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쓴맛’ 삼킨 KB손해보험, 고진감래 찾아올까 [V-리그 프리뷰⑮]

지난 시즌 ‘쓴맛’ 삼킨 KB손해보험, 고진감래 찾아올까 [V-리그 프리뷰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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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에게 2023-24시즌은 아픈 기억이다. 2022년 팀을 떠난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의 그림자를 여전히 지우지 못했고, 전반적인 리빌딩에 실패하면서 이렇다 할 에이스 없이 한 해를 보냈다. 게다가 팀의 기둥 황택의마저 국군체육부대 복무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과는 냉정했다. 창단 이래 처음 정규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 차례 쓴맛을 본 KB손해보험은 분골쇄신의 각오로 새 시즌을 준비했다. 스페인 출신의 미겔 리베라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고, 약점이었던 미들블로커 자리에 국가대표 출신 박상하와 차영석을 데려왔다. ‘검증된 외국인 선수’ 아포짓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와 재계약을 통해 공격에 안정감을 더했고, 아시아쿼터로는 아웃사이드 히터 맥스 스테이플즈(등록명 스테이플즈)를 지명해 왼쪽 날개에 힘을 실었다. 

호재도 겹쳤다. 대표팀 주전 세터 황택의와 토종 거포 나경복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아울러 리베로 정민수, 아웃사이드 히터 황경민 등 기존 자원 중에서도 좋은 카드가 많다. 2년 차 윤서진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KB손해보험, 단 한 시즌 만에 선수단 퀄리티가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이번 시즌 ‘다크호스’ 행보가 기대된다.

첫 해외 무대 도전 나서는 미겔 리베라 감독
1984년생의 젊은 지도자다. 프로팀 감독으로서는 드물게 비선수 출신이다. 대신 스포츠 과학 박사 학위 보유자로서 데이터 분석과 스포츠 과학에 남다른 일가견이 있다. 이러한 이력을 살려 2006년 전력 분석관으로 처음 배구판에 발을 들였고,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스페인 남자대표팀 수석코치를 지냈다. 지도력을 인정받아 2022년부터는 감독으로 승격돼 약 2년간 팀을 이끌면서 49위로 처져 있던 세계랭킹을 33위까지 끌어 올리기도 했다. 

이후 2024년 KB손해보험 지휘봉을 잡으면서 처음 해외 무대 도전장을 내밀었다. 리베라 감독의 가장 큰 전술적 특징은 끈끈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한 사이드 아웃 기회 창출이다. 이를 위해 비시즌 동안 개개인 리시브 능력 향상과 더불어 수비 이후 반격 과정 시스템을 확립하는 데 특히 힘을 실었다. 기복 없는 경기력도 강조하고 있다. 누가 코트에 들어가든 일정한 경기력이 나와야 한다는 게 그의 배구 철학이다.  



‘환상의 짝꿍’ 비예나-황택의, 2시즌 만에 재회하다
2022-23시즌 KB손해보험은 외국인 선수 니콜라 멜라냑(세르비아)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결국 대체 용병 카드를 꺼내 드는 수밖에 없었다. 시즌 중반, 직전 두 시즌 동안 대한항공에서 활약한 비예나를 소방수로 불렀다. 이때 팀의 주전 세터였던 황택의도 비슷한 시기 부상에서 돌아왔다. 급한 대로 실전에서 처음 맞춰보는 합이었지만 둘의 호흡은 완벽했다. 황택의의 안정적인 토스에 힘입은 비예나는 이 시즌 20경기 77세트에 나서 555득점(공격 성공률 54.72%)을 쏟아냈다. 이러한 활약에 당시 팀을 이끌던 후인정 감독은 “케이타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라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던 2023년 5월 황택의가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하면서 둘의 케미는 한동안 볼 수 없었는데, 시간이 흘러 어느덧 황택의의 전역 일자가 다가오면서 이번 시즌 오랜만에 비예나-황택의 조합이 다시 맞춰지게 됐다. V-리그에서만 5시즌째인 베테랑 용병 비예나와 대표팀 주전 세터로 올라선 황택의가 보여줄 찰떡 호흡이 기대된다.

SWOT 분석
Strength(강점)

제대로 손 본 중앙
-지난 시즌 약점으로 꼽힌 중앙
-대표팀 출신 박상하, 차영석 영입으로 중앙 보강




-아포짓에서 미들블로커로 전향한 한국민 적응도 순항 중

Weakness(약점)
비예나 공격 부담, 이번 시즌에는 줄어들까
-꾸준히 지적돼 온 비예나의 공격 부담 문제
-고른 볼 배분으로 다양한 공격 루트 개척해야
-새 얼굴 나경복, 박상하, 차영석 역할 중요


Opportunities(기회)
국방 의무 마치고 돌아오는 ‘천군만마’ 황택의-나경복
-토종 거포 나경복, 비예나와 원투펀치 이룬다
-대표팀 주전 세터 황택의가 중간에서 연결
-나경복 투입 시 높아질 팀 리시브 부담은 숙제


Threats(위협)
반전 이뤄내야 하는 스테이플즈
-컵대회서 아쉬움 남긴 OH 스테이플즈 활약
-2경기 7세트 동안 15득점, 리시브 효율 32.56% 기록
-같은 포지션의 윤서진, 황경민 상승세는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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