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ERA 0.89' 위압감은 없었다, 1승 에이스와 동행 계속되나…사령탑의 평가는?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알칸타라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승리의 주춧돌을 놓았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만족스럽진 않아도 스스로 반등의 발판은 마련한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격려했다. 알칸타라는 1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01구 7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 두산은 6-4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
알칸타라는 이날 키움 상대로 사실상 표적 등판을 했다. 그는 두산 유니폼을 입은 2020년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키움과 9차례 만나 7승, 60⅔이닝, 평균자책점 0.89로 매우 강했다. 피홈런은 지난해 6월 25일 고척 키움전에서 이형종에게 딱 하나를 기록했다. 키움만 만나면 늘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기에 부상 이후로 고전하는 알칸타라를 배려하며 등판 일정까지 조정했다. 원래 로테이션이면 알칸타라는 1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등판했어야 했으나 최원준과 순서를 바꿨다.
알칸타라는 직구(49개)와 포크볼(36개), 슬라이더(16개)를 섞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2㎞, 평균 구속은 149㎞였다. 평소 주무기로 활용하는 포크볼이 평소보다 볼이 많이 되자 슬라이더를 더 섞으면서 돌파구를 찾아 나갔다. 오히려 복귀 직후 경기에서는 직구 구속이 154㎞까지 나왔으나 이날은 1~2㎞ 정도 낮게 나왔다.
알칸타라는 두산 타선이 점수를 뽑으면 계속 키움의 추격을 허용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2-0으로 앞선 2회말 1사 후 원성준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에 놓였다. 2사 후에는 김태진에게 우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1-1이 됐다. 포크볼이 김태진의 방망이에 걸렸다.
2-1로 앞선 5회말에는 선두타자 김태진을 중전 안타로 내보낸 게 컸다. 최주환의 포수 앞 땅볼로 1사 2루가 됐고, 이주형에게 우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2-2가 됐다.
두산 타선은 6회초 2점을 더 뽑으면서 기어코 알칸타라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만들어줬다. 알칸타라는 6회말 선두타자 송성문에게 개인 통산 2번째 키움전 피홈런을 기록했다. 볼카운트 1-1에서 시속 149㎞짜리 높은 직구를 던졌는데 송성문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렸다. 점수는 다시 4-3까지 좁혀졌다. 그래도 1점차를 지키며 승리하나 싶었는데, 8회 우익수 헨리 라모스의 어이없는 뜬공 포구 실책 여파로 4-4 동점이 되면서 노디시전이 됐다. 라모스는 9회 결승 투런포로 속죄했다.
알칸타라는 4월 10일 잠실 한화전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두고 60일 넘도록 승리가 없다. 부상이 있었다고 해도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붙는 투수가 전반기가 다 끝나도록 1승밖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시즌 성적은 9경기, 1승2패, 51⅔이닝, 평균자책점 4.01이다. 2020년 31경기, 20승2패, 198⅔이닝, 182탈삼진, 평균자책점 2.54, 지난해 31경기 13승9패, 192이닝, 162탈삼진,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했던 리그 최정상급 에이스는 이제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