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악조건 속에 선방한 울산 조현우, “많이 부끄러웠어... 책임감 크다”

[현장목소리] 악조건 속에 선방한 울산 조현우, “많이 부끄러웠어... 책임감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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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울산 HD 수문장 조현우가 한일전 패배를 자책하며 고개를 숙였다.

울산은 23일 오후 7시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빗셀 고베와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3차전서 미야시로 타이세이에게 멀티골을 내줘 0-2로 졌다. 대회 3연패 늪에 빠지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날 울산은 호랑이굴인 문수축구경기장을 떠나 종합운동장에서 홈 이전 경기를 개최했다. 고베전을 포함해 오는 11월 1일 강원FC와36라운드까지 종합운동장에서 소화한다.

분명 홈이었는데, 마치 원정에 온 듯한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럼에도 조현우는 늘 그랬듯 수차례 선방으로 대량 실점을 막았다. 경기 후 마주한 그는 “선수들과 소통이 잘 안 됐던 것인지, 상대 압박이 강했던 것인지. 고베는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나오지 않았다. 당황했던 장면이 많았다”고 떠올린 후, “강원과 이곳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데 조명도 어둡고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다음에 좋은 경기를 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크다고(경기장 변화) 생각한다. 우리 홈경기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잔디는 좋았다. 결과를 못 가져온 것은 워낙 경기력이 나빴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장인 김판곤 감독은 “팬들에게 송구스럽다. 부끄럽고 할 말이 없다. 이 팀이 16강 탈락을 한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자격이 없다. 상대 팀을 대하는 태도나 존경심이 부족했다”고 자신을 탓했다. 이유가 있다. 울산은 이번 시즌 ACLE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 요코하마 F.마리노스, 고베까지 일본 팀에 3연패를 당했다.

조현우 역시 “나도 책임감이 크다. 사실 오늘 90분 동안 경기를 하면서 많이 부끄러웠다. 우리는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지배하는 경기를 준비했는데, 오히려 지배당한 것 같아 많이 속상하다. 부끄러웠다”며 고개를 떨군 뒤, “경기가 끝나고 감독님께서 오늘까지만 속상해하고 화나고 이런 부분을 이야기하셨다. 그래도 많이 속상하다. 다음 경기 때 이런 모습이 절대 나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랑 소통을 많이 하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반전을 약속했다.

동료들과 어떤 이야기를 했느냐고 묻자, 조현우는 “모두 할 말을 잃었다. 우리가 준비한 게 조금 안 나와서 선수들이 많이 당황스러워했고, 평정심을 잃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팬들 앞에서 아쉬운 경기를 했다. 때문에 빨리 잊어야 한다”며 90분 내내 성원해준 팬들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울산은 27일 오후 2시 포항스틸야드에서 포항스틸러스와 동해안더비를 치른다. 3연속 리그 우승을 위해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하다. 현재 2위인 강원에 승점 4점 앞서 있다.

조현우는 “감독님이 지나갔으니까(고베전) 포항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선수들과 딱 일요일 경기만 바라보고 하루하루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만회할, 우승 할 수 있는 경기다. 팬들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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