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자랑스러운 아들 되겠다" 벤탄쿠르, 어머니 추모 문신+ 딸 안고 당당한 인종차별...토트넘은 '…
"어머니가 저를 자랑스러워하길 바랍니다", "제가 겪은 일들이 나를 성숙하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인종차별 논란으로 아직까지도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는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 홋스퍼)의 지난 달 발언이다.
앞서 벤탄쿠르는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우루과이의 한 방송 프로그램인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해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던져 논란을 야기했다.
당시 인터뷰 진행자가 "당신의 유니폼은 이미 가지고 있고, 한국 선수의 유니폼을 가져다달라"고 요청하자 벤탄쿠르는 '쏘니(손흥민)'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에 진행자가 "세계 챔피언의 것도 괜찮다"고 전하자 벤탄쿠르는 "쏘니의 사촌 것을 줄 수도 있다. 어차피 그 사람들(동양인)은 다 똑같이 생겼다"고 자신의 딸을 안고서 받아쳤다.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한 벤탄쿠르(좌)
'아시아인은 똑같이 생겼다'는 전제 하에 생각없이 던져진 인종차별 발언에 한국팬과 더불어 해외팬들도 그의 SNS 계정에 몰려들어 맹렬하게 비난을 가했다. 이에 벤탄쿠르는 단 24시간만 유지되는 SNS 스토리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문을 작성했다. 해당 사과문은 현재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
아직까지도 그의 SNS는 2천여개가 넘는 분노한 팬들의 댓글로 뒤덮여있다. 대부분 "인종차별 발언을 철회하고 제대로 사과하라"며 분노를 표하는 입장이다. 당장 오는 8월 열릴 쿠팡플레이 경기에도 "아시아 투어는 오지마라"는 의견이 절대다수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팬들이 날린 격노의 화살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토트넘 구단에도 똑같이 돌아가고 있다.
토트넘 벤탄쿠르토트넘 벤탄쿠르
인종차별 논란이 터진지 5일 가량이 흘렀지만 토트넘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형식적인 사과는 고사하고 손흥민과 벤탄쿠르에 대한 그 어떤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토트넘 관련 소식에 정통한 피터 오 키프 기자는 이에 대해 "현재 토트넘 관계자들은 전부 휴가 중이지만, 만약 돌아온다고 해도 딱히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지난 2019년 "인종차별에는 무대응이 가장 낫다"는 입장을 전한 손흥민 역시 벤탄쿠르의 해당 발언에는 침묵하고 있다. 다만 일부 팬들은 "벤탄쿠르의 발언은 손흥민을 넘어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성 발언이니 가만히 넘어가기만 하면 안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토트넘 벤탄쿠르
벤탄쿠르는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이 매우 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앞서 지난 달 5일 프리미어리그 소설 미디어 '언톨드'에서 "어머니는 내가 4살에 사망했다"며 "그건 (심리적으로) 매우 큰 타격이었다. 내 등번호가 30번인 까닭도 어머니의 생일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그 번호를 바꾸고 싶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벤탄쿠르는 "어머니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은 어머니가 나를 어디에서 보든 내게 힘을 주고 있다는걸 아는 것"이라며 "내가 경험한 일들이 나를 성숙하게 하는데 도움이 됐고, 인생을 통해 겪는 타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사고방식을 뚜렷하게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어머니는 하늘에서 나를 응원하고 있으며 자랑스러워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벤탄쿠르는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을 던졌던 지난 14일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해서도 또 한번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두 개의 문신을 몸에 새겼다"며 "단 한번도 이 번호를 바꾸지 않을 것이고 가능하다면 계속 쓰겠다"고 말한 바 있다.
벤탄쿠르는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서 두 살을 맞은 딸의 사진을 올리며 "평생 아빠가 너를 보살피고 미치도록 사랑해주겠다"며 진득한 가족사랑을 드러냈다.
딸에게는 자랑스러운 아버지, 어머니에게는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다고 밝힌 벤탄쿠르지만 경솔한 발언과 실망스러운 사후 대처로 인해 팀 팬들에게 '자랑스러운 팀원'이 되는 것은 실패적인 결과를 낳았다.
한편 토트넘 구단은 오는 8월 3일에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 방문해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과 '쿠팡플레이 시리즈' 초청 매치가 예정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