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이대성을 원했던 삼성, 가장 큰 이유는 ‘공수 겸장 1번’
“이대성은 공수를 겸비한 1번이다”
서울 삼성은 지난 21일 FA(자유계약) 관련 보도자료를 보냈다. 핵심은 ‘이대성과 계약’이었다. 삼성은 ‘계약 기간 2년’에 ‘2024~2025 보수 총액 6억 원(연봉 ; 4억 2천만 원, 인센티브 : 1억 8천만 원)’의 조건으로 이대성과 계약했다.
이대성은 2022~2023시즌 대구 한국가스공사에서 활약했다. 당시 ‘국내 선수 득점 1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FA를 맞았다. 하지만 이대성의 시선은 해외로 향했다. 이대성은 원 소속 구단인 한국가스공사에 자신의 의지를 전했다.
의지를 전한 이대성은 일본 B리그 미카와 시호스즈에 입단했다. 입단 기자회견에서 “도전하는 마음으로 최대한 오래 머물고 싶다. 마지막에는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다”며 ‘도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대성의 의지를 파악한 한국가스공사는 ‘계약 미체결’로 이대성과 계약을 마쳤다.
그러나 이대성은 1년 만에 KBL로 컴백했다. 소속 팀이었던 미카와와 계약을 해지한 후, 여러 절차 끝에 삼성과 계약했다. ‘계약 미체결’ 신분이었던 이대성은 ‘보상 선수’와 ‘보상금’이라는 제약에서 제외됐다.
한국가스공사가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 이대성이 2023 FA 때 다른 구단과 계약했다면, 한국가스공사는 ‘보상 선수+이대성 2021~2022 보수의 50%(2억 7,550만 원)’ 혹은 ‘이대성 2021~2022 보수의 200%(11억 원)’을 받을 수 있었다.
또, 계약 미체결 신분인 한국가스공사가 이대성과 계약해도, 이대성은 2024년 12월 31일까지 트레이드되지 못한다. 그래서 한국가스공사는 ‘사인 앤 트레이드’도 하지 못한다. 한국가스공사는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다.(물론, 한국가스공사가 이대성을 ‘임의 탈퇴’로 처리했다면, 이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다)
삼성도 이런 상황을 어느 정도 예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성을 영입했다. 계약을 진행한 삼성 관계자는 “NBA 공수 겸장 가드인 즈루 할러데이가 밀워키의 수비 지표를 끌어올렸다. 보스턴으로 이적한 후, 보스턴의 수비 지표가 리그 상위권으로 상승했다.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팀에 미치는 영향력을 알 수 있는 사례다”며 즈루 할러데이(NBA 보스턴 셀틱스)를 먼저 언급했다.
이어, “KT의 허훈과 소노의 이정현, 가스공사의 김낙현 등 앞선 자원을 활용한 농구가 세졌다. 그런 농구가 대세이기도 하다. 그래서 KBL의 스피드가 더 빨라졌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여기에 대처할 가드를 필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공수를 겸비한 이대성을 원했다. 특히, 이대성의 수비력을 높이 평가했다”며 이대성을 영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 후 “(이)정현이와 시너지 효과를 낼 공격수도 필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공수 모두 갖춘 1번이 우리 팀에 필요했다. 그래서 이대성을 영입했다. 동시에, 가드층을 두텁게 하고, 3번을 강화해야 했다. 최성모와 최현민을 같이 영입한 이유”라며 ‘전력 강화 방향’을 밝혔다.
김효범 삼성 감독 역시 “이대성은 대표적인 공수 겸장이다. 우승 경험이 있고, 경기를 이기게 하는 선수다. 코트 밖에서의 연습 태도 또한 훌륭하다.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롤 모델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삼성 관계자와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한편, 김효범 삼성 감독과 이대성은 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그래서 ‘삼성과 이대성의 계약이 가능했다’는 시선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김효범 삼성 감독은 “앞서 말씀 드렸듯, 나는 일을 감정적으로 하지 않는다. 이대성 역시 친분 관계 때문에 팀을 옮기지 않는다.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아는 친구다. 그걸 알기 때문에, 이대성을 필요로 하는 이유를 사무국과 이대성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했다”며 딱 잘라 말했다.
그리고 “이대성은 일본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받았다. 금전적인 조건만 놓고 보면 그랬다. 무엇보다 100명의 김효범이 있다고 해서, 이대성은 오지 않는다. 나 역시 리그 정상급 1번을 보유했다면(김선형-허훈-이재도-소노 이정현 등을 예로 들었다), 이대성을 원하지 않았을 거다”며 ‘1번 보강’을 이야기했다.
단호하게 말한 김효범 삼성 감독은 “이대성은 자기 목표와 도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도 이대성의 그런 면을 존중한다. 그래서 우리 팀의 지표를 준비했다. 또, 이대성이 합류할 때, 개선될 수 있는 우리 팀의 기록을 이대성에게 알려줬다. 영상 자료 또한 보여줬다”며 이대성에게 발표한 내용을 공개했다.
계속해 “이정현과 공존할 수 있는 이유를 이대성에게 제시했다. 이전과 다른 체제에서 농구할 거고, 이대성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거다. 이대성의 수비 기여도 역시 높일 거다”며 ‘이대성 활용법’을 구체적으로 덧붙였다.
방법론을 언급한 김효범 삼성 감독은 “내가 그리는 1번은 이대성이다. 다만, 내가 팀 구조와 스페이싱, 타이밍을 명확하게 잡아줘야 한다. 그렇게 해야, 이대성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그렇게 했을 때, 나도 이대성에게 승부처를 맡길 수 있다. 또, 이대성 역시 늘 1번을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여정이 이대성에게도 도전일 거다”며 ‘1번 이대성’을 다시 한 번 말했다.
삼성은 2016~2017시즌 이후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다. 특히, 2021~2022시즌부터 3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렇기 때문에, 전력을 강화해야 하고,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확실한 포인트가드’를 그 방법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삼성은 이대성을 데리고 왔다. 이대성의 강점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삼성이 이대성 영입 후에도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삼성과 이대성 모두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대성을 영입한 이유와 목적, 이대성이 삼성에 들어온 이유와 목표 모두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