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10kg 감량한 김준일이 완전 달라졌어요
[점프볼=이재범 기자] 전혀 다른 사람으로 느껴질 정도로 10kg이나 감량한 김준일이 후배들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겠다는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2024~2025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지난 12일 전화통화에서 “김준일은 13kg를 감량해 96kg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준일이가 두 달 전에 현대모비스의 활동량 바탕의 농구를 소화하기 위해 대학 3학년 때 몸 상태로 살을 뺀다고 했다. 콘을 놓고 뛰는 것도 다 뛰었다. 처음이라고 한다”고 김준일의 감량을 놀라워했다.
김준일은 지난 시즌 창원 LG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로 이적했다. 현대모비스에는 함지훈과 장재석, 김현민, 최진수 등 장신 선수들이 버티고 있었다.
이 때문인지 데뷔 후 평균 출전시간(11분 14초)과 득점(4.1점)이 모두 가장 낮았다.
최진수가 이적했지만, 케베 알루마 대신 숀 롱이 합류한다. 김준일이 달라지지 않으면 2024~2025시즌에도 김준일에게 주어질 출전기회는 지난 시즌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줄어들 수 있다.
전혀 다른 몸으로 팀 훈련에 합류한 김준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김준일과 주고받은 일문일답이다.
감독님께서는 12~13kg을 뺏다고 하셨다. 정확하게 얼마나 감량했나?
정확하게는 10kg이다. 그 2~3kg는 감독님께서 부풀려서 말씀하신 거다(웃음). 저는 12~13kg까지는 못 뺀다. 지금 몸무게는 96~98kg을 왔다갔다 한다. 100kg까지도 간다. 제가 물을 마시면 체중이 는다. 물을 많이 안 마시면 96kg이 나온다. 운동량이 늘어나니까 물을 안 마실 수 없다. 휴가 때는 식사도 조절했지만, 물을 많이 조절했다. 물을 마시니까 98kg 정도다.
살을 뺀 이유는?
빅맨 형들도 많고, 최진수 형도 이적이 예정된 게 아니었다. 외국선수는 프림과 (재계약하고) 숀 롱이 온다는 소문이 있었다. 제가 수비를 막 잘 하는 건 아니다. 10개 구단 흐름이 외곽 성향의 외국선수가 많다. 프림과 뛸 때도 제가 외곽 외국선수를 막기도 했다. 알루마가 있을 때는 알루마 선수가 (외곽형 외국선수를) 막았다. 알루마가 없고, 숀 롱이 온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제가 뛸 때 그런 상황(외곽형 외국선수 수비)이 올 수 있다.
예전 대학 4학년 때는 외국선수를 막으려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면서 감량을 했다. 대신 근육량이 엄청 높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니까 (몸무게가) 100kg 이하로 안 떨어졌다. 대학 4학년 때 몸은 근육량이 64~65%였다.
올해 여름에는 체중 자체를 100kg 이하로 줄이려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유산소 운동과 기초 재활을 많이 했다. 100kg 이하니까 몸은 가벼운데 7,8월 체력훈련 기간 동안 적응시켜야 한다. 10년 동안 100kg 이상 몸무게로 농구를 하다가 이제는 100kg 이하니까 신민석도 못 밀겠더라(웃음). 이 가벼운 몸에 적응하려고 한다.
플레이에 변화도 생겨야 한다.
갑자기 외곽 플레이를 하려고 뺀 건 아니다. 몸이 가벼워지면 외곽 유형의 외국선수를 가볍게 쫓아다니지 않을까라는 그런 생각이 주요했다. (살을 뺀) 주목적은 외국선수를 좀 더 빠르게 뛰어다니며 수비하는 거다. 플레이 스타일을 지난 시즌 강상재처럼 바꾸는 게 아니라 수비에서 도움이 되기 위해서다.
지난 시즌은 부상을 당했던 2021~2022시즌(1경기 출전)을 제외하면 존재감이 가장 적었다.
빅맨 형들이 많기도 하고, 현대모비스의 플레이 스타일에 적응을 못한 것도 맞다. 개인적으로 그런 변화를 주려고 한 거다.
조동현 감독은 활동량이 많은 농구를 언급한다.
제 나름대로 활동량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부족하다고 하시니까 그걸 좀 더 채울 수 있게, 제가 체력이 좋았던 선수도 아니니까 활동량을 늘리는 여러 방법 중 하나가 가벼운 몸이었다. 살을 뺀 경험이 있어서 그래서 살을 뺐다. 제 개인 목표는 외국선수를 따라다니는 거고,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활동량을 가져가려는 것도 포함된다.
이번 시즌 어떤 역할을 해줄 건가?
감독님께서 말씀하시는 활동량으로 원래 열심히 뛰어다니던 것보다 더 부지런하게, 10번 뛰던 속공을 득점으로 연결이 안 되더라도 15번을 뛰는 등 부지런하게 뛰어다니는 게 목표다. 지금은 득점을 많이 한다는 건 현대농구에서 큰 의미가 없다. 현대모비스에는 박무빈, 옥존, 서명진, 이우석 등 득점을 해줄 선수가 많다.
제가 20대 때 득점을 할 수 있게 형들이 뒷받침해줬던 것처럼 이제는 여기 어린 선수들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돌아오는 명진이, 2년 차 옥존, 첫 시즌을 보낸 무빈이, 지금도 너무 잘 하고 있는 우석이가 공격을 하고, 잘 뛰어다닐 수 있게 같이 뛰어주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예전에는 득점을 많이 넣고 싶은 욕망이 컸다. 현재 팀 구성에서는 제가 득점을 20점씩 할 필요가 없을 거 같다.
지난 시즌에도 느꼈는데 저도 피딩이 된다고 생각하기에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패스를 먼저 보려고 한다. 예전에는 무조건 제 공격 먼저, 그 다음에 패스였다. 현대모비스에서 놀랐던 건 제가 공을 잡고 있을 때 공 없는 움직임이 나쁘지 않다는 거다. 그런 걸 살려주면서, 제 플레이 스타일이 수비를 못 하지만, 수비 먼저, 후배 선수들을 위해서 스크린을 걸어주고, 뛰어주고, 이런 걸로 변화를 주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