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보그트(40)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감독이 선수 은퇴 2년 만이자 감독 부임 첫 해에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올해의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내셔널리그(NL)에선 만 65세의 노장 팻 머피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이 영예를 안았다.

보그트 감독은 20일(한국시간) 공개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올해의 감독상 투표에서 유효표 30장 중 1위 표 27장, 2위 표 2장, 3위 표 1장을 얻어 총점 14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73점의 맷 쿼트라로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이다.

보그트 감독은 선수 은퇴 후 역대 가장 빨리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지도자가 됐다.

현역 시절 포수로 뛰었던 보그트 감독은 2022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은퇴했다.

보그트 감독은 은퇴 후 3개월 만인 지난해 1월 시애틀 매리너스 불펜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그해 11월 클리블랜드 감독으로 선임됐다.

선수 은퇴 후 13개월 만이었다.

경력은 짧았지만, 지도력은 뛰어났다.

보그트 감독은 부임 첫 해에 클리블랜드를 포스트시즌에 올려놨다.

2023시즌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3위(76승 86패)에 머물렀던 클리블랜드는 올 시즌 92승 69패의 성적으로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보그트 감독은 불펜 운용에 심혈을 기울였다. 불펜 투수들의 등판 일정과 간격, 타이밍을 세밀하게 관리하며 팀을 가을 야구로 이끌었다.

클리블랜드는 불펜 평균자책점 2.57로 리그 2위를 차지했다.

클리블랜드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 뉴욕 양키스에 덜미를 잡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보그트 감독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MLB닷컴은 "보그트 감독은 역사상 가장 빨리 선수에서 올해의 감독이 된 지도자"라고 소개했다.

이전까지 기록은 2003시즌 선수로 뛴 뒤 2006년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조 지라디(당시 플로리다 말린스) 감독이 갖고 있었다.

반면 머피 감독은 늦은 나이에 지휘봉을 잡아 영예를 누렸다.

머피 감독은 유효표 30표 중 1위 표 27표, 2위 표 3표 총점 144점을 받아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감독(70점)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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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트 감독이 초고속 수상의 영광을 얻은 지도자라면, 머피 감독은 정반대 편에 있는 인물이다.

머피 감독은 MLB를 밟아보지 못한 무명 선수 출신이다.

1988년 노터데임대학교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주로 대학 무대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2010년 샌디에이고에 합류해 2011년부터 마이너리그팀들을 지도했고, 2015년엔 빅리그 감독 대행직을 맡았다.

이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밀워키 벤치 코치로 활동했다.

머피 감독은 밀워키에서 노터데임대 제자였던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을 보좌했다.

카운셀 감독은 2023시즌을 마친 뒤 라이벌 구단인 컵스 사령탑으로 이적했고, 밀워키는 머피 감독을 정식 감독으로 임명했다.

머피 감독은 카운셀 감독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주전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이탈해 약해진 전력에도 안정적인 선수단 관리로 팀을 NL 중부지구 1위(93승 69패 승률 0.574)로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