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1군 오자마자 '타율 0.474' 펄펄…윤정빈 "퓨처스 선수들, 날 보고 자신감 가졌으면" [인터…
삼성 라이온즈 윤정빈이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더 잘할 일만 남았다.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해 팀 타선에 힘을 싣고 있다. 조용히 강하다. 외야 한 자리도 열심히 책임졌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로 꼽힌다. 삼성 라이온즈 윤정빈 이야기다.
윤정빈은 2018년 2차 5라운드 42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2군에만 머물다 2020년 상무 야구단에 입대했다. 2022년 고대하던 1군 데뷔에 성공했다. 13경기서 10타석을 소화해 10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28경기서 타율 0.147(34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에 머물렀다.
올해도 2군 퓨처스리그서 개막을 맞이했다. 4월 말 경기 도중 상대 투수의 공에 맞아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골절됐다. 재활 후 지난 6일 퓨처스리그 SSG 랜더스전서 복귀전을 치렀다. 2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렸다. 이튿날인 7일 LG 트윈스전에선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지난 9일 마침내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시즌 첫 콜업이었다.
1군 무대서도 맹타를 휘둘렀다. 6경기에 출전해 전 경기 안타 행진을 이어갔고, 3경기서 멀티히트를 선보였다. 타율 0.474(19타수 9안타) 1홈런 3타점을 뽐냈다. 특히 지난 14일 NC 다이노스전에선 2루타 1개, 홈런 1개를 때려내며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을 자랑했다. 이날 홈런이 시즌 첫 아치였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부터 눈여겨봤던 선수다. 올해 스프링캠프도 잘 마쳤는데 부상으로 재활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외야에 김헌곤이 (허리 부상으로) 빠지면서 그 자리를 메울 선수가 필요했고, 윤정빈이 올라와서 잘해줬다. 선수들은 기회가 온 순간 잘 잡아야 하는데 윤정빈이 준비를 잘해온 것 같다.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콘택트 능력이 확연히 좋아졌다. 힘이 있고 장타력을 갖춘 선수라 공을 맞히기만 하면 될 것 같았는데 많이 향상됐다. 2스트라이크에 몰려 불리해졌을 때도 콘택트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이 나아진 듯하다"며 "그동안 주로 퓨처스리그에 머물렀던 선수인데, 1군에서 이렇게 활약해 주면 다른 선수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다. 아마 퓨처스팀 선수들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윤정빈이 경기 중 타격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윤정빈은 "손가락 회복까지 5주 정도 걸렸다. 2군에서 첫 경기에 나갔을 때 첫 타석에서 바로 안타가 나와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 "1군에 올라와서도 바로 결과가 나오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잘 풀리게 된 계기인 듯하다"고 입을 열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훈련했을까. 윤정빈은 "공을 길게 보고 정확하게 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감독님께서도 '더 자신 있게, 공을 치려고 해 봐라'라고 말씀해 주셨다"며 "지난해 부족했던 부분을 더 신경 쓰려 했다. 계속 연습하다 보니 내 방향성을 찾은 것 같다"고 밝혔다.
윤정빈은 "솔직히 나도 많이 답답했다. 파워는 정말 자신 있는데 공을 잘 때려내는 게 쉽지 않았다. 좋은 타구를 만드는 데 집중하다 보니 이제야 조금씩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1군에서의 경험이 많지 않다. 타석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물었다. 윤정빈은 "투수의 유형이나 볼카운트에 따라 행동한다. 특정 구종을 노리기보다는 상황에 맞춰 타격하려 한다"며 "어떤 공이 와도 대처할 수 있게끔 항상 준비하려 노력 중이다"고 답했다.
이어 "(구)자욱이 형이나 (강)민호 형, (박)병호 형 등이 내가 찾아가기도 전에 먼저 다가와 좋은 말을 많이 해주신다. 잘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심어주신다"며 "코치님들도 훈련할 때 '지금 진짜 좋으니 이대로 밀고 나가면 된다'고 해주셨다. 많은 분들이 조언해 주신 덕분에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 라이온즈 윤정빈이 경기 중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윤정빈은 "타격은 지금처럼만 할 수 있다면 계속 이렇게 밀고 나갈 생각이다. 수비는 더 안정적으로 해낼 수 있도록 보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대로 1군에 뿌리내린다면 퓨처스팀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윤정빈은 "나도 2군 생활을 오래 했고 여전히 친구들, 후배들이 퓨처스팀에 남아있다. 내가 이렇게 함으로써 그 선수들도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모두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 1군에서 다 같이 웃으면서 야구하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올 시즌 목표도 연장선에 있다. 윤정빈은 "부상 없이 시즌 끝까지 완주하고 싶다. 가능한 1군에서 뛰는 게 목표다"며 "몸 관리 잘하며 항상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팬분들이 야구장에 정말 많이 찾아와 주시는데, 응원에 힘입어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