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김태형이 '쓴소리꾼'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롯데 개조 프로젝트, 할 일이 많다

존잘남 [카토커] 김태형이 '쓴소리꾼'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롯데 개조 프로젝트,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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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형 감독은 롯데가 5월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음에도 가장 갈 길이 멀다고 냉정하게 바라본다 ⓒ연합뉴스
▲ 부임 이전까지 롯데와 이렇다 할 접점이 없었던 김태형 감독은 냉정한 시선으로 롯데의 문제점을 하나둘씩 보완해 갈 생각이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올 시즌 성적이 아직 하위권에 처져 있는 롯데지만, 5월 이후로는 그래도 경기력이 제법 올라왔다는 희망이 피어 나오고 있다. 실제 5월 이후로만 놓고 보면 롯데는 16승12패1무(.571)를 기록해 이 기간 LG(.667)와 두산(.655)에 이어 리그 승률 3위다.

팀의 베테랑들이자 핵심 타자들인 전준우와 정훈의 부상 공백, 에이스인 찰리 반즈의 부상과 나균안의 부진 등 여러 악재들을 이겨낸 성과로 더 값지다. 특히 근래 롯데 야구에서 잘 찾아볼 수 없었던 플레이의 '역동성'이 돋보인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로 상대 팀들의 허를 찌른다. 4일부터 6일까지 광주에서 열렸던 리그 선두 KIA와 3연전에서도 가능성 있는 야구를 보여주며 2승1패,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하지만 두산 시절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대업을 이끈 김태형 롯데 감독의 눈에는 아직 성이 차지 않는다. 겉으로는 역동성이 더 보일 수 있지만, 김 감독은 정작 '디테일'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한다. 오랜 기간 롯데 타선은 일부 핵심 타자들의 장타와 개인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순수한 타격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반대로 점수를 짜내거나 세밀한 부분에서는 실수가 많이 나왔다. 김 감독은 그런 야구에서 아직 100% 다 벗어난 건 아니라고 냉정하게 말한다.

김 감독은 팀의 주루 플레이가 나아졌다는 말에 오히려 "주자들의 플레이가 미숙하다. 특히 주자가 2루에 있을 때 플레이가 아직 조금 많이 미숙하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상황을 생각하고 그에 맞는 플레이를 미리 계산하고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자신의 기준에 다 올라오지 못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감독은 "외야수의 수비 위치도 보고, 타구도 보고 해야 하는데 그 판단이 아직 감독이 봤을 때는 아쉬운 모습들이 있다. 무조건 들어와야 하는 상황에서 멈칫한다. 외야수가 여기에 있고, 타구는 반대쪽으로 가고 있는데"면서 "그런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외야가 지금 어느 쪽으로 쏠렸는지, 아예 뒤에 가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그런 부분들이 부족하다. 젊은 선수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이다"고 했다. 오히려 지금 만들어가야 하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초등학교 때부터 하는 것"이라고 냉정하게 선을 그었다.

사인을 놓치는 선수들도 있었다는 게 김 감독의 이야기다. 사인을 다시 내달라고 하면 상대 팀 더그아웃에서는 '뭔가 작전이 있다'고 판단해 대비하게 되고, 김 감독으로서는 답답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김 감독부터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고영민 코치가 이야기를 잘 하고 있다"면서 선수들의 기본기를 뜯어고치기 위해 코칭스태프가 일정 부분 개입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 세밀한 야구가 부족했던 롯데는 김태형 감독의 쓴소리 속에 조금씩 안정 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 감독의 계약 기간은 3년이다. 롯데는 김 감독에게 충분한 시간과 지원을 해준다는 심산이다. 절대적인 권력을 안겨줬다. 김 감독 또한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3년을 내다본 긴 호흡을 가지고 있다. 주축 타자들에게도 쓴소리를 한다. 김 감독은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 윤동희 나승엽 고승민에 대해서도 "장타에 욕심만 내면 안 된다. 내가 봤을 때는 아직 멀었다. 빨리 공에 따라갈 수 있는 테크닉을 만들어 놓고 해야 되는데, 아직 그것도 안 되는데 그것부터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자꾸 뭐라고 해야 한다. 최소 3년 정도는 타율을 찍고 가야 어느 정도 테크닉도 생기고 하는 것이다. 잔소리는 계속 할 것이다"고 공언했다.

롯데가 지금까지 꾸준하게 성적을 내지 못했던 이유는 역설적으로 성적이 너무 급했기 때문이다. 차근차근 밑에서부터 쌓아가는 게 아닌, 성적을 위해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길로 가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성과를 남기는 경우가 많았다. 김 감독에게 3년의 계약기간을 두고 전권을 보장한 것도 결국은 차근차근 팀의 문화와 스타일을 바꿔주길 원했기 때문이다. 하루 아침에 될 수는 없다는 것을 김 감독부터 잘 안다. 지금은 모두가 인내해야 할 때다. 김 감독의 개조 프로젝트가 후반기부터, 혹은 내년부터 그 결실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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