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희비 엇갈린 실라와 가비, “우린 더 나아질 것” - “이것이 브라질다운 경기 방식이다”
명경기 끝에 승패가 갈렸다. 패자는 발전을 믿었고, 승자는 뿌듯함을 숨기지 않았다.
브라질이 한국 시간 1일 중국 마카오에서 열린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여자부 2주차 경기에서 이탈리아를 세트스코어 3-2(26-24, 25-27, 18-25, 25-19, 15-10)로 꺾고 대회 7승째를 거뒀다. 아나 크리스티나가 22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고, 로사마리아 몬티벨러와 가브리엘라 ‘가비’ 기마랑이스가 각각 19점, 13점으로 뒤를 이었다. 범실 관리에서 20-33으로 훨씬 효율적인 플레이를 한 것도 승리의 열쇠였다.
이날 각각 이탈리아와 브라질의 아웃사이드 히터로 선발 출전한 미리암 실라와 가비의 희비는 엇갈렸다. 두 선수 모두 기록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실라가 공격 효율 25%‧리시브 효율 14.29%‧범실 5개를 기록했고, 가비는 공격 효율 23.33%‧리시브 효율 10.71%‧범실 7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의 집중력이 달랐다. 실라가 4세트 역전 허용의 순간을 포함해 결정적인 순간마다 리시브 불안과 세밀함 부족을 드러낸 반면, 가비는 클러치 상황에서 노련한 공격을 선보이며 클래스를 증명했다.
경기 후 두 선수는 ‘Volleyballworld’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먼저 카메라 앞에 선 실라는 “굉장히 어려운 경기였다. 브라질이 워낙 좋은 블로킹을 가지고 있는 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팀은 앞으로도 계속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실라는 패배에도 불구하고 팀적으로 잘 된 부분을 묻는 질문에는 “Stay together”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경기가 시작부터 쉽지 않았지만, 모든 선수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끝까지 하나의 팀으로 버텨낸 것이 긍정적이었다”고 말하며 짧은 패배 후 인터뷰를 마쳤다.
실라와의 인터뷰가 끝난 뒤, 가비가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우리가 팀으로서 해낸 오늘의 퍼포먼스는 정말 놀라웠다. 특히 카롤과 타이사의 블로킹이 좋았다. 우리는 시작부터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가고자 했고 잘 통했다”는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이어서 가비는 “이탈리아 같은 팀을 상대로 경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엄청난 아포짓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떠한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고, 또 브라질다운 에너지 넘치는 경기 방식이다. 웜업존에서 코트로 나선 선수들도 모두 제몫을 하며 차이를 만들어냈다”고 뿌듯하게 경기를 돌아봤다.
인터뷰어의 “파올라 에고누-에카테리나 안트로포바가 아포짓에서 맹활약했을 때, 어떻게 팀을 안정시키고 끌고 가려 했나”라는 질문에 가비는 “경기 전부터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상대방의 두 아포짓은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고 많은 득점을 올릴 것이었지만, 우리는 침착하게 우리의 기회를, 특히 반격 기회를 잘 살리는 것이 중요했다. 실제로 4-5세트에 우리는 몇 가지의 중요한 반격을 잘 해냈다”며 반격 찬스를 살리는 것에 주력했음을 언급했다.
가비가 언급한 반격의 중요성을 가장 잘 보여준 선수는 아나 크리스티나였다. 그는 이탈리아가 계속 끌려가고 있던 4세트 15-17에서 아나 크리스티나는 에고누와 실라의 공격이 모두 수비된 뒤 반격 과정을 마무리했고, 이후 에고누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잘라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18-18에서도 에고누의 공격을 동료들과 함께 만든 쓰리 블록으로 견제한 뒤 칼같은 대각 공격을 터뜨리며 역전까지 견인하기도 했다. 이후 21-18에서는 에고누의 연타를 아나 카롤라이나 다 실바가 디그하자 4세트에 쐐기를 박는 반격 득점을 터뜨렸다.
이와 같은 아나 크리스티나의 활약은 가비의 칭찬 세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맹활약이었다. 가비는 이번 경기에서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는지 묻는 인터뷰어의 마지막 질문에 아나 크리스티나의 이름을 꺼내며 “그는 4세트에 에고누를 상대로 엄청난 반격들을 성공시키며 우리 팀을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만들었다. 그것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며 그에게 진심어린 칭찬을 건넸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원 팀으로 뭉친 팀의 발전 가능성을 점친 실라와, 팀적으로 꼭 필요했던 플레이를 해낸 동료를 치켜세우는 가비의 목소리에는 모두 희망이 실려 있었다. 나란히 정상을 노릴만한 강팀인 이탈리아와 브라질이 남은 경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