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양현종, 아무리 아픈 날도 운동은 하는 사람”···‘특급 도우미’가 말하는 36세 대투수의 ‘철완’ 비결[스경x인…
天花
0
181
2024.08.29 11:59
KIA 양현종이 28일 박준서 트레이닝 코치와 함께 인터뷰 하고 있다. 광주 | 김은진 기자양현종(36·KIA)은 이 시대의 ‘철완’이다. 2014년부터 10시즌 연속 170이닝 투구에 도전하는 프로야구 역사의 유일한 투수다. 데뷔 18년차에도 선발 투수로서 여전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는 올시즌, 그 타고난 성실함과 노력에 몸 관리 비법이 갈수록 주목받는다.
통산 최다 탈삼진 등 각종 대기록을 세우면서 30대 후반에도 여전히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양현종의 무엇이 남다를까.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양현종에게 물었더니 답 대신, 지금 자신의 몸을 가장 잘 아는 이의 손을 잡아끌고 나타났다.
KIA 1군에는 6명의 트레이닝 코치들이 있다. 그 중 박준서 트레이닝 코치(25)는 2023년부터 KIA 투수조의 몸을 관리하고 있다. 양현종을 특별 전담한다. 거의 띠동갑, 코치임에도 선수를 ‘형’이라고 부르는 11살 어린 코치지만 현재 양현종을 가장 잘 아는 사람, 양현종이 가장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다.
KIA 타이거즈 제공박 코치는 “몸이 타고났다. 굉장히 유연하기도 하지만 근육의 질이 굉장히 짱짱하다. 쉽게 뭉치지도 않고 쉽게 풀리지도 않는, 항상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도는 세지 않은 타고난 몸이다. 거기서 본인이 굉장히 잘 관리하는 게 주효하다”며 “자기 몸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다. ‘나는 이 정도 했을 때 이렇게 된다’라는 확신이 여느 다른 고참 선수들에 비해서도 확실히 강하다”고 말했다.
박 코치가 보는 양현종의 또 한 가지 특별한 점은 보기와 다른 ‘독기’다. 박 코치는 “정말 차별화되는 점은, 하겠다고 하면 몸이 아무리 아파도 무조건 하는 모습이다. 마음을 먹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무조건 한다. 확신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남들보다 야구장에 엄청나게 오래 있고 하려고 하는 것도 많은데 체력을 아낄 때는 아끼지만 써야 할 때는 엄청나게 쏟아붓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양현종에게는 루틴이 있다. 에이스로서 뛴 이후 10년째, 선발 등판하고나면 다음 등판까지 나흘 동안 자신만의 러닝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등판 다음 첫날은 외야로 나가 느린 호흡으로 장거리를 뛰고 부족하다 싶으면 사이클을 추가로 탄다. 둘째날은 좌우 폴 사이를 세게 달린다. 장거리를 빠른 호흡으로 격하게 달린 뒤 몸의 스피드를 유지하기 위해 관중석 계단을 뛰어서 오르내리는 훈련을 한다. 셋째날에는 외야 폴과 중앙 사이, 단거리를 조금 속도를 내서 뛰고 넷째날에는 아예 스피드 러닝을 한다.
KIA 타이거즈 제공박 코치는 “작년부터 데이터 상으로도 그렇고 약간의 에이징커브가 있는 것 같다. 그걸 감안해서 러닝 훈련을 많이 줄였다. 정말 많이 싸운 끝에 줄여갔다. 원래는 성적이 좋든 안 좋든 모든 루틴을 다 지켰는데 올해부터는 경기 내용도 고려하고, 경기 끝나고 난 뒤 몸 상태를 계속 체크하면서 변화를 줬다. 2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말도 안 되게 강도와 양이 준 것”이라고 말했다.
훈련량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양현종은 자신이 이 루틴과 훈련량을 지키려 하는 이유를 설득시키고자 노력했고, 박 코치는 이해해보고자 노력했다. 양현종은 “겨울에 내가 말했다. 야구장에 나와서 100개를 한번 던져보고 로테이션 2~3번 정도 돈다는 생각으로 그 다음 내 루틴을 한번 해보라고 했다. 100개 던지고 다음날 장거리를 20분 뛰었을 때와 10분만 뛰었을 때 차이를 한 번 느껴봐달라고 했다. 그런데 진짜 하더라. 러닝, 웨이트, 어깨 운동, 심지어 보강운동까지 내가 하는 그대로 다 똑같이 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고맙기도 했고 그 뒤에는 더 순조롭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이번 시즌 전, 겨울 동안 그렇게 양현종과 매일 같은 양의 운동을 함께 했다. 그렇게 직접 체험하고 느끼며 만든 프로그램에, 올해는 그 양을 보다 더 조절해가며 양현종의 ‘열정’도 컨트롤 하고 있다.
KIA 양현종이 28일 인터뷰 중 박준서 트레이닝 코치가 이야기 하는 모습을 다정하게 바라보고 있다. 광주 | 김은진 기자양현종은 고집이 세다. 야구와 운동에 대해서는 황소고집이다. 20대 초반, 잠시지만 어깨가 아파서 야구를 못하는 투수로 전락해버린 경험이 있었던 양현종은 ‘현재’를 지키고 ‘미래’를 더 연장하기 위해 10여 년 동안 고집있게 운동해왔다. 많은 투수들이 미국의 첨단 훈련법을 배우기도 하는 시대지만 양현종은 자신의 훈련법을 지키고 있다. 지금도 하루도 빼놓지 않고 그 줄기는 지키고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띠동갑 트레이닝 코치와 격렬한 시간들을 통해 또 그 나이에 맞는 훈련법을 찾아나가고 있다.
이 ‘특급 도우미’와 함께 몸도, 마음도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양현종은 “그동안 트레이너들이 늘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형님들이었다. 어린 트레이너와 하는 것은 처음인데, 지금은 거의 시키는대로 하고 있다. 그만큼 내 몸에 대해 섬세하게 신경을 써주고, 시즌 전체 로테이션의 절반을 돌 때까지 같은 운동이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나를 위한 프로그램을 짜준다”며 “시대가 바뀐 만큼 나도 이제 그 시대를 최대한 따라가고 있는 것도 같다”고 말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촐싹녀
맛돌이김선생
병아리
존잘남
아이디어렵다
워뇨띠
손흥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