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충격' 승부조작 의혹은 없지만, PIT 시절 소속팀에 불법 베팅…'김하성 現 동료' 마르카노, ML 영구 퇴출 가…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前 통역사인 미즈하라 잇페이를 시작으로 前 동료였던 데이비드 플레처에 이어 과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한솥밥을 먹었고, 현재도 같은 샌디에이고 소속인 투쿠피타 마르카노가 불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다. 투구피타는 야구계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이하 한국시각) "투쿠피타 마르카노가 야구 도박을 한 혐의로 메이저리그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 스포츠 도박이 아닌 야구에 베팅을 한 혐의로 인해 투쿠피타를 포함한 마이너리그 소속 4명의 선수와 함께 야구계 '영구 추방'이 거론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올 시즌 초반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인해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그 인물이 바로 '슈퍼스타' 오타니의 통역이었던 미즈하라였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0일 서울시리즈 개막전이 끝난 뒤 미즈하라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실이 공개됐고, LA 다저스는 이 사실을 인지함과 동시에 미즈하라를 해고하기로 결정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
특히 이 사건이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돈을 훔쳐서 도박에 임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미즈하라는 자신을 오타니라고 사칭해 돈을 이체했고, 국세청에 소득을 신고하는 과정에서는 자신을 '미혼'이라고 속여 450만 달러(약 62억원) 상당의 소득을 누락시키기도 했다. 미즈하라가 오타니에게 빼돌린 금액은 무려 1600만 달러(약 219억원). 이러한 혐의로 인해 미즈하라는 현재 재판을 받는 중.
은행 사기의 경위 최대 형량이 징역 30년, 허위 소득신고는 최대 3년으로 합계 33년형을 받을 수 있는 상황. 일단 미즈하라는 첫 번째 재판에서 해당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당초 미즈하라가 형량을 낮추기 위해 모든 혐의를 인정할 것이라는 행보와는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미국 'AP 통신'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처음에는 무죄를 주장하고, 이후 모든 혐의를 인정함으로써 형량을 줄이기 위한 통상적인 행보였다.
불법 스포츠 도박은 미즈하라에 국한되지 않았다. LA 에인절스 시절 오타니와 가깝게 지냈던 데이비드 플레처 또한 지난달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당시 'ESPN'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산하 트리플A에서 뛰고 있는 플레처가 오타니의 오랜 통역사인 미즈하라로부터 베팅을 받은 매튜 보이어와 야구가 아닌 스포츠에 베팅했다"고 전했다.
다만 플레처의 경우 단순한 징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ESPN'은 "플레처는 메이저리그 조사 과정에서도 계속 경기에 뛸 수 있다"며 "야구가 아닌 스포츠에 불법으로 베팅을 한 선수는 출전 정지보다는 벌금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야구에 대한 베팅을 했을 경우 영구 출전 정지 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세 번째로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엮인 선수가 등장했다. 바로 투구피타 마르카노다.
마르카노는 지난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김하성과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로 당시 25경기에 출전해 8안타 타율 0.182 OPS 0.485의 성적을 남긴 뒤 이듬해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이적해 배지환과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 마르카노는 이적후 49경기에서 33안타 2홈런 13타점 타율 0.206 OPS 0.562를 기록, 지난해 47안타 3홈런 타율 0.233 OPS 0.632의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다시 샌디에이고로 건너왔는데, 올해는 한 번도 빅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불법 도박 소식이 전해졌다. 특히 야구에 베팅을 한 것이 매우 충격적이다. 이는 승부조작으로 연결될 수 있는 까닭.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에 따르면 현재까지 마르카노가 승부조작을 한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AP 통신'은 "마르카노는 지난 4월 스포츠 도박꾼에게 기밀 정보를 공개하고 게임에 베팅한 사실이 밝혀진 토론토 랩터스(NBA) 존테이 랩터스 이후 스포츠 도박으로 인해 평생 출전 정지의 징계를 받는 두 번째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모든 클럽하우스에 게시된 메이저리그 규칙에는 선수, 심판, 리그 임원 또는 구단 직원이 결과를 이행할 의무가 없는 야구 경기에 베팅하면 1년 정지가 적용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수행 의무가 있는 게임에 베팅을 하면 평생 출전 정지가 된다"고 덧붙였다. 일단 마르카노는 현재 피츠버그 시절 부상자명단(IL)에 올라있을 때 피츠버그 경기에 베팅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부와 결과를 조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소속팀에 베팅을 한 만큼 영구 추방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즈하라 스캔들이 잠잠해지고 있는 가운데 메이저리그가 불법 스포츠 도박과 관련해 또 하나의 큰 악재와 맞닥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