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한화는 왜 안 쓰고 있었어요?"…'ERA 1.73' 리그 정상급 투수, 야구 그만뒀으면 어쩔 뻔했나

존잘남 [카토커] "한화는 왜 안 쓰고 있었어요?"…'ERA 1.73' 리그 정상급 투수, 야구 그만뒀으면 어쩔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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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마무리투수 주현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왜 주현상을 (투수로) 안 쓰고 있었냐고 했을 정도로 좋은 걸 갖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박승민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는 지난 2022년 10월 처음 한화에 코치로 합류했을 때 투수 주현상(32)의 자질을 눈여겨봤다. 주현상은 청주고-동아대를 졸업하고 2015년 2차 7라운드 전체 64순위로 한화에 입단할 때는 내야수였다. 그러나 내야수로는 프로 무대에서 생존할 길이 보이지 않았다. 나이 서른을 앞두고 투수 전향을 결심한 이유였다. 2021년 투수로 처음 1군 데뷔 시즌을 보냈고, 2022년에는 투수 2년차였다. 2021년에는 43경기, 2승2패, 4홀드, 50⅓이닝,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증명했는데, 2022년은 49경기, 1패, 1세이브, 3홀드, 55⅓이닝, 평균자책점 6.83에 그쳤다. 나이 서른인 2년차 투수에게는 분명 좋지 않은 흐름이었다.

박 코치는 주현상이 투수로 분명 재능이 있는 선수라고 확신했다. 그는 "워낙 좋은 재능을 지닌 선수였다. 내가 처음 한화에 왔을 때 했던 말이 '지금 팀에 투수들이 결과가 그리 좋지 않은데, 왜 주현상을 안 쓰고 있었냐'고 했다. 그 정도로 좋은 재능을 지녔다고 생각했는데, 당시는 결과가 안 좋았다가 이제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본다. 결과 이전에 이미 좋은 것을 지녔던 선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수로 뛰던 선수에게 투수를 추천했다는 것은 분명 투수로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눈에 보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현상은 2022년 부진을 딛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필승조로 발돋움하는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55경기에서 2승2패, 12홀드, 59⅔이닝,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했다. 구위로 윽박지르는 유형은 아니지만,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워 1점대 평균자책점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덕분에 올해 연봉은 지난해 5800만원에서 5200만원이 오른 1억1000만원을 받았다. 말 그대로 대기만성이었다.
 

▲ 한화 이글스 주현상 ⓒ곽혜미 기자
▲ 한화 이글스 주현상 ⓒ 곽혜미 기자



올해는 한 단계 더 진화해 마무리투수까지 차지했다. 주현상은 스프링캠프 당시 박상원과 마무리투수 경쟁을 펼쳤다. 마무리투수는 아무래도 구위로 누를 수 있는 유형이 유리하기에 박상원이 먼저 보직을 꿰찼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박상원이 뒷문을 잘 닫지 못하자 주현상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주현상은 올해 32경기에서 4승1패, 10세이브, 2홀드, 36⅓이닝,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하고 있다. 투수 전향 4년 만에 데뷔 첫 10세이브 고지를 밟고, 2년 연속 1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하는 등 2년 연속 리그 최정상급 불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성적을 내고 있다.

박 코치는 마무리투수 주현상의 강점과 관련해 "구위도 좋지만, 기질이 있다. 타자와 싸우고 싶어 하는 기질을 지닌 선수다. 흔히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을 이야기하는데, 주현상은 약간 힘든 압박감이 강한 상황에서도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는 멘탈을 지녔다. 그 점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현상은 29살 늦은 나이에도 주저하지 않고 투수로 과감히 전향했던 과거 자신의 선택에 만족한다. 그는 "일단 자신이 있었다. 투수로 전향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빠른 결단을 했고,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투수로 전향을 안 했다면 지금 야구를 안 하고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주현상은 올해 뒤늦게 세이브 경쟁에 뛰어들었고, 또 세이브 상황이 자주 주어지지 않았는데도 현재 부문 7위에 올라 있다. 부문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 오승환(22세이브) KIA 정해영(21세이브)과는 거리가 있으나 충분히 안정감을 뽐내며 한화의 뒷문을 잘 닫아주고 있다. 투수로 도전하지 않고 야구를 그만뒀다면, 한화는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 하나를 잃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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