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PBA 총상금 '8분의 1' 받던 여자들...5년만에 절반 가까이 맹추격
"인기도를 반영했다" 처음 시작할 당시 남자부의 1/6에 해당하는 상금을 받았던 LPBA 선수들이다.
프로당구PBA는 오는 16일부터 고양 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24-25시즌 개막전인 '우리금융캐피탈 PBA-LPBA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우리금융캐피탈은 기존 팀 블루원리조트가 해체한 뒤 스롱 피아비(캄보디아), 다비드 사파타(스페인), 강민구, 엄상필 등의 선수단 전원을 그대로 인계해 개막전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이에 따라 PBA는 전날인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4-25시즌을 앞두고 미디어데이를 개최해 선수단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우리금융캐피탈 스롱 피아비
PBA는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또 한번 일부 규칙을 개선하고 실험적인 룰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프로당구 사상 첫 해외 진출이 가장 큰 키포인트로 자리했다. 오는 8월 19일 막을 올리는 '2024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이 베트남 하노이 그랜드플라자 호텔에서 개최된다. 해당 대회는 오픈 형식인만큼 PBA투어 내부 선수들에 국한되지 않고 베트남에서 PBA에 관심을 가진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주목포인트는 여자부 상금의 대폭 증액이다.
여자부는 19-20시즌 PBA가 첫 출범할 당시 남자부의 6분의 1 가량의 상금을 받고 시작했다.
남자부는 당시에도 1억원의 우승상금을 받았다. 지금과 변한 것이 없다.
하나카드 김가영휴온스 차유람
당시 여자부는 2차 투어(신한금융투자 챔피언십) 기준으로 우승선수는 1,500만원의 상금을 받았으며 준우승선수는 48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16강에 머무르면 50만원을 받고 물러났다.
반면 남자부는 64강에서 미끄러져도 100만원의 상금을 받았고 16강에 진출하면 250만원을 챙길 수 있었다. 준우승선수는 3,400만원을 받았으며 우승선수는 1억원을 고스란히 받았다.
당시 여자부 총상금은 3,000만원에 불과했으며 남자부는 총상금 2억5,000만원이었다. 총상금만 따지면 자그마치 8배가 넘는 차이가 났던 것이다.
NH농협카드 김보미NH농협카드 김민아
남자부와 여자부의 선수풀, 실력 차이를 감안해도 너무나도 격차가 큰 금액에 일부 언론과 여론에서는 "여자부 상금을 증액해야한다"는 의견이 종종 대두되기도 했다.
LPBA는 차후 시즌부터 조금씩 상금액을 늘렸다. 20-21시즌부터 우승상금이 1,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소액 증액됐다.
그러나 여전히 남자부에 비해서는 5분의 1 가량으로 턱없이 작은 금액이었다. 이 2,000만원이라는 금액은 스폰서 사정에 따라서 간혹 증액하기도 했지만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쳤다. 따라서 LPBA 선수들은 따로 기업체에서 후원을 받거나 팀리그에 합류하지 못하면 당구장 운영, 혹은 아르바이트 등으로 일명 '투잡'이 불가피한 구도였다.
적었던 상금과 반비례해 LPBA의 인기는 굵직하게 치솟았다. '여왕' 김가영(하나카드)을 비롯해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의 최상위권 대립 구도가 만들어지고 한지은, 장가연, 권발해(이상 에스와이), 정수빈(NH농협카드) 등 재능과 미모를 겸비한 젊은 여성선수들이 꾸준히 유입되자 남성 시청자들의 주목도가 늘어났다.
에스와이 장가연
23-24시즌은 LPBA 상금 증액에 있어 다소 조심스럽고 실험적인 한 해였다.
시즌을 앞두고 여자부 상금이 3,000만원으로 반짝 증가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스폰서 기업의 자율이었다. 자금적으로 여유가 있는 기업은 3천만원을 내걸었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2,000만원의 상금을 지급했다. 기본 상금액은 사실상 20-21시즌부터 4시즌 가까이 동결에 가까웠던 셈이다.
그리고 마침내 24-25시즌, 여자부는 총상금 1억원의 시대를 맞이했다.
모든 스폰서사에서 일괄적으로 여자부 우승상금 4,000만원을 고정적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PBA 측은 늘어나는 여자부의 인기도 상승 등을 반영해 상금 인상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처음부터 상금이 컸던 남자부는 출범 후 6시즌동안 총상금 2억5,000만원, 우승상금 1억원으로 동결상태다. 반면 여자부는 남자부의 8분의 1밖에 되지 않았던 총상금액을 6시즌만에 절반 가까이 따라잡았다.
PBA 대상을 수상한 하나카드 김가영
LPBA 선수들 입장에서 증액한 상금의 당위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실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가 됐다.
김가영은 10일 미디어데이를 통해 여성 프로선수들의 실력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동네 당구장에만 가도 남자분들 중에는 LPBA 선수들 이상으로 잘 치는 고수들이 너무나 많다"며 "적어도 프로선수라면 최소한 이 분들보다는 잘하는 실력을 갖춰야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여성부 게임은 남자부에 비해 하이런이 터지는 확률이 비교적 적고, 심할 경우 20이닝에 가까운 장기 이닝으로 빠져드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올 시즌은 여자부 LPBA도 경기 수준 향상 및 관심도 증가에 따라 일부 룰이 바뀌었다. 32강과 16강 선승제 방식이 변경됐다. 16강은 기존 3전2선승에서 5전3선승제로 바뀌었다. 32강은 4전3선승제로 치러진다. 치열해진 룰을 뚫고 커진 상금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더욱 피말리는 노력이 필요해진 셈이다.
한편 프로당구 PBA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은 오는 16일부터 이틀간 LPBA 예선으로 대회 막을 올린다. LPBA 결승전은 23일 오후 10시, PBA 결승전은 24일 오후 9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