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1.5군 출격한 프랑스, 홈팀 튀르키예 꺾었지만…승리에도 불구하고 아쉬움 남겼다
승리한 팀은 불안했던 초반 경기력이, 패한 팀은 급격히 무너진 중후반 경기력이 아쉬웠다. 누구도 온전히 기뻐할 수 없는 경기였다.
프랑스가 현지 시간 25일 튀르키예 안탈리야 스포츠 홀에서 치러진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주차 경기에서 튀르키예를 세트스코어 3-1(25-27, 25-23, 25-16, 25-14)로 꺾었다. 이겼지만 어딘가 모를 찝찝함이 남는 경기였다.
에르벵 은가페‧제니아 그레베니코프‧바르텔레미 치넨예제 등 주전 선수들이 일부 제외된 라인업이긴 했지만, 프랑스는 지나치게 많은 범실로 인해 경기 초반 분위기를 내줬다. 다행히 2세트 후반부터는 어느 정도 컨디션을 되찾으며 승리를 따내긴 했지만, 상대가 객관적 전력에서 분명 열세에 있는 팀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번 대회와 다가오는 2024 파리올림픽에서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음이 드러난 경기였다.
튀르키예는 홈에서 대형 업셋을 일으킬 기회를 놓쳤다. 프랑스가 범실로 자멸했던 1세트를 따내긴 했지만, 부진했던 주전 세터 아슬란 에크시를 대신해 코트를 밟은 무랏 예니파자르가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인 것이 치명적이었고, 에이스 아디스 라굼지야도 다소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3세트 중반부터는 리시브 라인이 완전히 붕괴되면서 제대로 된 반격을 펼칠 수 없었다.
홈팀 튀르키예에서는 부루타이 수바시‧무랏 예니파자르‧아디스 라굼지야‧미르자 라굼지야‧파이크 사멧 귀네슈‧베디란 뷜뷜이 선발로 코트를 밟았다. 리베로로는 볼칸 던이 나섰다. 이에 맞서는 프랑스에서는 니콜라스 르 고프‧앙투안 브리자드‧야신 루아티‧요리스 세딕‧장 패트리‧트레버 클레베노가 선발 출전했다. 리베로 유니폼은 벤자민 디즈가 입었다.
수바시와 브리자드가 서브 득점을 주고받으며 전개된 1세트 초반, 7-5에서 뷜뷜의 서브 득점이 더해지며 튀르키예가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반면 프랑스는 서브 범실이 잦았던 데다 8-10에서 완벽한 프리 볼을 준비 부족으로 놓치는 등 다소 어수선한 흐름에 빠졌고, 이 틈을 타 튀르키예는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채 11-8에서 귀네슈까지 서브 득점을 보태며 주도권을 잡았다.
중반 이후에도 두 팀의 서브 격차는 계속 드러났다. 프랑스가 여전히 잦은 서브 범실로 추격의 흐름을 살리지 못한 반면, 튀르키예는 14-10에서 아디스 라굼지야의 서브 득점이 터지며 계속 신바람을 냈다. 그러나 서브 범실로 무너지는 듯했던 프랑스는 급격히 공격 결정력이 떨어진 튀르키예를 23점에 묶어둔 채 끈끈한 조직력으로 버텼고, 클레베노의 연속 서브와 패트리의 한 방으로 기어코 동점과 역전까지 단숨에 만들어냈다. 결국 1세트는 뜻밖의 듀스를 향했고, 튀르키예가 간신히 급한 불을 껐다. 26-25에서 루아티의 하이 볼 연타 처리를 귀네슈가 블로킹으로 저지했다.
2세트는 1세트보다도 치열한 초반 승부가 펼쳐졌다. 조금이나마 흐름이 더 좋았던 쪽은 프랑스였다. 7-6에서 루아티가 깔끔한 반격을 성공시켰다. 르 고프는 8-7에서 짧은 리시브를 깔끔하게 받은 뒤 몸을 한 바퀴 돌려 속공까지 연결시키는 우아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러나 튀르키예도 예니파자르의 적절한 중앙 활용과 아디스 라굼지야의 화력을 앞세워 꾸준히 뒤를 쫓았다.
프랑스는 10점대 진입 이후 반격 효율을 조금씩 끌어올리며 리드 폭을 넓혀갔다. 세딕 대신 들어온 미들블로커 대릴 불토르의 활약이 좋았고, 브리자드의 사이드 블로킹도 빛을 발했다. 그러나 튀르키예는 14-17에서 귀네슈가 루아티의 공격을 완벽하게 가로막으며 추격을 이어갔고, 16-18에서 불토르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20점대까지 이어진 두 팀의 접전은 프랑스의 승리로 끝났다. 24-23에서 패트리가 날렵한 한 방을 터뜨렸다.
3세트를 맞아 세드릭 에나르드 감독이 라인업에 대거 변화를 줬다. 아디스 라굼지야와 미르자 라굼지야 대신 칸 귀르뷔즈와 에페 바이람을 선발로 투입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튀르키예의 플레이에 정교함이 부족해진 틈을 타 손쉽게 득점을 쌓아올리며 5-1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튀르키예는 불토르의 서브 범실이 나온 뒤 8-10에서 수바시의 서브 득점이 터지며 금세 격차를 좁혔다.
튀르키예의 수비가 한결 끈끈해지면서 경기가 보다 팽팽해지긴 했지만, 프랑스는 여전히 튀르키예보다 앞서갔다. 13-11에서 패트리의 날카로운 공격과 귀르뷔즈의 공격을 차단하는 르 고프의 블로킹, 불토르의 서브 득점이 연달아 터지며 5점 차까지 간격을 벌렸다. 튀르키예는 공수 양면에서 급격히 컨디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무너졌고, 프랑스는 19-13에서 클레베노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완벽하게 흐름을 장악했고, 24-16에서 클레베노의 다이렉트 공격이 터지며 3세트를 따냈다.
4세트도 브리자드의 서브 득점으로 기분 좋게 시작한 프랑스는 4-3에서 패트리의 연속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가볍게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반면 튀르키예는 여전히 리시브 라인의 안정감을 되찾지 못했고, 6-10에서는 미르자 라굼지야의 후위 공격자 반칙까지 나오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튀르키예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13-8에서 브리자드의 서브 득점과 루아티의 원 스텝 반격을 묶어 7점 차까지 멀찍이 달아났다. 17-9에서는 패트리의 서브가 네트를 맞고 코트 안쪽에 떨어지는 행운까지 따랐다. 클레베노의 다이렉트 공격으로 가볍게 20점에 선착한 프랑스는 24-14에서 불토르의 속공으로 경기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