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2옵션으로 돌아온 힉스, 하이라이트 필름 재가동?
아이제아 힉스(30‧202cm)가 KBL무대로 돌아온다. 서울 SK 나이츠는 자밀 워니(30‧199cm)의 파트너로 힉스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농구 팬들은 깜짝놀라는 분위기다. 1옵션이 아닌 2옵션으로 국내무대를 다시 밟기때문이다. 힉스가 누구인가. 오랫동안 국내무대에서 뛰지는 않았지만 통산 69경기에서 평균 17.4점, 8.73리바운드, 1.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정상급 선수로 활약한 바 있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갖춘 공수겸장 플레이어였다. 지난 시즌 대구 한국가스공사 소속으로 출전한 KBL 컵대회 첫 경기에서 왼쪽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당하며 선수생활을 잠시 중단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천하의 힉스가 2옵션으로 돌아오는 것은 역시 부상 우려 때문이 크다.
힉스는 무리한 출장시간을 가져가지않으면서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한편 더이상 건강에 대해 우려하지않아도 된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한다. 검증만 된다면 다음 시즌부터는 다시 1옵션이 가능해진다. 어찌보면 힉스의 쇼케이스 무대가 될 수도 있겠지만 SK로서도 1옵션급 외국인선수를 2옵션으로 쓸 수 있다는 자체가 나쁘지않다.
서울 삼성에서 뛰던 시절의 힉스는 특유의 운동능력에 더해 부지런한 활동량을 앞세운 높은 에너지레벨이 돋보였다. 거기에 농구센스도 나쁘지 않았다. KBL에 처음 올때만 해도 탄력과 기동성 등은 좋지만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인해 이른바 몸빵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큰 문제는 되지않았다. 파워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덩치 큰 선수들이 우격다짐으로 들어온다고 마냥 밀리지는 않았다. 동료들의 도움수비가 들어올 때까지 적당히 버티어줄만한 힘은 있었으며 부지런한 손질을 통해 상대의 볼핸들링을 어렵게 했다. 발도 빠르고 점프력도 좋은지라 전체적인 수비능력은 매우 준수했다고 보는게 맞다.
힉스는 포스트 인근에서도 다이나믹한 움직임으로 득점을 올리는데 능했다. 자신보다 크고 높은 상대가 막을 경우 마치 미끄러지듯 몸을 타고들어가 삽시간에 골밑까지 치고들어간다. 그 상황에서 골밑슛을 시도할듯 하다가 이내 뒤쪽으로 다시 반바퀴 돌아 반대쪽에서 슛을 성공시킨다. 중심이 앞으로 쏠려있는 상대는 빠른 움직임을 따라갈 수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일쑤였다.
제프 위디(34‧213cm)같은 경우 오리온 시절 힉스에게 많이 당한바 있다. 사이즈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나지만 대신 힉스는 더 빠르고 유연했다. 동료의 패스를 받고 골밑으로 달려들어와 컷인플레이를 시도하는 위디의 공을 가볍게 툭 쳐내며 타이밍을 끊어내고 재차 공을 잡아내며 세컷샷을 노리는 플레이마저 연속된 블록슛으로 봉쇄해버렸다.
이후 리바운드를 잡은 힉스는 패스를 주고 받은 후 강력한 속공 슬램덩크를 터트리며 홈구장팬들을 열광시켰다. 과거 대구 오리온스에서 뛰던 마르커스 힉스처럼 수직으로의 점프가 아주 높은 것은 아니었지만 슛타이밍을 잘잡는 편인지라 덩크슛, 레이업슛, 미드레인지를 가리지않고 곧잘 블록슛을 성공시켰다. 거기에 앞으로 멀리 뛰는 점프력이 좋아 자유투 인근에서 뛰어올라 원핸드 덩크슛으로 득점을 마무리하는 경우도 많았다.
거기에 외곽슛 능력도 수준급이었다. 골밑으로 들어갈듯 하다가 외곽으로 빠져서 탑과 사이드를 가리지않고 빠르게 올라가 던지는 3점슛은 포스트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는 상대 외국인선수에게 매우 까다로운 옵션이었다. 미처 제대로 반응하기도 전에 슛을 던져버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슛에만 신경을 집중하기에는 돌파가 너무 강력했다.
그로인해 자유투 라인과 외곽 쪽을 힉스가 오가면 매치업 상대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할지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 밖에 없었다. 슛을 성공시키고 고개를 돌려 쳐다볼 때는 마치 눈빛으로 '넌 너무 느려'라고 말하는 듯 했다. 다양한 개인기로 득점을 올리면서도 볼없는 움직임까지 수준급이었던지라 득점 생산성 자체가 매우 좋았다.
패싱능력도 나쁘지않았다. 치고들어가 돌파를 시도할 듯 자신 쪽으로 수비수를 모은 뒤 좁은 빈틈 사이로 외곽의 동료에게 정확하게 공을 건네주는가하면 상황에 따라서는 원바운드 노룩패스 등 깜짝 놀랄 패스로 허를 찌르기도 했다. 드라이브인을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외곽의 동료를 봐줄 정도로 시야 역시 넓은 편이었다. 서울 삼성 시절 힉스는 에너지넘치는 플레이를 앞세워 매경기 다양한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새로운 팀 SK에서도 특유의 하이라이트 필름을 재가동 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