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오승환 이후 이런 선수 있었나" 리그 뒤흔든 김택연의 불꽃 직구, 211표 몰표가 의미하는 것

CATOKER [카토커] "오승환 이후 이런 선수 있었나" 리그 뒤흔든 김택연의 불꽃 직구, 211표 몰표가 의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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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리그 정상급 구위를 선보이면서 리그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는 김택연 ⓒ 두산 베어스
▲ 두산이라는 강팀의 마무리까지 맡게 된 김택연은 리그 최고의 패스트볼을 가진 선수 중 하나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의 전체 2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김택연(19)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당시 예사롭지 않은 패스트볼의 위력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아직 변화구 커맨드와 완성도는 더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직구는 진짜다"라는 평가가 상대해 본 선수들의 평가가 나왔다.

그런 김택연은 강력한 불꽃 패스트볼을 앞세워 올해 리그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불펜 투수 중 하나로 거듭났다. 김택연은 17일 현재 시즌 32경기에 나가 32이닝을 던지며 2승4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0.186,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16으로 좋다. 32이닝 동안 36개의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주자가 있을 때, 언제든지 인플레이를 허용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타자를 돌려세울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사실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선수는 아니다. 사실상 패스트볼-슬라이더의 투피치 선수로 봐야 한다. 긴 이닝을 던지는 보직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대 타자들이 노림수를 가지고 들어올 수 있다. 그런데 노림수로 쉽게 공략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리고 들어가도 제대로 치기 어렵다. 적어도 현시점에서 패스트볼의 구위가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축에다가 적어도 패스트볼의 커맨드는 흔들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구단 전력 분석 관계자는 "구종 자체는 단순하고 패스트볼 비중이 특히나 높다. 거의 모든 타자들이 패스트볼을 기본으로 노리고 들어갈 것"이라면서도 "알고도 치기 쉽지 않다. 공에 힘이 좋아서 타이밍이 정확하게 안 맞는다고 하더라. 젊은 선수들 중 박영현(kt)의 패스트볼도 좋지만 김택연의 패스트볼은 또 다른 의미에서 특별한 점이 있다. 오승환 이후 그렇게 한가운데 패스트볼 승부를 적극적으로 하는 어린 선수가 있었을까 싶다"고 혀를 내둘렀다.

박영현과 김택연은 모두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 그리고 좋은 수직무브먼트를 장점으로 한다. 다만 박영현은 낮은 쪽 코스에 특히 장점을 보이는 패스트볼이라면, 김택연은 한가운데나 높은 쪽에 던져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김택연은 올해 시속 149㎞가 넘는 평균 구속에 2400회가 넘는 분당 회전 수(RPM)를 자랑한다. 이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선수가 리그에 그렇게 많지는 않다.

여기에 수직무브먼트가 워낙 좋다. 올 시즌 김택연보다 더 패스트볼 수직무브먼트가 좋았던 선수는 원래부터 이 방면에서 호평을 받았던 김재웅(키움)이 유일하고 이 방면의 새로운 최강자였던 박영현을 아주 살짝 앞선다. 오히려 낙폭은 박영현과 김택연이 김재웅보다 덜하다. 공이 끝까지 살아서 들어가는 것이다. 박영현은 릴리스포인트가 낮아 낮은 쪽에서 이 장점이 최대의 빛을 발한다면 김택연은 박영현보다 릴리스포인트가 20㎝ 가량 높아 높은 쪽에서도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 김택연은 선수단 투표에서도 211표라는 몰표에 가까운 스코어를 기록하며 당당히 올스타전 베스트12에 선정됐다. ⓒ두산 베어스



그런 김택연의 공은 선배들에게도 인정을 받았다. 17일 발표된 올 시즌 올스타전 베스트12 투표에서 드림 올스타 중간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팬 투표도 압도적이었는데 선수단 투표에서도 211표라는 몰표에 가까운 스코어를 기록했다. 직접 공을 쳐 보고, 받아 보고, 또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는 선배들이 김택연의 구위를 인정했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단순히 올스타에 선정된 것도 영광이지만, 이런 평가는 김택연의 가슴에 자신감으로 남을 수도 있다.

신인치고는 꽤 많이, 그리고 밀도 있게 던져 걱정도 있다. 다만 최근 두산이 김택연을 마무리로 쓰기로 결정하면서 이닝도 어느 정도 관리가 될 전망이다. 마무리는 나가는 시점이 정해져 있어 아무래도 혹사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포지션이다. 체력을 잘 관리한다면 시즌 끝까지 이 구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 자체가 신인상을 의미하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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