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더 정교해진 이예원, 장타자들 떨고 있니

[카토커] 더 정교해진 이예원, 장타자들 떨고 있니

촐싹녀 0 220

 


지난달 19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두산 매치플레이의 백미는 단연 이예원(21·KB금융그룹)과 윤이나(21·하이트진로)의 준결승이었다. 정교한 샷과 퍼팅을 자랑하는 이예원이 호쾌한 장타로 인기가 높은 윤이나에 3홀 차 승리를 거뒀다. 

박현경(24·한국토지신탁)과의 결승전에서도 이예원의 집중력이 빛났다. 초반 난조로 3홀 차 열세에 놓였던 이예원은 조금씩 안정을 되찾으며 역전까지 해냈다. 결국 박현경의 재역전승으로 끝나긴 했지만, 이예원의 집중력과 정교함도 빛났다. 박현경은 "3홀을 앞설 때도, 마지막 버디 퍼트를 남겼을 때도 손이 덜덜 떨렸다. 이예원은 언제든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해서 끝까지 방심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예원은 당시 윤이나와의 준결승을 앞두고 장타에 대한 생각을 에둘러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아무래도 샷 거리가 많이 나가면 매치플레이에서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내 플레이를 차근차근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결승에서도 그는 경기 내내 드라이브 비거리에서 박현경에게 밀렸지만, 흔들리지 않고 자기 샷을 이어갔다. 상대가 그를 무서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예원은 화려하지 않지만 강하다. 시즌 초반 '2022년 장타 퀸' 윤이나와 지난해 장타 1위 방신실(20·KB금융그룹) '작은 거인' 황유민(21·롯데) 등 평균 250야드(약 228.5m)를 훌쩍 넘기는 장타자들이 주목받는 가운데, 이예원은 드라이브 비거리 62위(평균 236.13야드)에 머물러 있다.

이예원. KLPGA 제공

그러나 이예원은 페어웨이 안착률 4위(82.14%) 그린 적중률 6위(77.38%) 등 정확도 높은 샷이 강점이다. 종합능력지수도 6위(175점)로 높다. 지난해에도 그는 드라이브 비거리 43위(241.56야드), 종합능력지수 1위(127점)의 정교함을 앞세워 3관왕(대상·상금·평균타수 1위)에 오른 바 있다.

물론 이예원도 비거리 욕심이 있다. 지난해부터 "5~10야드 더 늘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다만 정확도가 우선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예원은 지난겨울 롱 아이언 샷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집에서 롱 아이언을 들고 빈 스윙을 하다 자는 게 루틴이 될 정도로 열을 올렸다. 지난해보다 더 정교해진 샷을 앞세운 이예원은 올 시즌 더 무서워진 모습으로 KLPGA 무대를 평정하고 있다. 

이예원은 올 시즌 참가한 9개 대회에서 모두 컷 통과했고, 톱10에 다섯 차례 올랐다. 우승 3번, 준우승 1번을 기록했다. 이예원은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우승을 거둔 뒤, 지난 12일 끝난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윤이나를 꺾고 우승했다. 이번 두산 매치플레이에서도 6연승으로 결승까지 오른 끝에 준우승했다. 대회 기간 내내 후두염으로 고생한 그는 체력 소모가 큰 상황에서 뛰어난 집중력을 보여줬다. 이어 열린 Sh수협은행·MBN여자오픈에선 '노보기'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올 시즌 벌써 3승을 올린 이예원. KLPGA 제공

올해도 이예원은 다승 1위(3승), 상금 1위(6억4463만원), 대상 포인트 1위(249점)를 달리며 2년 연속 3관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K-랭킹은 11.4672점으로 지난해 말부터 24주 연속 1위를 수성 중이다. 장타 시대에서 이예원의 정교함이 더욱 돋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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