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내 몸이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화 5강 희망 꺾은 155km, 괜히 '쿠동원' 아니었다

[카토커] "내 몸이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화 5강 희망 꺾은 155km, 괜히 '쿠동원'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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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윌리엄 쿠에바스. /OSEN DB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오늘이 타이 브레이크라고 생각해라.”

프로야구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4)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7위 한화에 1.5경기 차이로 쫓긴 5위 KT로선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다. 만약 이날 경기를 지면 한화와 격차가 0.5경기로 좁혀져 5강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2021년 타이 브레이크 게임의 추억을 떠올리며 쿠에바스를 각성시켰다. 쿠에바스는 지난 2021년 10월31일 KBO리그 최초로 열린 1위 결정전, 타이 브레이크 게임에서 7이닝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삼성을 압도했다. KT의 1-0 승리와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앞서 10월28일 수원 NC전에서 7이닝 9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2실점 승리를 거두며 108구를 던졌던 쿠에바스는 단 이틀 쉬고 나선 타이 브레이크 게임에서 99구를 뿌리는 초인적인 투혼을 불살랐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거두며 롯데 우승을 이끌었던 ‘불세출의 철완’ 최동원을 떠올리게 했다. 이후 쿠에바스에겐 ‘쿠동원’이란 별명이 붙었고, 한국시리즈 1차전도 7⅔이닝 7피안타 1사구 8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하며 최고의 ‘빅게임 피처’로 인정받았다. 

이강철 감독의 타이 브레이크 이야기에 “오케이”라고 답한 쿠에바스는 이날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KT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6위 SSG까지 문학 NC전을 패하면서 KT는 6~7위 SSG, 한화와 격차를 2.5경기 차이로 벌려 5위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7월말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5강 희망을 불지핀 한화였지만 쿠에바스가 그 기세를 완전히 꺾었다. 4회까지 61개의 공으로 퍼펙트를 펼친 쿠에바스는 5회 선두타자 노시환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추가 실점 없이 6회까지 호투했다. 6회 2사 2,3루 위기가 있었지만 노시환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2루수 오윤석이 백핸드 캐치한 뒤 1루 송구까지 정확하게 연결하며 이닝 종료. 마운드에서 한쪽 무릎을 굽힌 채 오윤석의 수비를 마음 졸이며 지켜보던 쿠에바스도 박수를 치며 기분 좋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총 투구수 100개로 스트라이크 73개, 볼 27개. 스트라이크 비율 73%의 공격적인 투구가 빛났다.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55km, 평균 150km 직구(37개) 중심으로 슬라이더(24개), 커터(18개), 체인지업(15개), 투심(6개)을 구사했다. 투심을 빼고 모든 구종을 결정구로 삼아 삼진을 뺏어냈다. 우타자 바깥쪽, 좌타자 몸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만 헛스윙 삼진 5개를 이끌어냈다. 

올 시즌 개인 최고 시속 155km를 던질 정도로 힘이 들어간 경기였다. 경기 후 쿠에바스는 “큰 경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부담감 같은 건 전혀 없었다. 난 그런 마음가짐을 갖지 않는다. 평소처럼 똑같이 준비하며 던졌다”고 말했다. 빅게임 피처답게 큰 경기라고 해서 긴장하거나 부담을 느끼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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