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리그 최다패 후 "내려놓고 싶다"…이정효 감독과 광주의 '폭풍전야'
현대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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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07:15
이정효 감독(광주FC). 서형권 기자
현재 이정효 감독과 광주FC 상황은 폭풍전야와 같다.
2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19라운드를 치른 광주가 수원FC에 0-1로 패했다. 후반 30분 정승원에게 실점하면서 광주는 지난 대전하나시티즌과 경기에 이어 2연패를 당했다.
광주는 올 시즌 그럭저럭 위기를 넘긴 것처럼 보였다. 시즌 초반 2승 후 6연패를 당하며 지난 시즌 영광이 사그라드는 듯했지만 스트라이커 허율을 센터백으로 변화시키는 등 적극적인 대처를 통해 다시금 승리를 쌓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 대전전부터 어렵사리 잡은 밸런스가 깨져버렸다. 코리아컵에서 승부차기 혈투를 치른 대전을 상대로 전반 6분 만에 베카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으나 전반 30분 수비 핵심이었던 변준수가 부상으로 빠지며 전반적인 경기력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후반 24분 천성훈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 5분에는 송창석에게 역전골까지 헌납하며 모든 대회 3연승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재원(왼쪽, 수원FC), 가브리엘(오른쪽, 광주FC). 서형권 기자
이 감독은 이번 수원FC와 경기를 앞두고 대전과 경기를 "잃은 게 많은 경기"라고 평가했다. 단순히 변준수가 8주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 아니라 경기력 측면에서 완성도가 높지 않았을 뿐더러 결과까지 좋지 않아 중위권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할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강해지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하며 '일관성'을 강조했다고 밝힌 이 감독은 광주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뉘앙스를 기자회견 내내 풍겼다.
그러나 광주는 전혀 변화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어떤 측면에서는 오히려 대전전보다 떨어진 면모도 있었다. 이따금 위협적인 공격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전반적으로 지난 시즌이나 올 시즌 좋았던 경기력과 비교해봤을 때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결국 득점할 기회를 놓친 광주는 후반 30분 안데르손이 드리블로 공을 지켜 중앙에 보내고, 강상윤과 김주엽이 잇단 패스로 정승원에게 공을 연결하고, 정승원이 슈팅할 때까지 수원FC 공격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고 실점을 허용했다. 이는 그대로 광주의 2연패로 이어졌고, 광주는 리그 11패로 올 시즌 K리그1에서 가장 많은 패배를 적립했다.
경기 후 이 감독은 작심한 듯 폭탄발언을 쏟아냈다. 시작부터 "광주 팬들이 원정을 오셔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는데 응원이 우리에게 과분할 정도였다. 선수들이 그 정도로만 경기를 뛰었다. 팬들에게 할 말이 없다. 그냥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의미 없는 축구를 했다. 오늘 경기로 많은 걸 느꼈다"며 분노를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정효 광주FC 감독. 김희준 기자
이후 발언들은 직접 들으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여기에 나열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나도 거품이 많이 끼어있고, 선수들도 거품이 많이 끼어있다. 구단도 작년 ACL(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나가는 3위가 기적이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구단이 내려놨으면 좋겠다. 팬들에게도 미안하지만 내려놨으면 좋겠다.", "다이렉트 강등을 피하는 것도 기적이 일어나야 한다.", "여름 영입이 없어 선수들이 안주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은 이적설이 있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팀에 대한 애착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다.", "카페에서 새벽 3시, 4시까지 공부하는 게 선수들에게 과분한 것 같다. 앞으로 나도 건강을 챙기면서 여유롭게 선수들과 구단에 맞추겠다.", "플레이오프에 가서 극적으로 살아남는다면 선수들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 "선수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
자극적인 말들에 쌓여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는 마치 이 감독이 경기장 안팎에 걸친 일련의 사건들로 지쳤음을 드러내는 듯했다. 실제로 이 감독은 "내가 많이 힘들다"고 말하는가 하면 "내가 이렇게 많은 짐을 짊어져야 하나 싶다. 내려놓고 싶다"며 팀에 좋은 축구를 구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음을 암시했다.
광주는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을 진행할 수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해 마련한 재정 건전화 제도(FFP)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프로연맹은 광주의 계획이 예상 수입이 과대 계산된 데다 실제 지출을 고려했을 때 받아들이기 힘든 정도라고 판단했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 금지 징계를 내렸다. 광주의 실제 수입이 예산안에 기재된 수준으로 오르지 않는 이상 이 징계는 철회되지 않는다. 엄지성, 정호연 등 핵심 선수들의 이적설이 피어오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는 이 감독 발언과 관련해 광주 선수들에게 묻는 자리가 조성됐다. 먼저 엄지성은 "감독님이 라커룸에서 별 말씀은 안 하시고 기사로 확인하라고 말씀하셔서 아직 확인을 못 했다"며 "우리가 감독님의 기준에 충족을 못하다 보니까 그런 말씀을 하시지 않았나 싶다. 그 기준에 가기까지 엄청난 노력을 더 해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이정효 감독과 광주FC 상황은 폭풍전야와 같다.
2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19라운드를 치른 광주가 수원FC에 0-1로 패했다. 후반 30분 정승원에게 실점하면서 광주는 지난 대전하나시티즌과 경기에 이어 2연패를 당했다.
광주는 올 시즌 그럭저럭 위기를 넘긴 것처럼 보였다. 시즌 초반 2승 후 6연패를 당하며 지난 시즌 영광이 사그라드는 듯했지만 스트라이커 허율을 센터백으로 변화시키는 등 적극적인 대처를 통해 다시금 승리를 쌓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 대전전부터 어렵사리 잡은 밸런스가 깨져버렸다. 코리아컵에서 승부차기 혈투를 치른 대전을 상대로 전반 6분 만에 베카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으나 전반 30분 수비 핵심이었던 변준수가 부상으로 빠지며 전반적인 경기력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후반 24분 천성훈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 5분에는 송창석에게 역전골까지 헌납하며 모든 대회 3연승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재원(왼쪽, 수원FC), 가브리엘(오른쪽, 광주FC). 서형권 기자
이 감독은 이번 수원FC와 경기를 앞두고 대전과 경기를 "잃은 게 많은 경기"라고 평가했다. 단순히 변준수가 8주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 아니라 경기력 측면에서 완성도가 높지 않았을 뿐더러 결과까지 좋지 않아 중위권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할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강해지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하며 '일관성'을 강조했다고 밝힌 이 감독은 광주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뉘앙스를 기자회견 내내 풍겼다.
그러나 광주는 전혀 변화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어떤 측면에서는 오히려 대전전보다 떨어진 면모도 있었다. 이따금 위협적인 공격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전반적으로 지난 시즌이나 올 시즌 좋았던 경기력과 비교해봤을 때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결국 득점할 기회를 놓친 광주는 후반 30분 안데르손이 드리블로 공을 지켜 중앙에 보내고, 강상윤과 김주엽이 잇단 패스로 정승원에게 공을 연결하고, 정승원이 슈팅할 때까지 수원FC 공격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고 실점을 허용했다. 이는 그대로 광주의 2연패로 이어졌고, 광주는 리그 11패로 올 시즌 K리그1에서 가장 많은 패배를 적립했다.
경기 후 이 감독은 작심한 듯 폭탄발언을 쏟아냈다. 시작부터 "광주 팬들이 원정을 오셔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는데 응원이 우리에게 과분할 정도였다. 선수들이 그 정도로만 경기를 뛰었다. 팬들에게 할 말이 없다. 그냥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의미 없는 축구를 했다. 오늘 경기로 많은 걸 느꼈다"며 분노를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정효 광주FC 감독. 김희준 기자
이후 발언들은 직접 들으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여기에 나열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나도 거품이 많이 끼어있고, 선수들도 거품이 많이 끼어있다. 구단도 작년 ACL(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나가는 3위가 기적이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구단이 내려놨으면 좋겠다. 팬들에게도 미안하지만 내려놨으면 좋겠다.", "다이렉트 강등을 피하는 것도 기적이 일어나야 한다.", "여름 영입이 없어 선수들이 안주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은 이적설이 있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팀에 대한 애착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다.", "카페에서 새벽 3시, 4시까지 공부하는 게 선수들에게 과분한 것 같다. 앞으로 나도 건강을 챙기면서 여유롭게 선수들과 구단에 맞추겠다.", "플레이오프에 가서 극적으로 살아남는다면 선수들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 "선수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
자극적인 말들에 쌓여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는 마치 이 감독이 경기장 안팎에 걸친 일련의 사건들로 지쳤음을 드러내는 듯했다. 실제로 이 감독은 "내가 많이 힘들다"고 말하는가 하면 "내가 이렇게 많은 짐을 짊어져야 하나 싶다. 내려놓고 싶다"며 팀에 좋은 축구를 구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음을 암시했다.
광주는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을 진행할 수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해 마련한 재정 건전화 제도(FFP)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프로연맹은 광주의 계획이 예상 수입이 과대 계산된 데다 실제 지출을 고려했을 때 받아들이기 힘든 정도라고 판단했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 금지 징계를 내렸다. 광주의 실제 수입이 예산안에 기재된 수준으로 오르지 않는 이상 이 징계는 철회되지 않는다. 엄지성, 정호연 등 핵심 선수들의 이적설이 피어오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는 이 감독 발언과 관련해 광주 선수들에게 묻는 자리가 조성됐다. 먼저 엄지성은 "감독님이 라커룸에서 별 말씀은 안 하시고 기사로 확인하라고 말씀하셔서 아직 확인을 못 했다"며 "우리가 감독님의 기준에 충족을 못하다 보니까 그런 말씀을 하시지 않았나 싶다. 그 기준에 가기까지 엄청난 노력을 더 해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