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이정효다운 정면 돌파…영입 못 해도 “나와 선수들에게 기회”
이정효 광주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담담했다.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올여름 전력 보강을 못 할 상황에 놓였지만, 이를 기회로 삼는다는 의지다.
이정효 감독은 지난 19일 부천FC1995와 코리아컵 16강전(3-2 승)을 앞두고 “(올여름 영입을) 못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못 한다”고 단언했다. 올여름 선수 추가 등록 기간이 20일부터 내달 31일까지인데, 영입을 못 할 수도 있다는 취재진의 우려 섞인 물음에 관한 답이었다.
프로축구연맹 재무위는 올해 초 열린 당기 예산안 심사 끝에 광주가 수익을 과대 계상한 예산안을 제출했다고 판단, 구단의 실제 수입이 예산안에 기재된 수준으로 오를 때까지 추가 등록 기간 선수 영입을 금지했다.
올 시즌 리그, 코리아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등 3개 대회에 나서는 광주에는 그야말로 ‘비보’다. 창단 이래 최초로 아시아 무대에 나서는 광주는 오는 9월 2024~25시즌 ACLE 본선을 치른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한 보강은 필수로 여겨졌는데, 영입 불가 통보는 그야말로 날벼락이다.
이정효 광주FC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하지만 MBTI(성격 유형)가 ‘INTJ(용의주도한 전략가)’인 이정효 감독은 역시 현실적이었다. 오히려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꾸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 안에는 분명 난세를 이겨낸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이정효 감독은 “이제 부상자들도 많이 복귀했다. 그동안 경기를 못 뛴 선수들도 지금 계속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영입을 못 하는 것)은 나한테도 그렇고, 선수들한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당당히 말했다.
늘 심지가 곧은 이정효 감독 덕일까. 선수단도 이번 사태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광주 이건희. 사진=프로축구연맹
이번 시즌 이정효 감독의 신임을 듬뿍 받는 이건희 역시 “딱히 그런 건(어수선함) 없다. (새 얼굴이) 영입되면 기존 선수들이 더 긴장하겠지만, 영입을 못 하는 상황이면 어쨌든 기회를 더 받지 않겠는가. 선수들도 다들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히려 이정효 감독은 최근 날아든 ‘낭보’에 초점을 맞췄다. 배수 문제로 활용이 어려웠던 광주축구센터가 근래 시설을 보강해 다시 문을 열었다. 광주축구센터 보수 공사는 그간 이 감독이 공개 석상에서 꾸준히 언급한 숙원이었는데, 이 이야기가 나오자 활짝 웃으며 자랑을 늘어놨다.
이정효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좋아한다. 이제 야간에도 훈련할 수 있는 라이트도 있고, 잔디도 상당히 좋다. 강기정 (광주)시장님께서 공사에 관해 이야기를 엄청 많이 하신 것 같다. 배수도 완벽하게 된다”며 만족을 표했다. 이건희도 “(훈련장이) 되게 좋더라. 감독님도 (훈련장을) 보시고 엄청 기분이 좋아 보이셨다”며 웃었다.
올 시즌 야심 차게 ‘우승’을 외친 이정효 감독은 “열심히 하겠다.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은 좋아졌다. 광주가 더 좋아지기 위해 또 다른 걸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