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미들블로커의 축으로 성장한' 이상현 "블로킹과 속공도 중요하지만 기본기와 수비도 부족함 없이"
이상현은 국가대표 미들블로커의 축으로 발돋움했다.
그는 바레인 마나마에서 펼쳐지고 있는 2024 AVC(아시아배구연맹) 남자부 챌린지컵에서 남자대표팀 미들블로커의 핵심으로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 조별리그 인도네시아전에 이어 3일 카타르전에서도 블로킹과 속공은 물론이고 수비까지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팀은 연승을 거두며 조 1위로 8강에 진출한 상태다.
이상현은 "작년 대표 팀에서는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지만 올해는 주전으로 경기에 출전해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기쁩니다. 선수와 스태프가 하나로 뭉쳐 연승을 이룬 점이 큰 기쁨으로 다가옵니다"라고 말했다.
이상현은 인도네시아전 4점(공격 2, 블로킹 2)에 이어 카타르전에서는 10점(공격 6, 블로킹 4)을 올리며 승리를 견인했다.
그의 기량 향상은 점점 눈에 들어오고 있다. 블로킹 위치는 물론이고, 속공도 간결해졌다. 이상현은 "우리카드에서 시즌을 치르면서 많이 성장한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는 힘만 믿고 좀 무식한(웃음) 배구를 했다면 최근에는 상대 분석을 세세하게 하면서 머리에 담아두고 경기 때 계속 생각하면서 플레이에 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라미레스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이상현. (C)AVC
이어 "특히 속공 때는 상대 미들블로커의 리딩이 오기 전에 빨리 때리려고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상현과 황택의 세터와의 호흡은 지난해 대표팀 때보다 훨씬 유연해졌다. 그는 "훈련 때부터 점프를 뜨는 타이밍이나 세터와의 거리를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맞추고 있어요. 택의 형이 믿고 주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처리하려 합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제 이상현은 대한민국 대표팀 미들블로커의 축이 됐다. 이 부분에 대해 그는 "아직은 2경기만 치른 상태입니다. 하지만 대표팀의 주전으로 매경기 승리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 하려 합니다"라고 의지와 각오를 함께 담았다.
라미레스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 전체적으로 스킬과 멘털적인 부분에서 변화가 보이고 있다. 이상현 또한 예외는 아니다. 그는 "라미레스 감독님이 오시고 수비나 2단 연결 같은 기본 시스템적인 부분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그 부분도 있지만 득점이 났을 때 선수만큼 감독님이 좋아하면서 안아주거나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감정을 공유하는 부분이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선수들에게는 이 부분이 큽니다. 더 몰입하고, 더 기뻐하게 됩니다"라고 긍정적인 효과를 전했다.
이상현은 이번 대표팀에서 최준혁과 룸메이트다. 최준혁은 방에서 저녁 시간마다 선배의 좋은 얘기를 새겨듣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상현은 "배구에 대해 그렇게 많은 얘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아직 전수하기에는 부족하죠. 다만 경기 때는 블로킹과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얘기를 합니다. 오히려 준혁이가 나은 부분이 많아서 앞으로는 제가 전수받으려 합니다"라며 겸손해 했다.
이상현은 여기서 안주하려 하지 않는다. 그는 "요즘 경기를 치를 때마다 스스로 만족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생각하며 발전하려고 합니다. 이 부분이 달라진 점 같아요. 블로킹이나 속공도 중요하지만 기본기나 수비 같은 부분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모든 부분에서 부족함이 없는 미들블로커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남은 경기도 기다려진다는 이상현이다. 그는 "팀 분위기가 정말 좋고 선수들 모두 어느 때보다 간절함과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남은 경기 끝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한국으로 돌아가겠습니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그의 표정 속에서 단단함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