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5.12→3.88→무4사구 완봉...대체 무엇이 사직 예수를 바꿔 놓았나[광주 초점]
4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 롯데 선발투수 윌커슨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6.0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흠잡을 곳 없는 완벽투였다.
724일만에 KBO리그 무4사구 완봉승 기록을 쓴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애런 윌커슨. 올 시즌 출발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4월까지 7경기에서 윌커슨은 1승3패, 평균자책점 5.12였다. 3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 투구를 펼쳤으나, 비자책으로 승리를 딴 3월 29일 NC전 이후 두 경기에서의 QS는 모두 3실점을 했다. 나머지 4경기에선 피홈런, 볼넷으로 고전하는 흔적이 역력했다.
5월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5월 4일 삼성전에서 7이닝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시즌 2승째를 기록한 뒤 이어진 4경기를 모두 QS로 장식했다. 5월 5경기 33⅓이닝 동안 단 3개의 볼넷 만을 허용했고, 탈삼진을 30개나 잡았다. 6월 4일 광주 KIA전에선 9이닝 5안타 무4사구 9탈삼진 무실점의 완봉승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4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 9회초 롯데 윌커슨이 KIA 김도영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윌커슨은 무사사구 완봉승을 기록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6.04/KIA전에서 윌커슨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8㎞(평균 145㎞)로 빠른 편은 아니었다. 이날 가장 많이 구사한 체인지업(40개·최고 137㎞, 평균 134㎞)과의 구속차가 꽤 있었던 부분이 눈에 띈다. 커터(34개·최고 145㎞, 평균 141㎞)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KIA 타선을 침묵시켰다.
이날 윌커슨과 호흡을 맞춘 포수 유강남은 "모든 공이 거의 라인에 물릴 만큼 좋은 제구력을 보여줬다. 자신이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고중들로 타자들이 계속 의식할 수밖에 없는 공을 많이 던졌다"고 평했다.
시즌 초반과 가장 달라진 건 구위. 유강남은 "외국인 투수들이 시즌 초반엔 다소 헤매다가 날씨가 더워지면 올라오는 경향이 있다"며 "그동안 직구, 커브, 슬라이더를 활용하다 체인지업 비중을 높인 것이나, 구속 면에서도 차이가 많이 나는 것도 주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4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 롯데가 6대0으로 승리했다. 무사사구 완봉승을 기록한 윌커슨과 유강남이 포옹을 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6.04/비로소 본궤도에 오른 윌커슨. 하지만 여전히 안심하지 않는 눈치다. 그는 "지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또 안 좋은 시기가 올 수 있다"며 "안 좋은 부분을 잘 수정해 나가면서 좋은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