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조원빈, 4년째 마이너리그 싱글 A 정체…올해가 마지막 기회


(MHN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세인트루이스 구단 산하 마이너리그에 소속된 외야수 조원빈이 올해 싱글 A팀(팜비치 카디널스)에 배치됐다. 지난해 보다 한 단계 낮은 리그로 강등된 것. 사실상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워히터'라는 수식어와 함께 지난 2022년 미국으로 건너간 조원빈은 마이너리그 첫 해 세인트루이스 산하 루키팀에서 뛰었다. 당시 그는 총 26경기에 나와 타율 0.211, 1홈런 3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는 0.716이었다.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세인트루이스는 조원빈의 파워와 잠재력를 믿고 이듬해인 2023년 싱글 A팀으로 승격시켰다. 이에 조원빈은 타율 0.270, 7홈런 52타점 OPS 0.765의 성적을 올리며 기대에 보답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였다.

조원빈은 지난해 싱글 A 하이 팀으로 승격되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됐다. 하지만 총 10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7, 2홈런 28타점으로 고꾸라졌다. OPS도 0.612로 추락했다. 이에 세인트루이스는 그를 올 시즌 지난해 보다 한 단계 낮은 싱글 A팀으로 되돌려 보냈다. 후퇴한 셈이다.
올 시즌은 조원빈이 미국에 진출한지 4년째가 된다. 그 동안 단 한 번도 싱글 A리그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건 사실상 올해가 조원빈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가 될 확률이 높다.
과거 조원빈처럼 고교를 졸업하고 미국에 진출했던 선수들 중 싱글 A에서 고전하며 마이너리그에서 4년 이상을 버틴 선수는 전무하다. 야수는 투수에 비해 기회가 더 적게 주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충암고를 졸업하고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며 2009년 미국으로 건너간 이학주는 2011년 마이너리그 싱글 A 하이에서 총 97경기에 나와 타율 0.318, 4홈런 23타점 28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OPS도 0.832나 됐다.
지난 2009년 미국으로 건너간 하재훈(35. SSG)의 마이너리그 싱글 A 하이 성적도 조원빈보다 월등했다. 하재훈은 2011년 싱글 A 하이에서 타율 0.276, 8홈런 47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OPS도 0.733이나 됐다.
고교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메이저리그까지 데뷔한 최지만의 경우는 싱글 A를 폭격한 수준이었다. 지난 2013년 싱글 A 하이에서 뛴 그는 타율 0.337, 7홈런 40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OPS는 무려 1.045를 기록했다.

투수와 달리 야수의 경우 통산적으로 4~5년 내에 더블 A까지 올라가지 못하면 방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거 고교졸업 후 미국 무대를 노크했던 김동엽(35. 키움), 나경민, 신진호 등이 그랬다.
조원빈이 올 시즌 싱글 A에서 좋은 성적과 함께 상위리그로 승격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그를 마이너리그에서 보는 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MHN DB, 피오리아 치프스 홍보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