이라 인천시에 재정적 후원을 제안해본 적도 없었다. 또한 타 구단의 지역명 유니폼도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후원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지역명 유니폼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건 결코 아니다. 프로야구단이 지역명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함으로써 지역민들의 사랑을 얻고 지방자치단체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무형의 가치다. 게다가 유니폼만큼 프로야구에서 효과가 큰 마케팅 도구도 없다. 팬들이 자신의 지갑을 열어 선수들이 착용하는 유니폼을 구매하기도 하고 다른 마케팅 수단에 비해 상업적이라는 거부감도 훨씬 적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지역명 유니폼을 기대해 본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지역명을 유니폼 전면에 새긴 첫 사례는 1982년 MBC 청룡(현 LG 트윈스)의 SEOUL(서울, 원정) 유니폼이었다. 그 다음이 삼성의 1982년 후기리그 대구(원정) 유니폼이었다.
삼성의 올드 유니폼. /사진=삼성 라이온즈지역명 유니폼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유래됐다. 메이저리그는 홈 유니폼에 팀명이 들어가고 원정 유니폼에 지역명을 표시한다. 예를 들면 뉴욕을 연고로 하는 양키스와 메츠의 경우 홈 유니폼 상의에 'Yankees'나 'Mets'를 새기고 원정 유니폼 상의에 'New York'를 표기한다.
1982년 MBC나 삼성은 메이저리그의 관례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후 KBO리그 구단들은 한동안 지역명을 유니폼에 표기하지 않았다. KBO리그의 경우 구단 이름이 모기업과 팀 명칭의 결합 형태로 이뤄지다 보니 홈과 원정 유니폼에 지역명 대신에 모기업이나 팀 이름을 표기한다.
이와 같이 KBO리그에서 지역명 유니폼이 1983년을 끝으로 한동안 사라졌는데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20년 만에 지역명 유니폼을 공개하면서 야구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얼트 유니폼 공모를 통해 2003년 9월 13~14일에 '인천'을 유니폼 상의 전면에 내세운 유니폼이 인천 문학구장에 등장한 것이다. 현대 유니콘스가 떠난 인천에 새로운 주인으로 자리한 SK가 인천 야구팬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다양한 인천 마케팅을 진행했는데 이 유니폼도 그 일환이었다.
SK의 인천 마케팅은 2005년 인천군 유니폼이 절정이었다. 당시 와이번스 프런트에서 근무했던 필자와 유니폼 전문 업체가 1947년 도시대항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인천군의 흑백 사진 한 장을 갖고 유니폼을 복원했다. 인천군 유니폼은 지금도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SSG 랜더스의 일요일 홈경기 유니폼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SK 와이번스 선수들의 'INCHEON' 유니폼. /사진=OSEN2017년 부산시의 시화(市花)인 동백꽃의 진한 붉은색에 BUSAN을 새긴 롯데의 동백 유니폼, KT 위즈의 정조대왕(SUWON) 유니폼, 2020년 KIA 타이거즈의 광주 유니폼, 2018년 LG, 2022년 두산 베어스, 2024년 히어로즈의 서울 유니폼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지역명 유니폼이 유행이 됐다. 현재 유일하게 지역명 유니폼이 없는 구단은 한화 이글스뿐이다.
그렇다면 지역명을 유니폼 전면에 새길 경우 일반 기업처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적 후원을 받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개된 자료가 전혀 없는데 필자의 경험상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SK 와이번스의 지역명 유니폼 대부분을 기획하고 실행했는데, 인천광역시의 재정적 후원은 전혀 없었다. SK가 지역밀착활동의 일환으로 선수단이 지역명 유니폼을 착용한 것이라 인천시에 재정적 후원을 제안해본 적도 없었다. 또한 타 구단의 지역명 유니폼도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후원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지역명 유니폼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건 결코 아니다. 프로야구단이 지역명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함으로써 지역민들의 사랑을 얻고 지방자치단체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무형의 가치다. 게다가 유니폼만큼 프로야구에서 효과가 큰 마케팅 도구도 없다. 팬들이 자신의 지갑을 열어 선수들이 착용하는 유니폼을 구매하기도 하고 다른 마케팅 수단에 비해 상업적이라는 거부감도 훨씬 적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지역명 유니폼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