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고우석 한국 복귀 낫지 않나"…'美 감격 첫승' 포기 없다, '151㎞ 쾌투' 콜업 발판되나
현대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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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17:32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고우석(26)이 미국 메이저리그를 향한 꿈을 놓지 않고 희망을 이어 가고 있다. 고우석은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미국 진출 이후 첫 승을 수확했다.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트리플A 잭슨빌 점보쉬림프 소속인 고우석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로렌스빌 쿨레이필드에서 열린 그윈넷 스트리퍼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트리플A)와 경기 1-1로 맞선 4회말 2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무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점보쉬림프는 8-3으로 승리했다.
미국 도전 이래 가장 좋은 투구 내용이었다. 고우석은 2이닝 동안 27구를 던졌는데, 직구(16개)에 커터(9개), 슬라이더(2개)를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93.9마일(약 151㎞), 평균 구속은 92.6마일(149㎞)을 기록했고, 커터의 평균 구속은 89.4마일(144㎞)로 형성됐다.
고우석은 4회말 선두타자 알레호 로페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가볍게 처리했다. 다음 타자 스카이볼트와 승부할 때 낮게 던지려 했던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면서 볼넷을 허용했지만, 다음 타자 앤드류 벨라스케스를 2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아웃카운트 3개를 깔끔히 처리했다.
그러자 5회초 타선이 대거 6점을 뽑으면서 고우석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안겼다. 무사 1, 3루 기회에서 재비어 에드워즈가 우전 적시타를 때려 2-1 리드를 안겼고, 빅터 메사 주니어가 연달아 적시타를 치면서 3-1로 도망갔다.
계속된 무사 만루 기회에서는 트리스탄 그레이가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면서 5-1이 됐다. 불 붙은 점보쉬림프의 방망이는 멈출 줄 몰랐다. 반복된 무사 만루 기회에서 트로이 존스턴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날 때 타점을 올려 6-1로 거리를 벌렸고, 1사 2, 3루에서는 재비어 사노하가 우전 적시타를 때려 7-1로 달아났다.
고우석은 5회말에도 등판해 투구를 이어 갔다. 깔끔하게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JP 마르티네스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션 머피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이어 엘리 화이트까지 2루수 땅볼로 잡으면서 임무를 마쳤다.
고우석은 지난해 LG 트윈스의 마무리투수로 통합 우승을 이끈 뒤 돌연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LG 구단은 고심 끝에 고우석이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것을 허락했고,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총액 450만 달러(약 61억원)에 계약하면서 꿈을 이루는 듯했다. 샌디에이고는 주전 내야수로 입지를 탄탄히 다진 김하성(29)이 뛰는 팀이기에 고우석이 팀에 적응하기도 수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 마이애이로 이적한 뒤 고우석의 구속은 일정 부분 계속 올랐다. 첫 경기 최고 구속은 93.2마일(약 150㎞), 두 번째 경기 최고 구속은 94.4마일(약 151.9㎞), 세 번째 경기 최고 구속은 95.7마일(약 154㎞)까지 올랐다. ⓒ곽혜미 기자
▲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대표 소식통인 켄 로젠탈 또한 7일 자신의 칼럼에서 이번 트레이드를 분석하며 “마이애미는 아직 메이저리그에 나오지 않은 한국인 FA 고우석을 살리기(salvage)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고우석도 이번 트레이드의 한 축임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그러나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한다고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고우석이 스프링캠프 기간 구위가 빨리 올라오지 않자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시즌을 맞이하도록 했다. 구단 측에서는 지난해 11월까지 KBO리그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른 고우석의 몸이 더디게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구위를 끌어올릴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충분히 기다리는 대신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는 쪽을 선택했다. 지난 4일 지난 4일 리빌딩을 시작한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됐다. 마이애미는 팀의 간판타자이자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스를 샌디에이고로 보내면서 고우석을 비롯해 외야수 딜런 헤드와 제이콥 마시, 1루수 네이선 마토렐라 등 유망주들을 받기로 했다.
고우석은 마이애미로 팀을 옮기면서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트리플A로 곧장 승격됐다. 미국 언론은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뚫기에는 샌디에이고보다 마이애미가 수월할 것이라 바라봤고, 실제로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문턱과 조금 더 가까워졌다.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데뷔를 하지 못하고, 트레이드까지 됐을 때 국내 야구계에서는 "한국에 빨리 돌아오는 게 낫지 않겠느냐"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고우석은 일단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 가는 쪽을 선택했고, 점보쉬림프에서 나름 성과를 내며 계속해서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을 꿈꾸고 있다. 고우석은 트리플A 6경기에 등판해 1승, 1홀드, 8이닝,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에서 통산 139세이브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고우석이 보여준 구위에는 아직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평균 구속이 149㎞로 형성되면,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공략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트리플A에서도 고우석의 피안타율은 0.300로 높은 편이긴 하다.
어쨌든 고우석은 미국 진출 이후 첫 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마이애미는 고우석에게 빅리그 로스터 한 자리를 허락할까. 고우석은 일단 묵묵히 마이너리그에서 콜업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