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 남겠다, 걱정하지 마라" 4년 65억 받은 3루수... 과연 3년 20억에 만족할 수 있을까

"두산에 남겠다, 걱정하지 마라" 4년 65억 받은 3루수... 과연 3년 20억에 만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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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4년 65억원의 계약이 마무리됐다. 자유계약선수(FA)냐, 두산 베어스 잔류냐. 허경민(34)이 두 가지 갈림길에 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2025년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총 30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게 되는데 허경민은 이미 한 차례 FA 계약을 맺었던 터라 B등급으로 분류됐다.

B등급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보상선수 1명(보호선수 25명)과 전년도 연봉 100% 혹은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 200%를 원소속 구단에 건네야 한다.

허경민의 올해 연봉은 6억원으로 그를 데려가려는 구단은 보상선수 1명과 6억원 혹은 12억원을 두산에 지급해야 한다.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은 허경민은 FA를 선언하지 않고도 3년 20억원이라는 금액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허경민은 2020시즌 종료 후 두산과 4+3년 최대 8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4년 65억원에 본인이 원할 경우 3년 더 머물며 20억원을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셈이다.앞서 4년 동안 연 평균 16억원을 받은 셈이라면 잔류할 경우 약 7억원씩 챙기게 된다. 당초 FA 계약을 맺을 때 4년 후 허경민이 하락세에 있더라도 이상할 게 없다는 판단 하에 허경민에게 내준 안전 조항과 같았다. 허경민 입장에선 두산에선 자신의 활약 여부와 상관없이 3년 20억원을 더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 맹활약한 허경민이 3년 20억원에 만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09년 두산에 입단해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며 누구보다 팀에 대한 애정이 크지만 올 시즌 성적이 매우 빼어났기 때문이다.

허경민.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통산 타율 0.293을 기록 중인 허경민은 첫 4년 계약의 마지막 해였던 올 시즌 115경기에서 타율 0.309 7홈런 61타점 69득점, 출루율 0.284, 장타율 0.427, OPS(출루율+장타율) 0.811을 기록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허경민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3.20으로 두산 타자들 가운데 3번째로 높았고 수비에서도 여전히 견고했다.

다만 일부 팬들의 불만도 있었다. 지난 7월 24일 잠실구장 인근에선 일부 두산 팬들이 보낸 트럭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프런트는 물론이고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가 트럭에서 표출되고 있었는데 허경민도 그 중 하나였다.

흠 잡을 데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었기에 다소 의외의 반응이었다. 그 메시지는 '스탯 관리 85억 돈미새(돈에 미친 XX)'라는 원색적 비난이었다. FA 시즌을 앞두고만 몸값을 높이기 위해 스탯 관리에 주력한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허경민은 FA 직전인 2020시즌에 타율 0.332로 커리어 하이 타율을 써냈고 최근 3년과 다르게 올 시즌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라운드 내에서나 평소 언행을 통해서도 팀 퍼스트를 외치는 허경민에 대한 비판으로는 지나쳐보인다는 의견이 팬들 사이에서도 나왔다.

허경민 또한 트럭시위 현장과 자신을 향한 메시지를 봤고 공교롭게도 그날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타수 3안타 2볼넷 1타점 2득점으로 5출루 경기를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단상 인터뷰에서 팬들과 만난 허경민은 폭탄 발언을 했다. 마이크를 잡은 허경민은 "어제, 오늘 이겼지만 다 잊고 내일마저 이기겠다"며 "저는 앞으로 계속 여기 있을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잔류 선언을 했다.

취재진과 만난 허경민은 "노력해서 야구를 잘한다고 나름 생각했는데 자꾸 좋지 않은 이야기가 나왔다. 머리로는 괜찮지만 솔직히 마음은 아팠다"며 "사실 오늘 출근할 때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선수들이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굳이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시즌 전부터 훈련에 매진했고 새로운 무기인 고글까지 쓰고 경기에 나서며 눈에 띌 만한 발전을 보였던 터라 더욱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던 허경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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