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BBBBBBBB→조기 강판' 제구 안 되는 '1순위 신인', 볼넷 허용 1위 불명예... 2군행이 해법될까

[카토커] 'BBBBBBBB→조기 강판' 제구 안 되는 '1순위 신인', 볼넷 허용 1위 불명예... 2군행이 해법될까

맛돌이김선생 0 86

한화 황준서가 21일 KIA전에서 연속된 볼넷에 답답해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고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신인 같지 않다"는 극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그러나 지금의 황준서(19·한화)는 완전히 달라졌다.

황준서는 21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동안 76구를 던지며 1피안타 8볼넷 2탈삼진 1실점한 뒤 조기강판됐다.

단 1피안타에 1실점했지만 한화 벤치에선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수많은 볼넷이 화근이 됐다. 데뷔 후 최다 볼넷 경기였다.

1회말 박찬호에게 3구 삼진을 잡아내며 기분 좋게 시작했고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지만 황준서는 스스로 무너졌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너무 컸다. 김도영과 풀카운트 승부에서 6구 빠른공이 몸쪽으로 빠지며 볼넷을 내줬다. 최형우, 나성범과도 역시나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으나 결정적인 순간 투구가 존을 크게 벗어났다. 제구가 흔들리는 신인 투수의 확연히 보이는 '볼질'에 베테랑 타자들이 당할 리가 없었다. 결국 3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에 놓였다. 황준서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고 포수 최재훈이 마운드에 올라 황준서를 진정시켰다. 다행히 이우성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지만 답답한 투구는 계속됐다.

1사에서 김태군에게 전진 시속 141㎞ 포심 패스트볼이 존으로 들어왔고 공략을 당했다. 타구는 좌중간을 뚫는 2루타가 됐다. 박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2사 2루에서 다시 한 번 흔들렸다. 박찬호에게 1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뒤 4구 연속 볼을 던졌다. 소크라테스에게도 쉽사리 존에 공을 넣지 못했다.

투수 코치와 포수 최재훈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김도영에게도 볼넷을 허용했고 밀어내기로 1-1 동점을 허용했다.

KIA전에서 투구하는 황준서.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2회 6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29구를 던졌는데 KIA 타자들은 7번만 스윙을 했다. 그만큼 황준서가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 게 눈에 보였고 존을 통과하는 공이 나오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때를 기다렸다. 결과는 번번이 볼넷이었다.

3회에도 나성범을 잡아낸 뒤 이우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에 이어 이창진에게도 다시 한 번 볼넷을 허용하자 한화 벤치가 움직였다. 황준서를 강판시키고 장시환을 올려보냈다.

일찌감치 불펜을 가동한 한화는 이후 3명의 투수가 5⅔이닝을 책임졌지만 7점을 더 내주고 패했다. KIA에선 같은 좌완 선발 자원 윤영철이 6이닝을 책임지며 3실점(비자책) 호투로 승리 투수가 돼 크게 대비됐다.

시즌 초반만하더라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황준서다. 면일초-상명중-장충고를 거쳐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고 계약금 3억 5000만원을 받았다. 데뷔전부터 5이닝 1실점 호투하며 류현진 이후 18년 만에 한화 선수로는 데뷔전 선발승을 챙겼다.

그러나 2번째 선발 경기에서 5이닝 1실점하고도 패배한 그는 이후 개인 5연패에 빠졌다. 많은 볼넷이 부진의 원인 중 하나였는데 지난달 29일 롯데전에서 5볼넷에도 6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시즌 2번째 승리를 챙겼다.

그런데 6월 들어서 최악의 투구가 이어지고 있다. 4일 KT전 3이닝 동안 6사사구 1실점, 15일 SSG전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4실점하더니 이날까지 실망스런 투구가 이어졌다.

시즌 초반엔 볼넷을 내주더라도 예리한 빠른공과 결정구 포크볼을 앞세워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이젠 위기 때 우르르 무너지는 경우가 잦아졌다. 안타를 맞고 실점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제구가 흔들려 볼넷을 내주는 일이 많다. 젊고 유망한 투수가 제 공을 던지지 못하니 답답함이 커지는 상황이다.

황준서(왼쪽에서 2번째)와 그를 독려하는 박승민 투수코치와 포수 최재훈.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황준서는 39개의 볼넷을 허용해 오원석(SSG)와 이 부문 리그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다만 오원석은 황준서와 20이닝 이상 많은 76⅔이닝을 소화했다는 차이가 있다. 9이닝당 볼넷은 6.54개로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 중 압도적 1위다.

앞서 최재훈은 새로 영입된 하이메 바리아와 류현진의 공격적인 투구를 칭찬하며 "저는 (준서가) 그런 걸 배웠으면 좋겠다. 지금 많이 좋아졌지만 더 공격적으로 한다고 하면 더 좋아질 것 같다. 현진이 형이나 지금 공격적으로 하는 투수들을 보면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준서가 밸런스도 안 좋고 하지만 투수는 밸런스가 안 좋았을 때가 더 많다. 몸상태가 좋을 때는 당연히 잘 던진다. 그런데 밸런스가 안 좋을 때는 뭘해도 (존에) 안 들어가니까 그래도 저는 안 들어가도 가운데로 던져서 안타를 맞든 홈런을 맞든 하라고 어린 선수들에게 말해준다"며 "다만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안 좋을 때에도 집중을 해야 된다고 한다. 안 좋을 때는 투수들의 표정이 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표정도 더 밝게 하라고 주문한다. 그래야 타자들이 긴장하지 안 그러면 타자들이 편하게 타석에 나선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승리한 롯데전에서도 황준서가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흔들리자 독려했고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황준서에게 '사랑의 매'를 가해 화제가 됐다. 이후 황준서는 더 각성했고 과감한 투구를 펼쳤다. 당시 상황을 돌아본 최재훈은 "적극적으로 하다 보니까 아웃 카운트를 잡았지 않나"라며 "그렇게 던질 수 있는데 왜 굳이 어렵게 던지냐고 한 번 혼낸 건데 그게 이슈가 됐다"고 전했다.

다만 매번 흔들릴 때마다 최재훈이 그의 도우미가 될 수도 없고 보다 더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야 한다.

어쩌면 체력적인 부담이 전반적인 제구 난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시즌 초반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볼넷은 이를 방증한다. 첫 시즌부터 많은 기대를 불러 모은 상황에서 시즌 초반부터 많은 경기에 나서며 체력적으로 부침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황준서는 15경기에서 53⅔이닝을 던지며 2승 7패 ERA 4.36을 기록 중이다.

물론 조급할 건 없다.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는 문동주는 첫 시즌 13경기 28⅔이닝, 1승 3패 2홀드 ERA 5.65를 기록했고 김서현은 20경기 22⅓이닝 1세이브 ERA 7.25에 그쳤다. 충분히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는 시기다. 다만 부진에 대한 명확한 원인은 짚을 필요가 있다. 체력적인 부분의 문제라면 2군에서 충분한 휴식과 함께 체력을 키우며 재도약을 노려보는 게 정답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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