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그건 꼭 적어달라고..." 특별했던 KIA 김도영의 20-20 기념구, 무슨 글귀 적혔을까[광주…


한화 이글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 4회말 0-5로 뒤지고 있던 KIA 타이거즈 관계자들이 갑자기 바빠졌다. 선두 타자로 나선 김도영이 날린 홈런구를 찾기 위해서였다. 김도영은 1B1S에서 류현진이 뿌린 125㎞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배트를 휘둘러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으로 김도영은 역대 5번째 전반기 20(홈런)-20(도루) 달성자로 이름을 올렸다.
국내 출신 KIA 선수 중 마지막으로 20-20을 달성한 건 2003년 이종범 이후 김도영이 처음. 만 20세 8개월 21일에 20-20 고지에 오르면서 KBO리그 최연소 역대 2위(1위 LG 김재현, 18세 11개월 5일) 기록도 세웠다. 김도영 뿐만 아니라 KIA에게도 여러모로 의미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홈런을 친 투수가 다름아닌 지난해까지 빅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KBO리그 역대 최초로 개막 한 달 만에 10홈런-1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 이후 장염 증세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타격 부진을 겪으면서 페이스가 잠시 꺾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어이 전반기 내에 20-20클럽 달성에 성공하면서 '이종범의 재림'이라는 자신 이름 앞의 수식어에 걸맞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김도영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기록을 세울 수 있어 기쁘다"면서도 "이젠 지나간 것이기에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21년 만에 선배 이종범의 이름 뒤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것을 두고는 "너무 영광스럽고 기분 좋다. 약간 운명인 것 같다. 이종범 선배 다음에 김도영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게 너무 행복하고 영광스럽기만 하다"고 미소 지었다.
이종범도 해내지 못했던 전반기 20-20 달성. 이제 김도영의 목표는 이종범이 입단 5년차 만에 해냈던 30-30클럽 달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