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고교야구 28연승 덕수고, 존폐위기 딛고 최강자로

존잘남 [카토커] 고교야구 28연승 덕수고, 존폐위기 딛고 최강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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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마운드에서 마지막 인사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올해 폐교를 앞둔 서울 성동구 덕수고등학교에서 마지막 졸업식을 마친 야구부 졸업생들이 5일 야구장 마운드 위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덕수고 일반계열은 지난 2022년 송파구 위례신도시로 이전했고, 특성화 계열은 이번 해에 경기상업고등학교에 통폐합된다. 2024.1.5 hwayoung7@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명문 덕수고 야구부가 고교야구 무대에서 무서운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덕수고는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대구상원고를 4-0으로 완파하고 통산 7번째로 황금사자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달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에 이은 전국 고교대회 2연속 우승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덕수고는 올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공식 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황금사자기 결승까지 최근 28경기에서 연승 가도를 달렸다.

덕수고 야구부의 선전은 모교의 이전 과정을 딛고 나와 더 의미 있다.

덕수고는 지난 2018년 특성화고 통폐합 이전 방침에 따라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서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로 이전했고, 이 과정에서 야구부는 존폐 위기에 놓였다.

위례신도시 새 교정의 부지 문제로 야구 훈련장을 조성할 수가 없어서 '야구장 없는 야구부'로 전락할 위기를 겪었다.

덕수고 야구부 선수들은 올해 위례 교정에서 수업을 받은 뒤 기존 행당동 부지로 이동해 훈련하는 고된 일정을 겪었다.

매일 이동에만 수십 분의 시간이 소요되는 고난에도 덕수고 야구부는 최고의 결과를 끌어내며 명문교의 위상을 지켰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년부터는 위례신도시 학교 근처에 있는 야구장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협조를 얻었다"며 "선수들이 공부와 훈련을 병행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장 마운드에서 마지막 인사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올해 폐교를 앞둔 서울 성동구 덕수고등학교에서 마지막 졸업식을 마친 야구부 졸업생들이 5일 야구장 마운드 위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덕수고 일반계열은 지난 2022년 송파구 위례신도시로 이전했고, 특성화 계열은 이번 해에 경기상업고등학교에 통폐합된다. 2024.1.5 hwayoung7@yna.co.kr


덕수고에서는 한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기대주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특히 팀 내 에이스이자 주장인 왼손 투수 정현우의 활약이 돋보인다.

정현우는 신세계 이마트배 대회 5경기에 출전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56을 기록했고 황금사자기에선 3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82의 특급 성적을 올렸다.

황금사자기 결승에선 5회부터 5이닝 동안 1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정현우는 이미 프로야구 전 구단 스카우트의 표적이 되고 있다.

그는 전주고의 강속구 투수 정우주와 함께 2025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 2순번을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정윤진 감독은 "정현우는 고교야구 무대에서 최고 시속 152㎞의 강속구를 던진 보기 드문 고교 좌완 투수"라며 "특히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스플리터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는데 모든 구종의 제구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정현우는 미국 등 해외보다는 KBO리그 데뷔에 무게를 싣고 있다"며 "프로 무대에서도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현우와 함께 '원투펀치' 역할을 하는 우완 선발 김태형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상위 지명이 유력하다.

야수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2루수 박준순을 비롯해 주전 내야수들은 안정적인 수비로 팀 28연승에 큰 몫을 했다.

정윤진 감독은 "주전 내야수들은 2학년 때부터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조직력을 다졌고, 이런 환경이 올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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