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우승 11번 자부심… 말도 안되는 기록 또 세우고 싶다”
■ 대한항공 베테랑 세터 유광우
삼성화재 ~ 현재팀에서 ‘최다’
“우승 기록 여전히 현재진행형
내 한계까지 모든 노력할 것
대한항공은 우승하는 법 알아”
용인=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사실 우승은 쉬워요. 선수 개개인이 욕심을 뒤로하고 헌신하면 할 수 있습니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의 세터 유광우(39)는 프로배구 V리그 역사상 전무한, 어쩌면 다시는 없을 수도 있는 기록의 주인공이다. 2005년 출범해 2023∼2024시즌까지 20번째 시즌을 마친 V리그에서 유광우는 역사상 유일한 두 자릿수 챔피언결정전 우승자다. 무려 11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다. 이 부문 2위는 최근 현역 은퇴한 여오현 IBK기업은행 수석코치의 9회. 40을 바라보는 나이에 자신의 한계에 도전을 하겠다고 선언한 그는 베테랑답게 팀스포츠의 협업정신을 강조했다.
챔피언결정전 11회 우승은 좀처럼 넘어설 수 없는 기록 중의 기록이다. 2007∼2008 V리그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유광우는 V리그에서 17시즌을 몸담는 동안 삼성화재에서 활약한 막판 3 시즌(2014∼2017)과 우리카드 시절(2017∼2019), 대한항공 첫 시즌(2019∼2020)을 제외하고 모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맛봤다.
흔히 유광우가 11개의 반지를 꼈다고 표현하지만 정작 본인이 가진 반지는 4개다. 2023∼2024시즌 우승 반지는 현재 제작 중이다. 우승횟수와 반지 수가 일치하지 않는 것은 과거 삼성화재가 워낙 우승이 많아 따로 반지를 만들어 기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시절 우승 반지는 2008∼2009시즌이 유일하다.
2024∼2025시즌을 앞두고 대한항공 선수단이 처음 소집한 지난 3일 경기 용인시 대한항공 체육관에서 만난 유광우는 “가장 많이 우승해본 선수라는 자부심이 있다. 나중에 아이에게도 자랑할 기록”이라며 “하지만 우승 기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선수로서 내 한계까지 모든 노력을 다해서 정말 말도 안 되는 기록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유광우는 2022∼2023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어 대한항공에서 2시즌 더 활약할 기회가 남았다.
대한항공은 2023∼2024시즌에 V리그 사상 최초 통합 4연패를 이뤘다. 올 시즌은 프로스포츠 통합 5연패에 도전한다.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5회 연속 우승하는 기록은 국내 프로스포츠 역사에서 보기 드문 역사다. 여자프로농구(WKBL)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2007겨울리그와 2012∼2013시즌부터 6연속 통합우승해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다 기록을 보유했을 뿐 나머지 종목에서는 아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프로야구 KBO리그는 삼성이 2011년부터 4년 연속 통합우승한 것이 최다 기록이다. 현재 통합 우승 개념이 없어진 프로축구는 물론, 남자프로농구와 여자프로배구에서도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 연속 통합 우승은 드물다.
“4연속 통합우승의 부담이 있었는데 하고 나니 시원섭섭했다”는 그는 “새 시즌을 앞두고 다시 소집을 하니 새로운 부담이 든다. 시즌 끝까지 이 부담을 갖고 가는 것이 프로선수로서 내 역할”이라며 “사실 우승은 쉽다. 선수 개개인이 욕심을 뒤로하고 헌신하면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4∼2025시즌 V리그 남자부는 나란히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가 대한항공의 5연속 통합우승 도전을 강하게 위협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광우는 “대한항공은 우승을 해본 선수들이라 우승하는 법을 잘 알고 있다”면서 “소집 첫날 느낌이 좋다. 외국인 선수가 합류하면 더 좋아질 것 같다. 이번 시즌엔 모든 선수가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치르면서 새로운 배구를 보여주겠다”고 굳은 우승 각오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