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한국인은 저뿐이네요" 막중한 임무 맡게 된 '레전드' 하현용, 코치로 배구 인생 제2막! 'KB…
"다른 팀은 한국인 코치가 몇 명 있는데, 우리 팀은 저 혼자네요. 외국인 코칭 스태프와 한국인 선수들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잘 해야죠."
KB손해보험 배구단 코치로서 배구 인생 제2막을 연 하현용(42)이 한 말이다. 2005년 프로배구 창단부터 함께한 하현용 코치는 2023~2024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 KB손해보험에 합류했다.
하현용 코치는 지난 27일 경기도 수원의 KB인재니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KB손해보험에 한국인 코치는 저뿐이다. 주위에서도 걱정하더라"라며 미소지어 보였다.
KB손해보험은 스페인 출신 지도자를 선임해 새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에 따르면 미겔 리베라(40·스페인) 신임 감독은 전력분석관 출신으로 데이터 활용이 뛰어난 선진 배구 시스템 구축에 적합한 지도자다.
KB손해보험 미겔 리베라 새 감독(가운데)이 구본욱 대표이사(왼쪽), 이영찬 단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하현용.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이밖에도 KB손해보험은 하현용 코치를 제외한 코칭 스태프들을 외국인으로 구성했다. 이에 하현용 코치는 "외국인 코칭 스태프와 한국 선수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잘 하겠다"라며 "당연하게도 감독과 코치도 내게 질문이 많더라. 그걸 선수들에게도 잘 설명해줘야 한다. 외국인 지도자들의 능력을 많이 배우고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리베라 감독은 스페인 국가대표팀 수석 코치와 감독으로도 지내며 국제배구연맹(FIVB) 순위를 49위에서 33위까지 끌어 올리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현용 코치는 "수석 코치나 감독이 저보다 나이가 적다. 하지만 코칭 스태프 생활은 저보다 선배다. 오랜 기간 함께 생활하지는 않았지만,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라며 "아직 나는 분석을 해본 적이 없다. 감독, 수석 코치에게 많이 배워야겠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은 하현용.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제공지난 시즌 V-리그 최하위를 기록한 KB손해보험은 젊은 지도자와 함께 다음 시즌 반등을 꿈꾼다. 하현용 코치는 "KB손해보험이 좋지 않았던 원인으로는 여러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원래 이럴 만한 팀이 아니었는데, 무기력했던 것 같다"라며 "선수들의 심리 문제도 있다고 봤다. 코치로서 신경 쓰겠다. 감독의 생각도 잘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레전드 미들블로커로 통하는 하현용은 지난 시즌 삼성화재 소속을 끝으로 선수 은퇴했다. '다소 조용히 은퇴했다'라는 질문에 하현용 코치는 "(선수 생활을)더 해보고 싶은 생각이 없지는 않았다"면서도 "이루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욕심만 부릴 수는 없었다. 배구 선수로만 생활할 수는 없다. 휴가 기간에 생각을 많이 했다. 고민 끝에 팀에 은퇴 의사를 밝혔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선수 시절 리그 우승을 못 해서 아쉽다"라며 "프로배구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여전히 배구를 할 수 있어서 좋다.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