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2연패' GS 칼텍스, 와일러 리시브 어쩌나

'개막 2연패' GS 칼텍스, 와일러 리시브 어쩌나

구미구미 0 20

[여자배구] 24일 흥국생명전 세트스코어 0-3 패배, 와일러 리시브 효율 17.95%흥국생명이 GS칼텍스를 꺾고 홈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2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GS칼텍스 KIXX와의 홈개막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5-18, 26-24)으로 승리했다. 지난 19일 V리그 공식 개막전에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를 꺾었던 흥국생명은 홈개막전에서 GS칼텍스까지 제압하면서 시즌 초반 승점 6점을 챙기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60.71%의 성공률로 17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주도했고 투트쿠 부르주가 12득점, 정윤주와 아닐리스 피치도 나란히 8득점을 올렸다. 교체 투입된 김다은은 75%의 성공률로 6득점을 퍼부으며 3세트 역전승을 주도했다. 반면에 GS칼텍스는 아시아쿼터 스테파니 와일러가 자신에게 집중된 흥국생명의 목적타 서브를 버텨내지 못하면서 2경기 연속 0-3 패배로 불안하게 시즌을 출발했다.

수비가 불안했던 대형 아웃사이드히터들
 

▲  GS칼텍스는 도로공사로 이적한 강소휘의 대안으로 아시아쿼터 스테파니 와일러를 선택했다.
ⓒ 한국배구연맹


김연경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신장이 좋고 공격력이 뛰어난 아웃사이드히터는 서브 리시브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무래도 학창 시절부터 팀 공격을 전담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수비 연습에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비와 서브 리시브의 약점을 선수 생활 내내 안고 가는 선수도 있고 때로는 수비의 약점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포지션을 변경하는 선수도 있다.


어린 시절부터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다가 1999년 현대건설에 입단한 한유미(KBS N 스포츠 해설위원)는 현대건설의 슈퍼리그 5연패 멤버로 활약하다가 프로 출범 후 현대건설의 에이스가 됐다. 그러나 뛰어난 공격력에 비해 수비에서 약점을 보인 한유미는 언제나 수비가 좋은 아웃사이드히터의 보호(?)를 받으며 수비보다는 공격에 집중했고 대표팀에서는 좀처럼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했다.

김연경을 제외하면 V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가진 아웃사이드히터로 꼽히는 '클러치박' 박정아(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역시 커리어 내내 '수비 이슈'가 따라 다니고 있다. 박정아는 IBK기업은행 알토스 시절 채선아(페퍼저축은행)와 신연경(흥국생명) 등 수비가 좋은 아웃사이드히터와 함께 활약했다. 메디슨 리쉘(튀르키예 항공) 같은 아웃사이드히터 포지션의 외국인 선수가 있을 때는 리시브를 면제 받기도 했다.

박정아는 2017년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로 이적한 후 다시 리시브에 참가하려 했지만 리시브 약점은 손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결국 김종민 감독은 임명옥 리베로와 문정원이 리시브를 전담하는 '2인 리시브'를 도입하며 박정아가 공격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박정아는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한 지난 시즌에도 리시브 효율 12.84%에 그치며 서브 리시브에 대한 '트라우마'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선명여고 시절 '리틀 김연경'으로 불렸던 190cm의 장신 아웃사이드히터 유망주 정호영(정관장 레드스파크스)은 많은 기대를 받고 프로에 입단했지만 루키 시즌 리시브 효율이 단 2.33%에 그쳤다. 서브 리시브의 약점을 단기간에 극복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정호영은 신장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최근 2시즌 동안 681득점을 기록한 리그 정상급 미들블로커로 성장했다.

준수한 공격력과 상반되는 서브 리시브
 

▲  서브리시브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면 와일러가 GS칼텍스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긴 쉽지 않다.
ⓒ 한국배구연맹


GS칼텍스는 2020-2021 시즌 트레블을 달성하던 시절 '쌍소자매' 이소영(기업은행)과 강소휘(도로공사)로 이어지는 최고의 아웃사이드히터 콤비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2021년 이소영, 올해 강소휘가 차례로 FA자격을 얻어 팀을 떠나면서 GS칼텍스는 공수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줄 아웃사이드히터 부재에 시달리게 됐다. 이에 GS칼텍스는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195cm의 장신 와일러를 지명했다.


와일러는 주로 비치발리볼 선수로 활약했던 경력 때문에 팬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195cm의 신장을 가진 장신 아웃사이드히터라는 매력은 팬들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만약 와일러가 이번 시즌 주전 아웃사이드히터로 아포짓 스파이커 지젤 실바와 함께 '쌍포'로 활약해 준다면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강소휘가 있을 때만큼, 어쩌면 그 이상의 위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일러는 컵대회 20%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낮은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음에도 4경기에서 66득점을 올리는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선보였다. GS칼텍스는 왼쪽에 와일러, 오른쪽에 실바라는 장신 공격수를 둘이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리시브가 정확하지 않더라도 오픈공격을 통해 충분히 득점을 노릴 수 있다. 이는 이번 시즌 반야 부키리치를 아웃사이드히터로 활용하는 정관장의 작전이기도 하다.

와일러는 시즌 초반 자신에게 집중되는 상대의 목적타 서브를 매우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지난 20일 정관장과의 첫 경기에서 44.62%의 리시브 점유율을 기록했던 와일러는 24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도 무려 39번의 리시브를 받아냈다(점유율 56.52%). 흥국생명전에서 와일러의 리시브 효율은 17.95%에 그쳤고 이 때문에 부정확한 자세로 공격을 시도한 실바는 공격성공률 23.08%에 머물렀다.

와일러는 불안한 서브 리시브에도 공격에서는 2경기에서 37.21%의 성공률로 18득점을 올리는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이영택 감독이 리시브가 흔들리는 와일러를 꾸준히 주전으로 기용하는 이유다. 정관장과 흥국생명이 '와일러 집중공략'으로 재미를 본 만큼 와일러는 앞으로도 상대의 집중적인 목적타 서브에 시달릴 것이다. 그리고 와일러가 이를 잘 극복해야만 GS칼텍스 역시 승리에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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