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선수→라이징스타 거친 세터 이준협, V-리그에서 날다

수련선수→라이징스타 거친 세터 이준협, V-리그에서 날다

방탕소녀단 0 22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2001년생 세터 이준협이 V-리그 무대에서도 빛나고 있다.

이준협은 27일 오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1라운드 대한항공전에서 교체 투입돼 팀의 3-2 신승을 이끌었다. 이날 이준협은 3세트 4-7에서 황승빈 대신 투입됐고, 5세트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세트 스코어 0-2로 끌려가던 현대캐피탈은 3세트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을 투입했고, 이준협까지 교체로 기용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우리카드, OK저축은행에 이어 대한항공마저 꺾고 개막 3연승의 기쁨을 누렸다.

프로 3년차 이준협은 이날 개인 한 경기 최다 세트인 33개를 기록했다. 53개의 세트를 시도해 33개를 성공시킨 것. 세트 성공률은 62.26%로 높았다.

선발 세터는 ‘이적생’ 황승빈이었다. 9월 30일 트레이드가 실시된 만큼 공격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적었다. 그럼에도 황승빈의 경험을 믿기에 선발로 기용했다. 필립 블랑 감독도 “황승빈은 팀에 온지 얼마 안 됐다. 공격수와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하다. 그때까지 이준협이라는 좋은 세터가 함께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황승빈은 경험이 있는 선수다. 신펑과 라이트 토스를 더 맞춘다면 보다 좋은 호흡을 보여줄 것 같다”고 설명한 바 있다.



현대캐피탈은 이준협을 교체 투입하면서 그의 강점인 서브를 무기로 흐름을 가져오기도 했다. 블랑 감독은 “사이드로 올라가는 토스 정확도가 부족한 것 같아서 이준협을 투입했다. 서브로도 흐름을 가져올 수 있도록 교체를 했다”며 이준협을 투입한 이유에 대해 전했다.

이준협은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수련선수로 현대캐피탈 지명을 받은 선수다. 그해 12월 정식 선수로 등록이 됐다. 데뷔 첫 시즌에 8경기, 2023-24시즌에는 18경기를 소화한 바 있다. 대부분 ‘원 포인트 서버’ 역할이었다. 2024-25시즌에는 세터로서 코트 위에 오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캐피탈은 김명관이 군 복무를 위해 팀을 떠나면서 이현승-이준협 체제로 비시즌을 보냈다. 지난 9월 통영에서 열린 컵대회 도중 기회를 얻은 이준협은 팀 우승까지 이끌었고, 라이징스타상을 받기도 했다. 이후 현대캐피탈은 KB손해보험과 트레이드를 통해 세터 황승빈을 데려왔고, 이현승과 미들블로커 차영석을 내줬다.

V-리그에서도 이준협이 주어진 기회를 잡고 있다. 이준협은 “감독님이 팀에 합류하신 뒤 세터 훈련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내 토스 타이밍이 늦다고 해야 하나. 끄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그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면 좋을 것 같고, 분배도 영상 보면서 바꾸고 반복했다”면서 “그러한 것들이 잘 맞으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올해 세터로 들어가고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금까지 버티면서 열심히 준비했던 것을 보여주는 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한다. 또 우리 팀의 모든 공격수들이 좋다. 속공, 레프트, 라이트 어디에 올려도 포인트를 낼 수 있는 선수들이다. 어려울 때는 레오나 허수봉 선수처럼 굉장한 공격수들이 있기 때문에 머리를 비우고 예쁘게 올려주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경험이 풍부한 황승빈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준협은 “승빈이 형이 먼저 다가와서 말도 걸어주셨다. 연습 때 안 맞는 부분이 있으면 어떻게 하면 좋겠다고 말해준다. 많이 배우고 있다. 지금처럼 승빈이 형이랑 서로 도와가면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일단 팀 우승이 간절하다. 첫 번째 목표다”고 밝혔다.

이준협은 ‘후회’를 싫어한다. 그 마음으로 지금까지 프로팀에서 버틸 수 있었다. 그는 “팀에 들어와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후회하는 것이 싫었다. 이 시간들을 어떻게 다르게 보낼 수 있을까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정식으로 선수 등록이 된 뒤에는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했다. 그래서 서브를 중점적으로 연습을 했고, 토스 연습도 꾸준히 하면서 버텼던 것 같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꾸준히 묵묵하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이준협이다. 마침내 코트 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준협이 기다려온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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