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 다저스 무너뜨린 린도어, 한때는 그도 다저스 유니폼 입을 뻔 했다

2차전 다저스 무너뜨린 린도어, 한때는 그도 다저스 유니폼 입을 뻔 했다

김복남 0 27
뉴욕 메츠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지난 15일(한국시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LA 다저스 상대로 1회 선두타자 홈런을 때린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뉴욕 메츠의 슈퍼스타 프란시스코 린도어는 지난 15일(한국시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차전 1회초 첫 타석부터 홈런을 때렸다. LA다저스의 포스트시즌 33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이 린도어의 홈런 한 방으로 무너졌다. 린도어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메츠는 2회 마크 비엔토스의 만루홈런까지 더하며 다저스를 7-3으로 꺾고 시리즈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다저스에 뼈아픈 일격을 날린 린도어가 어쩌면 다저스 선수가 될 수도 있었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2차전 전날 디어슬레틱에 린도어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했던 2019년 겨울을 떠올리며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었다”고 말했다.

당시 린도어는 클리블랜드에서 FA 시즌을 2년 앞두고 있었다. 스몰마켓인 클리블랜드는 그를 잡을 여력이 부족했다. 프리드먼은 린도어 트레이드를 위해 클리블랜드 측과 꾸준히 대화했다. 그는 “약간의 접촉이 있었다. (트레이드 성사에) 근접한 상황이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린도어는 확실히 우리의 타깃 목록에 있었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클리블랜드와 접접을 찾지 못했다. 다저스는 대신 3각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의 슈퍼스타 무키 베츠를 영입했다. 바로 다음 시즌 베츠는 다저스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린도어는 다저스가 우승한 그해 겨울 트레이드로 메츠 유니폼을 입었고, 지금 NLCS에서 다저스를 상대 중이다.

2019년 당시 다저스의 유격수는 코리 시거였다. 다저스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다. 무리해서 린도어를 영입한다고 하더라도 쓰임새가 애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저스는 린도어 영입 시나리오를 꾸준히 생각했다. 시거를 3루로 옮기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았다. 린도어를 2루수로 기용하고, 기존 2루수 개빈 럭스를 이동시키는 것도 생각했다. 그만큼 린도어는 매력적인 타깃이었다.

린도어는 메츠로 팀을 옮긴 2021시즌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팬그래프 기준) 총합 23.6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린도어보다 WAR 총합이 높은 선수는 애런 저지와 후안 소토, 오타니 쇼헤이 등 3명에 불과하다고 디어슬레틱은 짚었다.

경기장 바깥에서도 린도어는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지난 5월30일 메츠는 다저스에 스윕을 당하며 승률 5할이 무너졌다. 불펜 투수 호르헤 로페즈는 관중석으로 글러브를 던져 퇴장당했고 바로 방출됐다. 자칫하면 팀 전체가 와해되고 나락으로 갈 수도 있었던 시점, 린도어는 바로 팀 전체 미팅을 소집했다. 모두에게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날 이후 시즌 종료까지 린도어는 OPS 0.975를 기록했고, 와일드카드 진출이 걸린 정규시즌 마지막날 더블헤더 1차전에서 애틀랜타를 상대로 2점 홈런을 때리며 팀을 가을 무대로 끌어올렸다. 린도어가 없었다면 메츠의 2024시즌은 훨씬 더 이르게 막을 내렸을 지 모른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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