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90분 동안 지배한 스페인, 이탈리아 물리치고 16강행
▲ 스페인의 마크 쿠쿠렐라(24), 아이메릭 라포르테(14), 미켈 메리노(6)가 2024년 6월 20일 목요일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열린 유로 2024 축구 토너먼트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B조 경기 후 환호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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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함대' 스페인이 우승후보에 걸맞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강호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유로 2024 16강에 올랐다.
스페인은 21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에 위치한 아레나 아우프샬케에서 열린 유로 2024 B조 2차전에서 이탈리아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연승을 기록한 스페인은 남은 최종전에 관계 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1승 1패(승점 3)의 이탈리아는 알바니아, 크로아티아(이상 승점 1)에 앞선 B조 2위를 유지했다.
이탈리아 압도한 스페인, 자책골로 1골 차 승리
스페인은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윌리암스-모라타-야말이 전방에 포진하고, 중원은 파비안 루이스-로드리-페드리가 책임졌다. 수비는 쿠쿠렐라-라포르트-르 노르망-카르바할, 골문은 시몬이 지켰다.
이탈리아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키고, 디 로렌초-바스토니-칼라피오리- 디마르코가 포백을 형성했다. 중원은 조르지뉴-바렐라, 2선은 키에사-프라테시-펠레그리니가 포진했으며, 원톱은 스카마카였다.
경기 초반 굉장히 빠른 공수 전환이 이뤄지는 흐름이었다. 강한 전방 압박의 기조는 두 팀이 비슷했다. 공은 이탈리아 진영에서 많이 오갔다. 스페인은 높은 점유율과 엄청난 활동량으로 빠르게 공을 탈취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슈팅 기회는 대부분 스페인으로부터 창출됐다. 전반 1분 왼쪽 윌리암스가 올린 크로스를 페드리가 헤더로 돌려놨지만 돈나룸마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10분에도 왼쪽에서 공격 상황이 이뤄졌다. 모라타의 크로스에 이은 윌리암스의 헤더가 골문을 벗어났다.
23분에는 야말이 밀어주고 모라타가 각도를 줄이면서 시도한 슈팅이 돈나룸마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24분 중앙 공간이 열리자 파비안 루이스가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돈나룸마 골키퍼가 슈퍼 세이브를 연출했다. 40분 다시 한 번 파비안 루이스의 왼발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탈리아는 스페인의 전방 압박에 전혀 대처하지 못하며 하프 라인 위로 넘어가는게 버거운 모습이었다. 첫 번째 슈팅이 전반 45분 키에사로부터 나올 만큼 고전했다. 박스 안에서의 슈팅은 골문 오른편으로 벗어났다.
돈나룸마 골키퍼의 선방쇼 덕분에 무실점으로 막은 것이 다행스러웠던 이탈리아의 전반전이었다. 반면 스페인은 슈팅수 9-1의 우세에도 소득이 없었다.
이탈리아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조르지뉴, 프라테시 대신 크리스탄테, 캄비아소를 넣으며 미드필드를 재편했다.
후반에도 스페인이 주도하는 경기 양상이었다. 후반 6분 왼쪽에서 쿠쿠렐라가 컷백을 내줬고, 페드리의 결정적인 슈팅이 골문 왼편으로 벗어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줄곧 왼쪽 공격을 시도하던 스페인의 노력이 끝내 결실을 맺었다. 후반 10분 윌리암스가 왼쪽 돌파 이후 크로스를 보냈다. 모라타 머리를 스친 공이 돈나룸마 골키퍼 손에 닿으며 흘렀으나 칼라피오리 몸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후반 들어 이탈리아 수비 조직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넓은 간격과 공간이 열리면서 후반 12분 모라타, 14분 야말에게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다. 야말의 슈팅은 골대 왼쪽으로 아슬아슬하게 벗어났다.
이탈리아는 후반 19분 공격진을 교체했다. 키에사, 스카마카 대신 자카니, 레테기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스페인은 후반 24분 왼쪽 박스 모서리 지점에서 윌리암스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며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스페인은 후반 26분 페드리, 야말 대신 바에나, 페란 토레스를 넣으며 처음으로 교체를 단행했다. 이어 후반 33분 윌리암스, 모라타 대신 페레스, 오야르사발을 투입했다.
이탈리아는 앞선 후반 29분 펠레그리니의 프리킥을 제외하고 제대로 된 찬스조차 만들지 못했다. 후반 37분 마지막으로 라스파도리 카드를 꺼내며 총력전에 나섰다. 후반 40분 넘어서며 공 소유 시간을 오랫동안 유지했지만 스페인을 위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스페인은 후반 추가 시간 페레스가 개인 돌파로 박스 안에서 두 차례 유효 슈팅을 만들어내며 이탈리아 수비진을 긴장시켰다. 결국 스페인이 1골 차를 지켜내며 승리를 따냈다.
탄탄한 전력 보유한 스페인, 유로 2024 우승후보로 급부상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최근 유로에서 자주 격돌한 바 있다. 2008년 대회부터 이번까지 무려 5회 연속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유로 2020에서는 4강에서 맞붙었다. 당시 이탈리아가 승부차기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올라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우승후보에서 다소 밀려나 있었다. 하지만 출발은 좋았다. 스페인은 크로아티아에 3-0 대승을 거뒀고, 이탈리아는 복병 알바니아를 2-1로 제압하며 죽음의 조 생존을 위해 가벼운 첫 발을 내딛었다.
스페인은 주전 센터백 라포르트가 부상에서 돌아오며 이날 경기에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탈리아는 알바니아전과 동일한 라인업을 내세웠다.
두 팀의 승부는 자책골 한 방으로 결정났지만 정작 경기를 들여다보면 스페인의 압도적인 우세였다. 스페인은 빠른 공수 전환, 조직적인 압박, 활동량 싸움까지 모든 면에서 이탈리아보다 앞섰다. 슈팅수가 19-4로 나타날 만큼 이탈리아는 90분 내내 스페인을 상대로 어깨를 펴지 못했다.
이날 스페인의 신성 윌리암스가 독보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왼쪽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디 로렌초와의 일대일 돌파를 통해 기회를 만들어냈다. 슈팅 2회, 기회 창출 4회, 드리블 성공 4회, 패스 성공률 93%를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스페인은 죽음의 조에서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크로아티아, 이탈리아를 차례로 격파하며 이번 유로 2024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부상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2경기 모두 탄탄하고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스페인에 패한 이탈리아는 크로아티아와의 최종전에서 16강 진출을 타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