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이런 직구 또 없습니다' 머리 높이에서 내리꽂는 152km 강속구, 10타자 연속 탈삼진 대기록 만들었다

[카토커] '이런 직구 또 없습니다' 머리 높이에서 내리꽂는 152km 강속구, 10타자 연속 탈삼진 대기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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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조병현. /OSEN DB

[OSEN=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 조병현(22)이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조병현은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구원등판해 1⅔이닝 4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양 팀이 1-1로 팽팽하게 맞선 7회말 이로운이 흔들리며 1사 만루 위기를 만들자 SSG 이숭용 감독은 조병현을 투입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조병현은 조수행과 양석환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SSG가 2-1로 리드를 잡은 8회에는 헨리 라모스와 강승호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날 경기 첫 4타자를 상대로 모두 탈삼진을 뺏어냈다. 이어서 김기연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1⅔이닝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SSG는 3-1로 승리하고 2연승을 달리며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SSG의 승리를 이끈 조병현은 이날 10타자 연속 탈삼진을 달성했다. 지난달 26일 KT전에서 오윤석에게 2루타를 맞고 멜 로하스 주니어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정준영, 배정대, 김상수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시작된 연속 탈삼진 기록은 지난달 29일 두산전에도 계속됐다. 선두타자 양의지를 10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김재환과 양석환에게도 모두 헛스윙 탈삼진을 뺏어냈다. 6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한 조병현은 이날 4타자를 더 연달아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10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을 달성했다.

10타자 연속 탈삼진은 1998년 5월 14일 인천 현대전에서 이대진(해태)이 기록한 10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과 역대 타이 기록이다. 선발투수로 한 경기에 기록을 달성한 이대진과 달리 구원투수 조병현은 3경기에 걸쳐서 대기록을 달성했다. 무려 26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조병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기록을 달성하게 돼서 너무 기분이 좋다. 일단 팀이 이겨서 더 좋은 것 같다. 오늘은 주자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갔기 때문에 타자 배트에 공을 맞히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더 강하게 던졌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와서 너무 좋다. 조수행 선수를 삼진으로 잡았을 때는 다음 타자도 있기 때문에 우선은 다음 타자에 더 집중했다. 양석환 선수를 삼진으로 잡았을 때는 진짜 너무 좋았다"라고 대업을 달성한 소감을 밝혔다. 

SSG 랜더스 조병현. /OSEN DB

2021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28순위) 지명으로 입단한 조병현은 데뷔 시즌 성적은 3경기(6⅔이닝) 평균자책점 8.10으로 인상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상무에서 2년간 54경기(72⅔이닝) 6승 3패 5홀드 17세이브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하며 많은 경험을 쌓고 돌아왔고 올해는 44경기(42⅔이닝) 3승 3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하며 불펜진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조병현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최고 시속 152km에 달하는 빠른 강속구와 특유의 오버핸드 투구폼이다. 높은 암슬롯에서 내리찍는 직구 구위는 리그 정상급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이 강렬한 직구를 앞세워 조병현은 올 시즌 52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9이닝당탈삼진은 10.97에 달한다. 

이렇게 빼어난 탈삼진 능력에 대해 조병현은 "자신감을 갖고 던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감이 떨어졌을 때는 공이 배트에 많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감이 있을 때 유독 더 삼진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라며 심리적인 부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병현은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특출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SSG 전력분석팀에 따르면 조병현의 직구 평균 회전수는 2402RPM으로 팀내 1위이며 릴리스 포인트 역시 189cm로 팀내에서 가장 높다. 직구의 수직무브먼트는 60.8cm로 리그 최고 수준이다. 타자들은 마지막까지 치고 들어오는 느낌의 직구를 알면서도 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올해는 포크볼의 그립을 조정해 제구가 좋아지면서 변화구의 위력도 더해졌다.

SSG 랜더스 조병현. /OSEN DB

SSG 스트랭스 파트는 "조병현이 상무 시절부터 웨이트에 관심을 갖고 몸을 잘 만들어왔다. 주 4회 근력 및 가동성 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본인도 많은 노력을 기하고 있다. 특히 불펜투수인 만큼 순간적인 파워를 발휘할 수 있는 훈련에 포커스하여 짧은 스프린트 또는 점프 훈련에 중점을 두고 준비를 했다. 다양한 훈련 종목들을 통해 순간적인 힘을 끌어올렸다"라고 조병현의 활약을 분석했다.

조병현은 "시범경기 기간 구속이 약간 떨어져 시즌까지 근력훈련에 집중하다보니 다시 구속이 회복한 것 같다. 마운드에서 떨리기 보단 경기에 나가는 것 자체가 즐겁다. 앞으로도 상대 타자와 집중해 좋은 결과를 이어가고 싶다"라고 올 시즌 활약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기록을 달성하며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무리하고 있는 조병현은 "후반기에도 지금처럼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마운드에서 도망가지 않고 타자랑 맞붙는 투수가 되고 싶다"라며 남은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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