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김연경 대각 자리에 들어서는 상상이 현실로...버킷리스트 하나 지운 최은지

[카토커]김연경 대각 자리에 들어서는 상상이 현실로...버킷리스트 하나 지운 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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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드 히터 최은지가 흥국생명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버킷리스트를 달성했다. 5개의 리스트 중 하나를 지울 수 있게 됐다.

1992년생 최은지는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고 흥국생명과 손을 잡았다. 흥국생명은 “안정적인 수비와 강력한 공격력을 갖춘 최은지”라며 연봉 1억 3천만원, 옵션 3천만원으로 총 보수 1억 6천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직전 시즌에는 아시아쿼터로 선발한 레이나 토코쿠(일본), 김미연 등이 김연경 대각 자리에 들어서곤 했다. 이번에는 아웃사이드 히터 최은지를 영입하면서 공격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어깨 부상으로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한 김다은도 다가오는 시즌 출격 대기 중이다.

최은지는 새로운 출발과 도전에 설레는 마음이 크다.

2011년 IBK기업은행에 입단해 프로 무대에 오른 최은지는 2016년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한 뒤 2018년에는 KGC인삼공사(현 정관장) 소속으로 뛰었다. 2021년 GS칼텍스를 거쳐 5번째 팀인 흥국생명에 둥지를 틀었다.

최은지는 “아직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다. 환경이나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보니 적응하고 있는 단계다”면서 “올해 FA가 돼서 많은 고민을 했다. 흥국생명에 가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마침 연락이 왔다. 처음에는 설렜다. 그리고 또 다른 배구를 경험하고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적 소감을 전했다.

이어 “공격 부분에서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래야만 한다”며 힘줘 말했다.

최은지는 한국도로공사 소속이었을 때 이효희 코치의 추천으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한 바 있다. 주전으로 시즌 보내기, 억대 연봉 찍기, 김연경과 같이 뛰어보기, 자동차 사기, 내집마련 등 5개였다. 올해 흥국생명으로 이적하면서 4번째 버킷리스트를 달성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1개는 내집마련이다.

최은지는 “연경 언니랑은 2019년 대표팀에서 잠깐 뛰었던 적이 있다. 연경 언니와 대각에 선다는 것은 내게 엄청 큰 의미다. 어릴 때는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여자배구 선수들이 롤모델로 꼽지 않나. 또 효희 언니가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보라고 해서 혼자 적었던 것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연경 언니 은퇴하기 전에 같은 팀에서 뛰어보기였다. 이번에 진짜 같은 팀이 됐다. 효희 코치님이 버킷리스트 이뤄서 축하한다는 연락을 해주셨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아울러 “이제 내집마련만 남았다. 사실 하동에 계시는 부모님 집을 지어드리고 싶은데 부모님이 괜찮다고 하셔서 2년째 설득 중이다. 외동딸인데 부모님은 제가 언제 시집갈지도 모른다고 하시면서 이미 충분하다고만 말하신다”고 설명했다.

최은지의 흥국생명 이적에 부모님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최은지는 “엄청 좋아하셨다. 아빠는 연경 언니 옆에 붙어서 하나라도 더 메모하면서 많이 배우라고 하셨다. 수지 언니도 있으니 언니들이 어떻게 지금까지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배우면 언젠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주셨다. 그 언니들도 그냥 그 자리에 간 것이 아니라고도 하셨다”면서 “지방에 계시다보니 최근에는 광주, 김천 등 가까운 경기만 보러 오셨는데 인천에도 오실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최은지도 욕심이 더 생긴다. 목표도 뚜렷하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목표가 가늘고 길게 가보자였다. 하지만 나도 은퇴를 생각해야 할 나이다. 이 팀에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좀 더 욕심을 내보고 싶다. 이전에는 포부가 작았다. 안 다치고 부상 없이만 하자고 했는데 이번에는 할 수 있는 것들을 마음껏 코트에서 해보고 싶다”며 “그동안 팀을 옮길 때마다 주위에서 잘 갔다고 말해주셨는데, 막상 가서는 내가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하거나 교체가 늘어나면서 내 자신이 점점 작아지는 것 같았다. 이번에는 생각과 마음가짐을 달리 해보려고 한다.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흥국생명의 홈경기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는 많은 홈팬들로 인해 ‘핑크 물결’이 펼쳐진다. 상대팀으로서는 거슬릴 수밖에 없다. 이제는 최은지도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팬들의 함성 소리에 힘을 얻고 코트 위에 오를 준비를 한다.

최은지는 “이적 발표가 난 뒤 많은 분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다행히 욕은 없었다”며 “그 중에 기억에 남는 메시지가 있었다. ‘응원으로 혼쭐내주겠다’는 말을 해주셨다. 이제 그 응원을 나도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일어나면서 ‘호!’ 외치는 응원이 기억난다. 그래서 시즌이 더 기다려지고, 팬들과의 만남도 기다려진다”며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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