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886분의 1’ 우승 닉 테일러 영웅담

[카토커] ‘886분의 1’ 우승 닉 테일러 영웅담

촐싹녀 0 131

 


컷 탈락을 걱정하다가 우승한 스토리를 만든 닉 테일러가 고국의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RBC캐내디언오픈(총상금 940만 달러)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30일 밤(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의 해밀턴골프&컨트리클럽에서 1라운드를 시작하는 이 대회는 지난해가 역대 최고의 대회로 손꼽힌다. 지난해 테일러가 토미 플릿우드(잉글랜드)와의 4차 연장전 끝에 20여 미터의 먼 거리 이글 퍼트를 집어넣고는 퍼트를 집어던지는 사진을 대회 로고 모델로 바꿨을 정도다.

캐나다 대표 은행인 RBC가 후원하는 이 대회에서는 헌팅캡 모자를 쓴 클래식한 골퍼가 피니시하는 모습을 대회 로고로 오랫동안 사용했으나 지난해 대회에서 자국의 영웅인 테일러가 마치 야구에서 ‘빠던’하듯 이글을 집어넣은 퍼터를 던지고 캐디와 부둥켜 않는 이 장면이 무척이나 감격스러웠던 모양이다.

대회 로고가 피니시에서 '빠던 퍼터' 하는 테일러로 바뀌었다.

테일러의 영웅담이 된 데는 여러 요소가 복합되어 있다. 첫째, 테일러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무려 69년만에 우승한 캐나다인이다. 1904년 창설되어 사상 3번째 오래된 프로 대회인 캐내디언오픈은 1954년 팻 플레처 이후로 자국 선수 우승이 없었다. 2004년 마이크 위어가 비제이 싱(피지)에 연장전 끝에 패하자 싱이 “우승해서 미안하다”고 했을 정도다.

둘째로 우승 과정이 너무나 극적이었다. 테일러는 토론토의 오크데일GC에서 열린 대회 첫날 3오버파 75타를 쳐서 컷 통과가 급했다. 둘째날 그나마 5언더파를 쳐서 이븐파였던 커트라인은 통과했다. 무빙데이에서는 코스 레코드인 9언더파 63타를 쳐 8위까지 뛰어오른 그는 마지막날 6타를 줄이면서 우승을 다 잡았던 플릿우드와 4차례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PGA투어는 이 대회를 앞두고 지난해 시즌에서 첫날 3오버파 75타 이상을 친 선수가 모두 886명(복수 포함)이었고, 그중에 2라운드 컷 탈락이나 기권, 실격을 한 선수가 790명이라는 통계를 공개했다. 따라서 나머지 10% 못 미치는 76명은 상금을 받은 선수들이었다. 그중에 4라운드 톱25위 이내는 고작 11명, 톱10에는 5명, 그중 테일러는 유일하게 우승했다.

PGA투어가 올린 886분의 1 포스터 [자료=PGA투어]

셋째로 35세인 닉 테일러는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에도 올랐던 캐나다 골프의 에이스이면서 기대주였다. 2010년 프로 데뷔한 뒤 2020년 AT&T페블비치프로암에 이어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올해는 WM피닉스오픈에서 4승째를 올렸다. 그러니 올해 대회에서 캐나다 골프 팬들은 영웅의 타이틀 방어를 얼마나 고대할까 싶다.

마지막으로, 연장전도 품격이 넘쳤다.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한 플릿우드는 DP월드투어 6승에 세계 투어 9승을 올렸으나 아직 PGA투어에서의 우승이 없다. 마지막날 4개 홀 연장에서 테일러에게 지고도 승자의 우승을 축하해주는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한국 선수로는 김성현이 공동 25위로 마쳤고 노승열이 38위, 강성훈이 공동 57위를 했다. 올해는 김주형, 이경훈과 김성현까지 3명이 출전한다.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테일러는 올해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테일러 펜드리스(캐나다)와 한 조로 출발한다.

테일러의 첫날 성적과 함께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기대되는 이 대회 첫날 경기는 JTBC골프와 JTBC골프&스포츠에서 31일 새벽 4시부터 라이브 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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