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벤탄쿠르 감싸는 토트넘, '인종차별 구단' 낙인 찍힐까…인권단체까지 나서 "당국에 협조 요청"
[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손흥민(31)을 향한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26)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토트넘 홋스퍼 또한 비판을 피해 가지 못했다.
축구계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인권단체 '킥 잇 아웃(Kick It Out)'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는 벤탄쿠르 사건과 관련한 제보를 수없이 받은 상황"이라며 "이는 토트넘 측과 당국에 무사히 전달됐다"고 밝혔다.
덧붙여 "벤탄쿠르가 잘못을 인지하고, 사과문을 썼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자칫하면 동아시아 및 더 넓은 지역사회에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문제다. 다가오는 시즌을 앞두고 해당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그냥 넘어가기는 힘든 사건임을 강조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벤탄쿠르는 15일 코파 아메리카 2024를 앞두고 가진 우루과이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 유니폼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의 사촌 것은 어떤가. 어차피 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는 실언을 내뱉어 논란을 빚었다.
아시아인은 모두 똑같다는 '명백한 인종차별'이다. 벤탄쿠르의 인터뷰는 매스컴을 타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빠르게 전해졌고, 비판 여론이 커지자 그제서야 벤탄쿠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상에 "나쁜 농담이었다. 상처를 줄 생각은 없었다"며 짧은 입장문을 남겼다.
당장 비난을 피하기 급급한 수준의 사과에 팬들의 반응은 더욱 냉랭해졌다. 벤탄쿠르가 사과문을 게시한 곳은 피드가 아닌 스토리로 24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되며, 내용에는 손흥민의 별명이 'Sonny'가 아닌 'Sony'로 표기되기까지 했다. 진정성이라고는 눈곱만큼 찾아볼 수 없는 사과인 셈이다.
토트넘 측의 미적지근한 대처 역시 팬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구단은 별도 입장을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있으며, 공식 SNS 상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등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와 관련된 소식만이 짤막하게 전해질 뿐이다. '벤탄쿠르를 감싼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이상할 게 없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의 폴 오키프 기자도 토트넘의 '아마추어적 행태'를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최근 "토트넘은 부지런한 구단이 아니다. 운영진 대다수가 비시즌 휴가를 떠나 문제를 대처할 만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은 바 있다.
사진=킥 잇 아웃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로드리고 벤탄쿠르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