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최후의 류현진마저 등판 취소…한화 2004년생 루키 일 낼까 "이제 너한테 넘길게"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이제 (조)동욱이한테 넘겨야죠."
한화 이글스 좌완 김기중(22)은 선발진에서 에이스 류현진(37)을 제외한 4명 가운데 맏형이다. 2021년 1라운더 김기중은 2002년생이고, 2022년 1차지명 문동주는 2003년생, 2024년 2라운더 조동욱은 2004년생, 2024년 1라운더 황준서는 2005년생이다. 문동주를 제외하고는 모두 대체 선발투수로 기회를 얻었는데,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최근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웨이버)와 리카르도 산체스(팔꿈치 부상)가 모두 이탈한 가운데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이 있어 가능했다.
지난달 28일부터 20일까지 대전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주중 3연전은 한화 마운드의 미래들이 반짝반짝 빛났다. 28일 선발투수 문동주가 6이닝 3실점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로 12-3 대승을 이끌면서 첫 테이프를 잘 끊었고, 29일 선발투수 황준서는 6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3-0 완승을 이끌었다. 30일 선발투수 김기중마저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15-0 대승과 함께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한화의 미래들은 서로 의지하면서 팀의 난관을 기회로 바꿔 나가고 있었다. 황준서는 "(류)현진 선배님 빼고는 지금 나이가 2002, 2003, 2004, 2005년생이더라. 그래서 그냥 우리들끼리 장난식으로 이렇게 외국인 선수도 빠지고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조금씩 뭉쳐서 힘을 내보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가 조금 더 형들한테 도움이 많이 돼야 할 것 같다"고 의젓하게 답했다.
2002년생 맏형 김기중은 "다들 그냥 어리니까. 다 같이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다. 대체 선발투수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오긴 했지만, 지금 어린 선발투수가 4명이 있기 때문에 서로 이야기할 때 '이제 우리 누구 차례다. 잘 던지자. 연승 끊기게 하지 말자' 약간 이렇게 장난 삼아서 말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장난이라고 표현했지만, 어린 투수들끼리 서로 좋은 분위기 속에 건강한 경쟁을 펼치면서 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기중은 "(조)동욱이랑 (황)준서랑 둘 다 좋은 투수들이기 때문에 보고 배울 점이 많다. 나도 많이 보고 배우고 있는 것 같다"며 후배들에게 엄지를 들어준 뒤 "이제 동욱이한테 넘기겠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조동욱은 조금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한화는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8로 역전패하면서 5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시즌 성적 24승30패1무를 기록해 7위에서 8위로 다시 한 계단 내려왔다.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서 지금까지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던 류현진이 이탈한 여파가 컸다. 류현진은 경기 개시를 앞두고 몸을 푸는 과정에서 팔꿈치에 불편감을 호소했다. 한화 관계자는 류현진의 몸 상태와 관련해 "일단 하루이틀 정도 몸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현재는 병원 검진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며 심각한 부상은 아니라고 했다.
한화는 급히 우완 김규연으로 선발투수를 교체했으나 험난한 불펜데이를 피할 수는 없었다. 김규연은 1이닝 3실점에 그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후 장시환이 2이닝 1실점으로 분투했고, 한승혁이 1⅓이닝 무실점으로 버티면서 큰 힘이 됐다. 그러나 4번째 투수로 나선 박상원이 1⅓이닝 3실점, 이어 등판한 김범수가 1⅓이닝 1실점에 그치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한화는 장민재(1이닝)까지 투수 6명만 쓰면서 그래도 불펜 소모는 가능한 줄였다.
류현진이 심각한 부상은 아니라고 해도 얼마나 더 휴식을 취해야 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조동욱은 1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팀이 연패에 빠지지 않도록 호투를 펼치는 임무를 맡았다. 조동욱은 올해 3경기에 등판해 1승, 12⅔이닝, 평균자책점 6.39를 기록하고 있다. 프로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12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된 이후로는 주춤했다. 2번째 등판이었던 지난달 18일 대구 삼성전에서 3이닝 4실점으로 흔들린 이후 흔들리는 상황이다. 조동욱은 다시 대구에서 만난 삼성을 상대로 지난 경기의 아픔을 지우는 호투를 펼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