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10년을 기다린 문상철이 있다...박병호는 이제 잊자, 떠나서 잘하는 걸 어쩌랴

[카토커] 10년을 기다린 문상철이 있다...박병호는 이제 잊자, 떠나서 잘하는 걸 어쩌랴

맛돌이김선생 0 158

 


떠나서 잘 하는 걸 어쩌겠나...잊자, 문상철이 있으니.

이제는 KT 위즈가 아닌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 그야말로 '미친 기세'다. '완벽 부활'이라는 표현도 어울린다.

KT에서 올시즌 험난한 주전 경쟁에 힘들었던 박병호. 구단에 방출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인 끝에 지난 28일 전격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 됐다. 삼성에서 입지가 좁아진 '동병상련' 오재일과의 맞교환이었다.

자신이 왜 그렇게까지 KT를 떠나야 했냐는 걸 증명이라도 하는 듯,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다. 5경기 3홈런에, 2일 한화 이글스전은 1대0 승리 결승타를 8회 때려냈다. 박병호와 함께 삼성은 4연승 신바람이다.

KT 입장에서는 잘 되라고 보냈는데, 지나치게 잘해버리니 복잡 미묘할 듯. 불과 며칠 전까지 자기들 선수였다. 그렇게 부진하다 삼성에 가서 대폭발 하니 '있을 때 잘 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경기. 8회 1타점 적시타 날린 박병호.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6.02/하지만 언제까지 한숨만 쉬고 있을 수는 없다. 잘 되라고 최선의 예우를 하며 보내준 선수가 잘 할 때는 '쿨하게' 응원하고 잊어야 한다. 그래도 KT가 웃을 수 있는 건 문상철이 있어서다.

박병호가 올시즌 주전에서 밀리기 시작한 건 '만년 거포 기대주' 문상철의 타격감이 워낙 좋아서였다. 시즌 초 KT가 최하위권을 허덕일 때, 박병호의 방망이가 너무 안 맞을 때 포지션이 겹치는 문상철을 쓰지 않을 수 없었고 이강철 감독도 결단을 내렸다.

문상철이 못 한다면 모를까, 박병호의 빈 자리를 충분히 메워주고 있다. 2일 KIA 타이거즈전 승리에 쐐기를 박는 만루포 포함 3안타를 몰아쳤다. 2루타 장타도 있었다. 4번타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2회초 KT 문상철이 솔로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4.05/이 경기 뿐 아니다. 올시즌 타율 3할1푼6리 10홈런 30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이 기대된다. 홈런은 이미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문상철은 KT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2014년 1군 진입을 앞두고 특별지명으로 뽑은 거포 유망주였다. 하지만 수비가 약해 고정 포지션을 줄 수 없었다. 타격도 터질 듯, 말 듯한 시즌이 이어졌다. 그렇게 10년 가까운 시간만 흘렀다.

반전은 지난해부터였다. 강백호가 부상 등 이런저런 문제로 빠졌을 때 존재감을 드러냈고,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이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12경기를 뛰며 올시즌 첫 풀타임 시즌을 예고했었다. 그리고 '국민거포' 박병호마저 벤치로 밀어내며 확실하게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사진제공=KT 위즈KT와 이 감독이 기쁜 건 문상철과 함께 이적 후 13타수 무안타도 지독한 부진을 보이던 오재일 역시 이날 첫 홈런포를 신고했다는 것이다. 오재일까지 함께 터져준다면, '미친 활약'의 박병호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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