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선발 출전’ 타이스, 천당과 지옥 오갔다… 네덜란드, 혈투 끝에 슬로베니아에 패배

[카토커] ‘선발 출전’ 타이스, 천당과 지옥 오갔다… 네덜란드, 혈투 끝에 슬로베니아에 패배

촐싹녀 0 241

 


타이스가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를 보냈다. 팀이 석패를 당하며 결국 새드엔딩을 맞았다.

네덜란드가 현지 시간 22일 튀르키예 안탈리야 스포츠 홀에서 치러진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주차 경기에서 슬로베니아에 세트스코어 2-3(33-31, 22-25, 25-20, 21-25, 25-27)으로 패하며 불안하게 대회를 시작했다. 경기 전 AI가 제공하는 기대 승률에서 43% VS 57%로 열세에 놓였던 언더독 네덜란드는 눈앞까지 왔던 업셋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날 네덜란드의 선발 라인업에는 V-리그 팬들에게 반가운 이름이 보였다. 바로 삼성화재와 한국전력에서 활약한 아웃사이드 히터 타이스 덜 호스트였다. 2024 한국배구연맹(KOVO)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재지원하지 않으며 V-리그에서의 2기 커리어를 마무리한 타이스는 이날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로 출전했다.

두 팀은 1세트부터 혈전을 벌였다. 정확히는 듀스 이전까지는 리드를 뺏고 뺏기는 치열한 접전, 이후에는 양쪽 코트에서 범실이 난무하는 졸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타이스의 활약은 그리 좋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슬로베니아의 목적타 서브에 고전했고, 27-27에서는 아쉬운 서브 범실을 저지르기도 했다.



두 팀이 나란히 30점을 넘어섰을 정도로 길게 이어진 1세트는 결국 네덜란드의 신승으로 끝났다. 31-31에서 니 미르 압델-아지즈의 날카로운 공격이 터졌고, 이후 티네 우르나트의 연타 처리가 범실이 되며 힘겹게 1세트를 따냈다. 양 팀 합쳐 무려 20개의 범실이 나온 탓에 템포가 늘어진 세트였다.

1세트에 다소 주춤했던 타이스는 2세트 초반 좋은 서브로 빛을 발했다. 3-1에서 강서브로 야니 코바치치의 리시브를 흔들어 마르텐 반 갈데렌의 다이렉트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리시브에서는 여전히 목적타에 고전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팀의 리드가 비교적 넉넉했던 세트 초반까지는 큰 문제가 안 됐지만, 리드 폭이 줄어든 13-11에서도 불안한 리시브로 알렌 파옌크의 다이렉트 공격 득점을 허용하며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타이스는 14-13에서도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여전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이어진 반 갈데렌의 공격마저 범실이 되며 네덜란드는 역전까지 허용했다. 이후의 양상은 1세트와 흡사했다. 두 팀 간의 치열한 1점 승부가 벌어졌고, 20점대에도 나란히 진입했다. 2세트의 주인공이 된 선수는 톤첵 스턴이었다. 23-22에서 타이스를 포함한 쓰리 블록을 앞에 둔 채 한 박자 늦게 미는 투 핸드 푸쉬로 결정적인 득점을 올렸다.

이후 24-22에서 타이스의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하이 볼 상황을 맞이한 니 미르가 범실을 저지르며 2세트는 슬로베니아의 승리로 끝났다. 결국 리드가 넉넉하던 때부터 이미 불안했던 타이스의 리시브가 발목을 잡고 만 것.

흐름 상 많은 것이 걸려 있던 3세트, 니 미르의 서브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9-7에서 터진 그의 연속 서브 득점이 순식간에 주도권을 네덜란드 쪽으로 향하게 했다. 니 미르는 공격에서도 불을 뿜으며 코트를 완벽하게 장악했고, 타이스는 앞선 세트들에 비해 한결 나아진 리시브와 날렵한 파이프로 힘을 보탰다. 이후 타이스는 18-15에서 강력한 서브로 득점까지 터뜨리며 신바람을 냈고, 두 선수의 활약에 힘입은 네덜란드는 25-20으로 3세트를 따냈다.



타이스는 영점 조절이 끝났다는 듯 4세트에도 서브 득점을 터뜨렸다. 4-4에서 티네 우르나트와 코바치치 사이에 떨어지는 서브를 성공시켰다. 그러나 팀은 얀 코자메르닉의 압도적인 전위 존재감에 짓눌리며 끌려갔다. 그렇게 팀이 침체됐을 때 타이스의 리시브 불안이 또 한 번 드러났다. 7-13에서 안드린가와 타이스의 사이 공간이 그레고르 로프렛의 서브에 노출되며 더블 스코어가 됐다. 그러자 로베르토 피아자 감독은 타이스를 빼고 톰 쿱스를 대신 투입했다. 이후 타이스의 재투입 없이 4세트는 슬로베니아의 25-21 승리로 끝났다.

타이스는 5세트에 다시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시작부터 목적타 서브를 얻어맞았고, 0-1에서 코자메르닉의 서브가 타이스의 리시브를 흔들며 톤첵 스턴의 다이렉트 공격이 터졌다. 대신 2-3에서의 왼쪽 공격은 무난히 성공시켰다. 네덜란드는 5-5에서 우르나트의 공격 범실과 니 미르의 네트 싸움 승리로 주도권을 잡았고, 플락의 속공으로 먼저 8점에 도달했다.

코트가 바뀐 직후, V-리그에서 타이스의 주무기였던 그의 클러치 사이드 블로킹이 터졌다. 우르나트의 공격을 깔끔하게 차단하며 9-6을 만들었다. 그러나 슬로베니아의 저력이 만만치 않았다. 쓰리 블록을 무력화시키는 체불의 공격으로 11-11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접전이 계속되며 결국 5세트 듀스라는 최후의 결전이 성사됐다.

16-16에서 타이스의 2단 연결 실수가 실점으로 연결되며 슬로베니아가 경기를 끝낼 기회를 잡았지만, 코자메르닉이 통한의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접전은 더 길게 이어졌다. 타이스는 17-18에서 불안한 리시브를 노련한 공격으로 메우며 한숨을 돌렸다. 20점을 넘어 나란히 25점을 돌파한 양 팀의 처절한 승부는 결국 슬로베니아의 승리로 끝났다. 26-25에서 톤첵 스턴의 서브 득점이 터졌다.

천당과 지옥을 오갔던 타이스의 종착지는 안타깝게도 지옥에 가까웠다. 이날 그의 최종 기록은 블로킹 2개, 서브 득점 3개 포함 14점‧공격 효율 30.77%‧리시브 효율 19.44%였다. 아주 잘했다고도, 못했다고도 볼 수 없는 기록이었다. 그러나 세트별 경기 내용의 기복이 꽤 있었고, 결국 팀이 패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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