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비와 함께 삼성, 두산이 울었다' 논란의 노게임, 콜드게임...예보 믿고 취소, 현실성 있나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비에 분노했다. 매년 장마철만 되면 반복되는 우천 취소, 강우 콜드, 노게임 문제.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 것인가. 불가능한 것인가.
박 감독은 3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더블헤더를 앞두고 작심 발언을 했다. 29일 KT전 4회 7-1로 앞서고 있었는데 비로 인해 경기가 노게임 선언된 것이다. 경기 당일에는 빗줄기가 조금 가늘어졌는데도, 경기를 속행시키지 않은 것이 화가 났고 다음 날은 그렇게 많은 비 예보가 있다면 왜 경기 시작 전 취소 결정을 하지 않고 경기를 강행해 선수들만 고생시키느냐고 따졌다.

이 감독도 같은 날 비슷한 처지였다. 0-6으로 지고 있었다. 7회말 공격을 앞둔 시점 경기가 중단됐다. 심판진이 취소를 결정할 때, 비가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취소였다. 이 역시도 예보의 영향이 컸다. 실제 취소 결정 후 얼마 되지 않아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하지만 비가 줄었을 때 일단 속개를 시키고, 그 다음 비가 늘어나면 그 때 취소 결정을 하는 게 맞지 않냐는 게 이 감독의 주장이었다. 똑같은 7번의 공격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 상대 필승조를 1명 더 쓰게 할 수 있었으니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게 당연했다.

일단 경기 취소는 경기 개시 전까지는 경기감독관, 개시 후에는 심판이 판단하는 영역이다. 감독관 입장에서는 당장 비가 오지 않는데 경기를 취소시키는 건 대단한 모험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예보는 말 그대로 예보. 날씨라는 게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확률, 강수량 얼마 이상 예보 때만 미리 취소하자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는데, 이것도 지역별 상황별 상황이 다 다를 수 있어 오해의 소지가 발생한다. 그리고 비가 오지 않거나, 적게 내려 경기를 할 수 있다면 일단 노게임이 아닌 강우 콜드 경우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경기는 할 수 있으면 하는 게 원칙이고, 29일 수원과 달리 잠실처럼 정식 경기가 성립될 수 있는데 섣불리 취소를 시키기 힘들다는 게 KBO의 입장이다.

다만, 경기 중 심판의 예보에 따른 취소는 보완이 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잠실을 예로 들어, 예보만 보고 비가 가늘어진 상황에도 취소를 시켰는데 다시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다면 큰 논란이 일 뻔 했다.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상황에서 예보를 참고하는 건 당연하지만, 충분히 경기를 재개할 수 있는 가운데 '어차피 비 많이 올거니 일찍 접읍시다'는 큰 오해의 불씨를 만들 수 있다.
참고로 KBO 규정상 날씨 예보는 태풍이나 미세먼지 등 기상 특보가 내려질 때만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강우 예보는 말 그대로 심판들의 참고 사항의 하나일 뿐, 그게 취소의 모든 근거가 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