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황성빈 9명 vs 로하스 9명, 이게 비교가 가능하다고? 마황의 매력은 현실이다

[카토커] 황성빈 9명 vs 로하스 9명, 이게 비교가 가능하다고? 마황의 매력은 현실이다

장군띠 0 92
▲ 그간 공격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황성빈은 올해 공격 지표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곽혜미 기자
▲ 황성빈의 올해 RC/27은 9.04로 리그 5위다. 리그에서 RC/27이 9를 넘기는 선수는 황성빈을 포함해 5명에 불과하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멜 로하스 주니어(34·kt)는 올해 KBO리그로 돌아와 '왕의 귀환'을 찍고 있다. 2020년 142경기에서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을 기록하며 리그를 평정한 뒤 일본 무대로 진출했던 로하스는 최근의 부진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활약으로 kt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로하스는 1일 현재 82경기에서 타율 0.319, 21홈런, 6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06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리그 타격 성적표를 주도하고 있는 선수 중 하나다. 공격 생산력은 어느 선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시즌 중반부터 리드오프로 나서면서 타석 기회가 더 많아졌고, 로하스의 생산력은 kt 전체 타선에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그런 로하스와 롯데 돌격대장 황성빈(27)을 비교한다고 하면, 적어도 시즌 초까지만 해도 많은 이들이 '비교가 안 된다'고 비웃었을지 모른다. 황성빈이 더 빠른 발을 가지고 있고, 로하스에 비해 수비 범위가 더 넓고, 어쩌면 타율도 더 높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장타의 힘 때문에 로하스의 득점 생산력과는 비교가 안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전반기가 끝난 시점, '마황'의 질주는 이게 비교가 가능할 정도로 매섭다. 그만큼 황성빈의 시즌이 대단했다.

황성빈은 1일 현재 시즌 63경기에서 타율 0.356, 4홈런, 16타점, 32도루, OPS 0.898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고, 시즌 한창 좋을 때보다는 성적이 떨어지고 있으나 그래도 여전히 균형 잡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황성빈을 감히 로하스와 비교할 수 있는 것은 로하스가 가지지 못한 빠른 발 덕분이다. 올해 벌써 32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도루는 자력으로 추가 베이스 획득을 가능하게 한다. 한 방에 2루타를 쳐 2루에 가는 게 더 가치 있는 건 사실이지만, 단타를 치고 발로 2루에 가도 결과적으로는 2루타의 효과를 낸다. 상대 배터리의 볼배합을 단순하게 해 후속 타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주는 부수적인 효과를 계산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인 셈이다. 게다가 황성빈은 언제든지 3루도 훔칠 수 있는 선수고 2루에 가면 후속 타자의 단타 때도 홈에 들어갈 확률이 다른 주자에 비해 훨씬 더 높아진다.

황성빈이 로하스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느냐는 더 복잡한 논의가 필요하고, 결론적으로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기록으로 보면 황성빈의 가치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RC/27은 황성빈의 가치를 살필 수 있는 좋은 지표다. 타격과 주루에서의 전체적인 득점 생산력을 아웃카운트 27개로 나눈 수치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황성빈 9명으로 타순을 구축했을 때 그 팀이 한 경기에 몇 점의 득점을 내느냐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스포츠투아이'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8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RC/27이 가장 높은 선수는 김도영(KIA)이다. 김도영의 RC/27은 10.37에 이른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10을 넘는 선수다. 로니 도슨(키움)이 9.94, 로하스가 9.89로 그 뒤를 바짝 따른다. 이어 김혜성(키움)이 9.28로 4위고, 황성빈이 9.04로 5위다. 리그에서 RC/27이 9를 넘는 선수는 황성빈까지 5명에 불과하다.
 

▲ 황성빈은 올해 타율과 장타율에서 급증 추세를 보임은 물론 더 많은 도루도 기록하면서 팀 득점 생산에 공헌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지금 황성빈의 성적으로 타순 9명을 구성하면 9이닝당 9점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도영 김혜성은 잘 뛰는 것은 물론 잘 치는 타자들이기도 하다. 황성빈도 그만큼 올해 주루는 물론 타격에서도 공헌하고 있다. 타율(.356)이 기본적으로 높고, 그간 황성빈의 영역이 아니었던 장타율(.489)도 개인 통산(.373)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를 찍어내고 있다. 황성빈이 그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RC/27 성적순으로 타자의 능력을 줄 세울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주자가 모인 상황에서는 발이 한계를 보일 때도 있고, 볼넷보다 쳐야 되는 상황이 있고, 또 칠 때도 단타보다는 장타가 훨씬 더 중요한 시점도 있다. 투수가 받는 심리적인 압박도 역시 거포 쪽에 더 클 수밖에 없다. 다만 어쨌든 황성빈의 올해 성적이 결코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표로 이해하고 넘어가기는 충분하다. 마황의 질주가 우리의 선입견을 끝까지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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