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어머니의 나라 대표로 아버지의 나라 상대한 케이시 페어 “나의 선택은 한국...애국가 부를 수 있어 자랑스러웠다”
국가대표팀 공격수 케이시 유진 페어(16)에게 이날 경기는 특별한 자리였다.
케이시는 2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커머스시티의 딕스 스포팅 굿즈 파크에서 열린 미국과 평가전 선발 출전, 후반 13분 교체될 때까지 58분을 누볐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그는 “처음에는 긴장됐지만, 세계 최강인 미국 대표팀을 상대하는 것은 정말로 큰 기회라 생각하고 뛰었다. 결과는 실망스럽지만, 한 번 더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찾으려고 한다”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케이시 페어는 어머니의 나라 한국 대표로 아버지의 나라 미국을 상대했다. 사진=USA TODAY=연합뉴스 제공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케이시는 어머니의 나라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아버지의 나라를 상대했다.
선수 입장 후 국가 연주 시간에 두 나라 국가를 들으면서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케이시는 웃으면서 “현실은 내가 한국 대표를 택했다는 것”이라며 자신의 소속감을 분명히 드러냈다.
그는 “나는 한국 대표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애국가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겼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내용은 아쉬웠다. 한국은 피지컬의 우위를 앞세운 미국의 압박에 눌려 제대로 된 공격을 못해보며 완패했다.
케이시는 “우리가 원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우리도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한동안 미국을 상대하지 못했고 내게는 이번이 첫 대결이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한 경기가 더 남아있기에 다음 경기에 집중할 것”이라며 3일 뒤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에서 열리는 2차전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이번 시즌 미국 여자프로축구 NWSL 엔젤시티FC에 입단한 케이시는 아직 리그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대신 U-17 대표팀과 국가대표팀에서 출전 경험을 쌓고 있다.
그는 이런 경험들이 “많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U-17, 성인대표팀, 그리고 U-18 대표팀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은 내게 큰 행운이자 특권이다.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국가를 대표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며 생각을 전했다.
성인 대표팀만이 아니라 연령대 대표팀까지 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터. 그럼에도 그는 “매 번 대표팀 캠프마다 하나씩 지금 당장 처한 상황에 대처해 나가려고 한다”며 이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