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2사 1루 LG 박해민이 한화 권광민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아웃 하나 이상의 가치가 있는 호수비였다. LG 트윈스 박해민이 놀라운 슈퍼캐치 두 번으로 팀의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LG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5-0 완승을 거두고 개막 3연승을 달렸다. 이날 8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박해민은 타석에서 4타수 무안타 3삼진을 기록했지만, 눈부신 호수비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한화 선발 류현진과 LG 선발 엘리저 에르난데스의 맞대결, 메이저리그 출신의 두 투수가 명품 투수전을 펼치며 경기는 좀처럼 0-0의 균형이 깨지지 않은 채 팽팽하게 흘러갔다. 5회말 오지환의 삼진 후 박동원이 우전안타를 치고 나갔으나 김현수와 박해민이 모두 땅볼로 돌아서며 여전히 스코어는 0-0.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말 1사 LG 선발투수 에르난데스가 박해민의 호수비에 놀라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한화는 6회초 심우준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1번타자 김태연이 타석에 섰다. 1회초 뜬공으로 물러나긴 했지만 담장 바로 앞 워닝 트랙에서 잡힐 정도의 위협적인 타구를 만들었던 김태연이었다. 이번에는 에르난데스의 2구를 공략한 김태연의 타구가 좌중간 애매한 위치로 향했다. 빠졌다면 장타가 될 코스, 하지만 한참을 내달린 박해민이 몸을 날리는 다이빙 캐치로 이 공을 낚아채 김태연을 아웃시켰다.

박해민의 호수비에 이택근 해설위원은 "나도 중견수였지만, 잡을 수 없는 공이었다. 그 정도로 우측으로 멀리 서 있었다. 박해민 선수가 아니었다면 아마 못 잡았을 것"이라며 "스타트, 다이빙 타이밍까지 완벽했다"고 놀라워했다. 에르난데스 역시 박해민의 호수비에 깜짝 놀라며 고마움을 표했고, 7회까지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막고 이날 자신의 투구를 끝냈다.

이후 박해민의 호수비가 한 번 더 나왔다. LG가 한 점을 뽑아냈으나 여전히 1-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초 2사 1루 상황, 김진성을 상대한 대타 권광민의 타구가 중견수 앞쪽으로 크게 떴다. 그러나 박해민이 다시 한 번 날아 공을 잡으면서 그대로 이닝이 끝이 났다. 박해민은 환하게 웃었고, 이후 LG는 8회말에만 4점을 추가하고 경기를 가져왔다.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2사 1루 LG 박해민이 한화 권광민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경기 후 박해민은 "두 개 다 잡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8회초에는 주자가 1루에 있었기 때문에 장타를 막기 위해 조금 뒤에서 수비를 했는데, 어쨌든 좋은 수비가 나오면서 상대팀의 흐름을 잘 끊을 수 있었다"며 "짜릿하긴 했다. 안타가 되면 1・2루나 1・3루가 되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상대가 대타 성공을 하면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그걸 잘라내 웃음이 나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수비는 공격의 시작. 박해민에게 '안타를 못 치고 수훈선수 인터뷰를 한 적이 있나' 묻자 그는 "없는 것 같다"고 머쓱하게 웃으면서 "야구가 공격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그래도 보여줄 수 있어서 뜻깊은 경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의미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수비를 마친 LG 김진성이 박해민과 글러브를 맞대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