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민상기와 함께 했던 다짐' 매탄고 고참 이종성이 느끼는 책임감
현대티비
0
89
06.23 09:45
이번주 이종성은 다이나믹한 하루를 보냈다. 지난 경남전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휴식을 취한 그는 주중 코리아컵 포항과의 원정경기에 출전했다.
그 전날 매탄고등학교 1년 선배이자 매탄고 1기의 주역이었던 수비수 민상기가 팀을 떠나는 것이 확정된터라 그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특히 변성환 감독의 플랜에 그가 없다는 소문도 들리던 참이었다.
하지만, 이종성은 K리그1 강호 포항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었다. 중원에서 투지를 발휘하며 중원장악을 이끌었고 공격에서도 번뜩이는 패스로 팀의 공격 활로를 뚫어주기도 했다.
매탄고 후배인 박승수와 전진우가 만들어낸 선제골 역시 선배 이종성의 패스가 아니었다면 이뤄지지 않았을 일이었다. 비록 동점골 허용 이후 승부차기에서 실축하며 팀은 패했지만, 그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변성환 감독에게 보여주었다.
포항전 이후 그는 다시 훈련에 매진했다. 120분까지 이어진 연장승부에 내심 성남전은 휴식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마음 한켠에 있었다. 하지만, 경기 전날 변성환 감독은 그를 감독실로 불렀다. 성남전에도 선발출전한다는 이야기를 전한 것이었다. 그는 깜짝 놀랐다.
2경기 연속 선발을 전해들었을 때 "감독님이 이미 포항전과 성남전을 이원화 한다고 하셨기 때문에 성남전에는 안나가겠구나 생각을 했는데 이야기를 해서 깜짝 놀랐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변성환 감독이 성남전에도 그의 출전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그가 포항전에 보여주었던 정신력과 책임감 때문이었다. 변 감독은 "여러가지 상황들을 놓고 고민을 했고 종성이로 결정을 했다. 그리고 퍼포먼스가 좋지 않더라도 그가 갖고 있는 책임감을 믿는다고 선수에게 이야기를 했다."라고 이종성의 선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종성은 마음을 다잡았다. 선수로서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열망이 컸다. 카즈키 대신 함께 짝을 이룰 피터와도 함께 호흡을 맞추며 빠르고 피지컬이 좋은 성남 선수들을 상대했다.
그리고 그는 두 경기 연속으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포항전 120분에 이어 성남전 96분을 풀타임으로 소화해냈다.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조윤성의 데뷔골에 기점이 되기도 했다. 결과는 3대0 완승, 근 두 달여만에 맛보는 짜릿한 승리였다.
박승수, 전진우 등 매탄고의 후배들과 함께 이뤄낸 승리였기에 더욱 값졌다. 절정의 플레이를 통해 항간에 떠돌았던 의혹들도 한방에 불식시켰다. 경기 휘슬이 울리고 그가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바로 선배 민상기였다. 10년을 넘게 동고동락했던 매통령의 퇴장은 그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민상기의 이야기를 꺼내자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그동안 함께 보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듯 했다. "이번에 올라온 상기형의 영상을 보고 많이 울었던 것 같다. 같이 있었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고, 많이 의존했던 것 같다. 팀을 위해 언제나 희생했고 수원 삼성 엠블럼에 알맞는 멋진 선수였다. 정말 고생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민상기가 떠난 매탄고 출신의 최고참이 된 이종성, 그의 계약기간도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어쩌면 수원 삼성 엠블럼을 달고 뛰는 것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 속에 그는 지금의 경기들이 모두 소중하고 언제든 어떤 상황이든 뛸 수 있다는 열망이 그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다. 하루하루 책임감을 갖고 한 경기 한 경기 올인할 각오다.
체력적인 부분에 대한 걱정을 묻자 "아내와 함께 몸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 체력 보다는 경기에 나가는 것이 소중하기 때문에 내 몸을 불살라서라도 이 엠블럼에 걸맞는 선수가 되기 위해, 그리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며 각오를 다졌다.
매탄고가 가는 유스의 길에 피해가 되지 말자고 다짐했던 민상기와 이종성의 약속, 그 약속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키기 위해, 그리고 언젠가 다시 찾아올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종성은 오늘도 땀을 흘릴 것이다.
"올해 처음 시작할 때 다이렉트로 우승한 다음에 승격을 하는 걸 목표로 삼았는데 아직도 그 목표는 진행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 순간은 어려울 수 있지만 좀 더 고참으로서 희생하고 좀 더 나서서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팬분들 정말 끝까지 놓지 않고 이렇게 응원해 주시면 저희가 또 경기장에서 보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