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한때 타율·출루율 1위였는데...복덩이 '기가 맥키넌'→혹덩이 '혈이 맥키넌' 전락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4월까지는 '복덩이' 그 자체였다. 하지만 점점 '혹덩이'로 전락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29)의 이야기다.
삼성은 지난주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루징 시리즈를 기록했다. 6경기 2승 4패로 부진한 삼성(34승 1무 29패 승률 0.540)은 5승 1패로 상승세를 탄 두산 베어스(37승 2무 28패 승률 0.569)에게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내려앉았다.
가장 큰 문제는 타선의 침묵이었다. 지난주 삼성의 팀 타율은 0.243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았다. 6경기에서 뽑아낸 점수는 21점(경기당 3.5점)에 불과했다. 주축 타자들이 대부분 부진했지만 그중에서도 외국인 타자 맥키넌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맥키넌은 지난주 6경기에서 타율 0.071(28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7일 키움전(5타수 2안타 1타점)에서만 멀티히트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5경기서 무안타로 침묵했다. 9일 키움전이 끝난 뒤 맥키넌의 시즌 타율은 결국 3할대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0.294).
4월까지만 해도 맥키넌은 복덩이였다. 3~4월 27경기에서 타율 0.369 3홈런 15타점 OPS 0.948로 펄펄 날았다. 4월 27일 키움전을 마쳤을 때 맥키넌의 타율은 0.389로 거의 4할에 가까웠다. 해당 시점까지 단연 리그 전체 타율 1위였으며, 출루율(0.482)도 1위였다. 득점권 타율도 0.385로 해결사 면모까지 뽐냈다.
5월 초반까지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맥키넌은 5월 3일 롯데 자이언츠를 마친 시점에 시즌 타율이 0.391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고점을 찍은 뒤 맥키넌의 타격감은 차갑게 식었다. 5월 24경기서 타율 0.272 1홈런 8타점 OPS 0.729로 주춤했고, 6월에는 8경기 타율 0.139, 홈런 없이 2타점 OPS 0.329로 오히려 팀 타선의 혈을 막고 있다.
타격감이 떨어지자 선구안도 함께 무너졌다. 4월(18볼넷 12삼진)과 5월(14볼넷 8삼진) 볼넷이 삼진보다 많았던 맥키넌은 6월 6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볼넷은 단 1개에 그쳤다. 장점인 출루 능력을 발휘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삼성은 맥키넌 영입을 발표할 당시 "선구안이 좋고 컨택능력이 뛰어난 중장거리 유형의 오른손 타자"라며 "성실한 훈련태도와 일본 야구 경험을 바탕으로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즌이 반환점을 향해가는 시점에서 맥키넌의 성적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장타력의 부재다. 맥키넌은 올 시즌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장타율 0.4 미만(0.385)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홈런 5개를 넘지 못한 외국인 타자도 맥키넌이 유일하다. 지난해 투고타저인 일본프로야구(NPB)에서 15홈런(세이부 라이온즈 팀 내 2위)을 기록했던 장타력은 KBO리그 입성 후 완전히 실종됐다.
다행히도 삼성은 KT 위즈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병호가 이적 후 타율 0.308 4홈런 11타점 OPS 1.041로 활약하며 중심타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결국 맥키넌이 살아나야 타선의 짜임새가 살아나고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받을 수 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맥키넌의 부활을 위해 타순도 중심타선에서 2번으로 조정하고, 지명타자로 출전시키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연 맥키넌이 시즌 초반 보여줬던 '기가 맥키넌'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