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가장 ‘울산답게’ 이겼고, ‘전북스럽게’ 졌다…‘기운 운동장’ 그대로
홍명보 울산 감독이 언급한 ‘기울어진 그라운드’는 그대로였다. 끝까지 승리 의지를 불태운 울산 HD는 ‘울산답게’ 이겼고, 상대의 기세에 완전히 짓눌린 전북 현대는 ‘전북스럽게’ 무너졌다.
K리그 통산 114번째 ‘현대가 더비’의 주인공은 울산이었다. 리그 통산 전적에서 울산은 43승30무41패로 간격을 벌렸고 최근 4차례 맞대결에선 3승1무의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까지 포함하면 6경기 연속무패(4승2무)다.
울산은 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6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북을 1-0으로 꺾었다. 후반 48분 상대 측면을 파괴한 엄원상의 패스를 받은 아타루가 결승골을 터트렸다. 이로써 울산은 1위(9승4무3패·승점 31)로 6월 A매치 휴식기를 맞게 됐다. 반면 전북(3승5무8패·승점 14)은 2연패 및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에 빠졌다.
아울러 이날 울산에는 올 시즌 홈 최다관중인 2만9007명이 입장해 기쁨을 더했다. K리그1도 91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지난 시즌 96경기보다 빠르다.
이날 울산은 모든 지표에서 전북을 눌렀다. 볼 점유율 54대46(%), 슛 12대8, 유효슛 6대3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교체 카드가 적중했다. 후반 16분 김민우 대신 투입된 아타루가 승리의 주역이 됐다. 경기 내내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홍 감독도 모처럼 펄쩍 뛰며 기뻐할 정도로 짜릿한 장면이었다.
전북은 이날도 ‘사령탑 교체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구단이 모기업의 우려에도 선임을 강행하며 신뢰를 보인 김두현 감독은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9일 강원FC와 원정경기 1-2 패배에 이어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K리그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경기를 두려워하고 팀은 강등권을 헤매고 있다. A매치 휴식기가 지나고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전북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바짝 다가설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